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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숲으로 이뤄진 삭막한 대도시는 공동체의 온기가 식어가고, 젊은이가 떠난 농촌은 도시와의 문화 격차가 커져간다. 자연을 착취하는 농업생산 방식과 고령화 된 농촌을 변화시킬 대안으로 '사회적농업'이 논의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81번째 국정과제인 '사회적 농업'은 누구나 살고 싶은 복지 농·산·어촌을 만들기 위한 농업실천 방안이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고령화 지역인 강화에는 노인, 장애인, 농민 등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착한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 최초의 농촌형 사회적기업 '콩세알'이다.
 
 사회적기업? '콩세알' 대표 서정훈 목사.
 사회적기업 "콩세알"의 대표인 서정훈 목사.
ⓒ 콩세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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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들은 대대로 콩을 심을 때 땅 속의 벌레 몫, 새와 짐승 몫, 그리고 사람의 몫으로 '콩 세알'을 심었다. '콩 세알'은 모두가 자연의 주인이며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동반자임을 인식했던 조상들의 미덕을 뜻한다.

자연과 더불어 살았던 선조들의 지혜를 이어가고 있는 '콩세알'은 강화도 양사지역의 친환경작목회를 지원하고, 독거노인과 지역아동센터 식자재 무상지원, 지역 농산물 공동수매 공동작업과 도농교류 체험장을 운영하는 강화의 대표적인 사회적기업이다.

"원래는 공동체와 생태적인 삶을 지향했던 목회자였습니다. 1999년에 농사를 짓던 아버지께서 큰 병을 얻으셔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었죠.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본격적으로 농부가 되었습니다. 서울에 있을 때 생협 관련 일을 했던 터라, 생명을 살리는 농업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오리농법을 도입하며 친환경 농업을 시도했는데요. 

그러다가 노인복지센터, 청년회 등 강화에서 활동 하던 또래를 알게 되었죠. 이 친구들과 노동하며 여럿이 함께 사는 삶터를 가꾸기로 의기투합하여 2005년에 '일벗 생산공동체'를 만들게 됩니다. 친환경농업 농가들과 작목반을 구성하고, 공동작업 수매·판매를 진행하다가 2008년에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게 되었습니다."

 
 농촌형 사회적기업 '콩세알'의 두부 제조 과정.
 농촌형 사회적기업 "콩세알"의 두부 제조 과정.
ⓒ 콩세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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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세알' 대표 서정훈 목사는 누구라도 살고 싶은 농촌을 복원하고자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 지역의 친환경 농가 지원, 귀농인 교육 등 사회적 가치를 우선으로 한다. 뿐만 아니라 '콩세알'은 소비자의 니즈를 먼저 읽어내어 우수한 제품으로 보답하는 기업이다. 2006년에 국내 최초로 출시된 무첨가 두부는 대한민국 두부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처음부터 두부를 염두에 뒀던 것은 아니에요. 강화도에 도토리와 고구마가 많이 나니까, 이를 활용한 연 식품 가공을 고민했었죠. 애초에는 고구마묵, 도토리묵을 준비 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강화도 농민회에서 백령도 콩을 많이 들여온 거예요. 친환경 콩을 어떻게 해야 할까 궁리 하는걸 보면서, 두부로 소비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죠. 

묵과 두부는 공정이 비슷하거든요. 두부 만드는 기술도 없었는데 손수 공장을 짓고 맷돌과 가마솥 넣어서 두부공장을 시작했습니다. 시제품 생산까지 일년이 걸렸어요. 엄청나게 시행착오를 겪었죠. 친환경 농업의 중요성을 잘 알기에, 가급적이면 화학첨가물 없는 두부를 개발하고 싶었어요. 소포제 대신 스팀으로 거품을 녹였고, 수율(콩으로부터 얻는 두부 함량)을 풍부하기 위해 사용하는 유화제 대신 천연간수를 직접 제조했죠. 

