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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4·3 희생자 가족 만난 서주석 국방차관 서주석 국방부 차관(오른쪽)이 제주4·3 제71주년을 맞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방문해 헌화한 후 희생자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국방부가 3일 오전 제주 4·3사건에 대해 71년 만에 처음으로 유감과 애도를 표명한 데 이어,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이날 오후 광화문 중앙광장에 마련된 4·3사건 희생자 추모공간을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했다(관련 기사 : 국방부, 제주4·3사건 첫 입장 표명... "깊은 유감과 애도").

서 차관은 방명록에 "아픈 역사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분들의 영전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이제는 과거의 아픔을 온전히 치유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를 기원합니다"란 글을 남겼다.

이보다 앞서, 이날 오전 국방부는 "제주4·3특별법의 정신을 존중하며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오늘 국방부의 제주 4.3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은 제주 4·3 사건을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정의한 '제주4.3사건 특별법' 정신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제까지 제주 4·3사건은 군과 경찰이 투입돼 무장봉기를 진압한 사건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참여정부 당시인 지난 2000년 4·3 특별법이 제정된 후 고 노무현 대통령이 공식 사과를 한 적은 있지만, 지금까지 국방부가 공식으로 입장표명을 한 적은 없었다.

경찰 총수가 민간 주도의 4·3사건 추념식 참석한 건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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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 희생자 유가족 만난 민갑룡 경찰청장 제주4·3 제71주년을 맞아 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370+1 봄이 왐수다" 추념식에 참석한 민갑룡 경찰청장이 유가족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군과 함께 양민학살에 책임이 있는 경찰도 이날 무고한 양민이 희생된 것에 대해 사죄의 뜻을 표명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치안총감)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주4·3범국민위원회 주최로 열린 '71주년 제주4·3항쟁 광화문 추념식'에 참석해 "4·3사건 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모든 분들의 영정에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민 청장은 방명록을 통해 "하루빨리 비극적 역사의 상처가 진실에 따라 치유되고 화해와 상생의 희망이 반성에 따라 돋아나기를 기원한다"며 "이를 위해 헌신하고 계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경찰도 이에 동참해 지난 역사를 더욱 깊이 성찰하면서 오로지 국민을 위한 민주·인권·민생 경찰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의 총수가 민간 주도의 4·3사건 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국방부와 경찰청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국가권력에 의해 양민이 대거 희생된 제주 4.3사건에 대해 군과 경찰이 도의적 책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향후 사건의 진상규명과 피해보상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제주 4.3평화재단은 '환영 논평'을 내고 "4.3에 대한 국방부와 경찰 차원의 첫 공식 유감표명과 사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또 "국방부의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유감 표명, 경찰총수의 4.3에 대한 사죄 입장을 밝힌 것은 4.3당시 수많은 제주도민 희생이 공권력의 잘못에 의해 벌어졌음을 공식 인정한 것으로 간주한다"며 "화해와 상생을 위한 진일보한 인식전환과 조치로 받아들이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단은 "국방부와 경찰은 4.3 당시 자료공개 등을 통해 진실을 밝히는 데 앞장서고, 이를 토대로 화해와 상생의 시대를 함께 열어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