KIA 에이스 양현종이 부진과 불운 속에 힘겨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잘 던진 날에는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고, 경기 초반 점수를 대량으로 내주는 경우가 많아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있다. 여기에다 뜻하지 않은 부상까지 겹치면서 KIA 에이스의 가시밭길은 이어지고 있다. 양현종은 언제쯤 훌훌 털고 KIA 에이스의 면모를 발휘할 수 있을까.
 
양현종은 지난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와 호투했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을 입고 마운드에 내려왔다. 양현종은 이날 5회 롯데 선두타자 신본기의 타구에 왼 팔꿈치 윗부분을 그대로 맞아 더 이상 공을 던지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4이닝 동안 76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 3실점을 기록, 비교적 호투했던 양현종은 얘기치 않은 부상으로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KIA 측은 "왼쪽 이두박근 타박상이다. 다행히 뼈에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지만 양현종이 왼손 투수라는 점에서 이번 부상은 더욱더 뼈아프다. 

4전 4패, 부진과 불운 사이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프로야구 kt 위즈와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 1회 말 기아 선발투수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2019.3.29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프로야구 kt 위즈와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 1회 말 기아 선발투수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2019.3.29 ⓒ 연합뉴스

 
올 시즌 양현종은 18일 현재, 다섯 번 선발 등판했다. 4연패에 평균 자책점 6.92, 탈삼진 23개 양현종 답지 않게 순위 밖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양현종이 등판했던 5경기를 복기해보면 얼마나 부진과 불운 사이에서 몸부림 치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개막전 첫 경기는 산뜻하게 출발했다. 지난 3월 23일 LG와 개막전에서 양현종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이 받쳐주지 않은 바람에 KIA는 LG에 0-2로 패하고 양현종도 패전투수가 되었지만 6이닝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존재감을 충분히 발휘했다. 이날 양현종은 91개의 공을 던졌다.

하지만 두 번째 등판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양현종은 3월 29일 KT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와 6이닝 동안 6실점 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98개의 공을 던진 이날 경기에서 양현종은 홈런 1개, 안타 12개를 내주고 6실점, 4개의 삼진만 잡은 채 쓸쓸히 마운드를 떠났다. 평균자책점은 5.25로 급등했다.

4월 4일 삼성 원정 경기에 선발등판한 양현종은 이날 최대 굴욕을 맛봤다. 1회부터 난타 당한 양현종은 7실점, 9피안타, 홈런 1개를 내주며 2이닝만 소화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투구수는 49개. 양현종은 삼성 홈경기장인 '라이온즈 파크'(라팍)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 왔는데 이날 역시 징크스를 피하지 못했다.

2016년 개장한 라팍에서 양현종은 지금껏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2016년 2패, 2018년 2패에 이어 이날 1패를 추가함에 따라 라팍에서 5전 5패의 굴욕을 맛봤다. 평균자책점도 9.00으로 껑충 뛰며 양현종에게 순탄치 않은 2019 시즌임을 암시했다.

다행히 에이스의 면모를 회복한 것은 시즌 네 번째 등판이다. 지난 11일 NC와의 경기에서 양현종은 예전 구위를 상당히 회복하며 부활을 알렸다. 양현종은 이날 8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10피안타, 3실점에 삼진 7개를 솎아냈다.

1회 3점만 내준 것을 제외하면 2회부터 8회까지 삼진 7개를 잡는 가운데 사사구는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그동안 130km 중후반대 머물던 구속도 140km 후반으로 끌어올렸다. 양현종의 주무기인 체인지업도 구석구석 꽂히며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양현종은 비록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시즌 4패를 기록했지만 올 시즌 최고 기량을 발휘하며 부진에서 벗어난 듯 했다. 

상승세를 타던 양현종은 지난 17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부상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4이닝 동안 76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 3실점으로 호투한 양현종은 부상만 없었다면 첫 승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승리의 신은 양현종을 비켜가고 말았다.

9년 만에 4연패, 그래도 에이스다

올 시즌 5경기에 등판, 4연패를 기록한 양현종이 4연속 패배를 당한 것은 2010년 8월 14일 무등 롯데전부터 9월 2일 무등 롯데전까지 4연패 이후 처음이다. 첫 승이 비교적 늦은 것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올 시즌 4전 4패를 당한 후 김기태 KIA 감독은 양현종에 대해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다. 한경기 한경기에 연연하지 않고 승수에 대한 부담도 주지 않겠다는 메시지였다.

17일까지 20경기를 소화한 KIA는 현재 8위에 머무르고 있다. 공격력 7위, 수비 8위로 공수 모두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평균자책점이 20위 안에 드는 투수가 한명도 없을 정도로 마운드는 빈약하고 불펜도 부침이 심하다. 여기에 에이스마저 흔들리고 있다.
 
2017년 10월 26일 한국시리즈 두산과의 2차전에서 양현종은 두산을 상대로 완봉승을 거두며 팬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안겨줬다. 8회초 투구를 마친 뒤 두 팔을 올리며 팬들의 응원을 유도하기도 했다.

양현종이 살아야 KIA가 산다. 부진과 불운 사이에서 좀처럼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양현종이 갑작스런 부상을 발판삼아 예전 기량을 언제 회복할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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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K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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