식약처에서 정제한 천연간수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그렇게 고생 끝에 무첨가 두부에 성공했죠.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인천 푸른두레생협, 참좋은두레생협, 경기두레생협, 농도생협 등 인근 지역의 생협에서 적극 판매해주었습니다."

 
 농촌형 사회적기업 '콩세알'의 작업장 모습.
 농촌형 사회적기업 "콩세알"의 작업장 모습.
ⓒ 콩세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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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목사가 개발한 기술은 또 있다. 비전공자인 서 목사는 무쇠 가마 원리를 이용하여 콩물 끓이는 압력 가마와 전기제어 시스템도 고안해낸다.

"이만큼 오기까지 부침이 많았습니다. 사회적기업에 제공되던 인건비가 2011년에 종료 되면서 위기가 있었죠. 이를 대비하기 위해 일 년 간 매주 목요일마다 '우리가 다 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밤샘토론을 진행했거든요. 결국 팀을 분사시키고, 자립가능성 떨어지는 사업은 정리하는 과정을 겪게 되었습니다. 

콩세알 두부가 입소문을 타자, '한살림'과 연결되어 두부 가공 식품인 유부를 납품하게 되었죠. 그런데 '한살림'에서 요구하는 사양이 굉장히 까다로웠어요. 콩 불리기부터 자동 포장까지, 유부 라인을 정비하는데 일년이 소요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무첨가 유부'를 제조하게 되자 비로소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존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콩세알'에서 사용하는 콩은 연간 200톤. '콩세알' 제품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자 강화의 콩 생산자들도 안심하고 한 해 농사를 짓게 되었다. 강화 콩은 남쪽 지방에 비해 가격이 높지만, 단백질 함량과 질이 좋아 단단하고 고소한 두부 생산에 적격. 이에 '콩세알'은 강화지역 콩 농가와 직접 계약하여 전량 수매한다. 

"콩은 친환경 농업에 중요한 작물이에요. 뿌리를 깊게 내리는 벼와 달리, 토양을 비옥하게 하지요. 유기농 쌀을 생산하려면 4년에 한 번씩 토지를 쉬게 하거나, 콩과 벼를 번갈아 심어야 합니다. 농토가 자꾸 도시화 되고, 저렴한 농산물이 수입되면서 농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뒤로 밀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잖아요. 

농민과 자연환경을 수탈하는 농업에 대한 반성으로 유기농 친환경 농업이 대두 되었는데요, 제초제, 고독성 농약, 화학비료가 없어도 양질의 농산물 재배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콩세알'도 협력하고 싶습니다."

 
 농촌형 사회적기업 콩세알 건물.
 농촌형 사회적기업인 "콩세알"의 건물.
ⓒ 콩세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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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서 목사에게 앞으로 계획을 물었다.

"농업이 갖고 있는 가능성과 가치는 무궁무진합니다. 식물을 기르고 돌보는 행위는 온전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메마른 도시인의 심성까지 어루만지는 농업, 사회적농업을 고민하고 있는데요. 작물을 기르고, 수확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는 전 과정을 통해 인간답게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콩세알'은 올해부터 사회적농업 시범 사업자로 선정되었습니다. 농업을 통한 복지, 인간을 살리는 돌봄농업을 다양하게 실천하고 싶습니다. 노동하고, 쉬고, 나누고, 온전한 사람이 되는 치유농업을 꿈꾸고 있는데요. 

이러한 소망을 이루고자 공동으로 땅을 구입하여 공동체 마을을 짓고 있습니다. 강퍅한 도시의 일상에 몸과 마음이 지치셨다면, 언제라도 콩세알 마을로 놀러오세요. 따뜻한 공동체를 실천하는 ''일하는 벗'들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나눠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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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시 인터넷신문 'i-View'에도 실렸습니다. 이 글을 쓴 김세라 기자는 'I-View' 객원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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