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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푹 눌러쓴 정준영 성관계 동영상 불법촬영과 유포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 모자 푹 눌러쓴 정준영 성관계 동영상 불법촬영과 유포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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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승리에 이어 정준영이 연일 검색어 순위에 오르고 있다. 승리의 성접대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의 지인들로 구성된 메신저 대화방의 존재가 드러났고, 곧이어 정준영의 불법 촬영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SBS와 디스패치 등의 보도에 따르면, 정준영은 상대의 동의를 얻지 않고 동영상과 사진을 불법 촬영해 메신저 대화방을 통해 유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화방에선 불법 동영상·사진 공유뿐만 아니라 동료 여성에 대한 품평이나 여성을 성상품화한 대화도 이어졌다고 한다.

이와 함께 정준영이 2016년에도 불법촬영 의혹을 받았다는 사실이 재조명 되고 있다. '정준영이 2015년 말부터 10개월가량 불법촬영을 했으며, 피해를 입은 여성이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무혐의 처분된 2016년 사건 역시 다시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충격적이나 새롭지 않은 진실
 
사실, '불법촬영물 공유'는 그리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이번 사건도 논란의 주인공이 연예인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른바 '대학 단톡방 성희롱 사건'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공론화됐다. 대학만 입길에 오른 건 아니다. 2018년부터 시작된 스쿨미투(학내 성폭력 고발운동)를 통해 중·고등학교에서도 외모 품평을 비롯한 성희롱과 성폭력 등이 일상적으로 일어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올 3월 8일, 111주년 여성의 날을 맞아 노동당은 스쿨미투에 연대하는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노동당 당원들과 공동행동의 참여자들은 1990년부터 2018년까지 본인이 경험한 학교 내 성희롱 및 성폭력을 제보했다.
 
남학생은 허벅지 안쪽 살을, 여학생은 겨드랑이 안쪽 살을 꼬집으며 체벌했던 교사, 수업시간에 여성의 누드 사진을 감상한 교사, 습관처럼 여학생들의 등을 쓸어내린 교사, 학교에서 불법촬영을 했던 남학생과 그들에게 징계를 내리는 대신 여학생들에게 '조심하라'고 했던 교사 등 구체적인 고발이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어떤 교사들은 일상적으로 외모 품평과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고, '성폭력을 당하지 않으려면 잘 안 벗겨지는 바지를 입으라'는 등 성폭력의 책임을 여성에게 떠넘기는 문제적 발언을 내뱉었다.
 
스쿨미투 성폭력의 역사를 끝내자 기자회견에 함께 한 이들이 자신의 출신학교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연대의 의사를 밝히고 있다.
▲ 스쿨미투 성폭력의 역사를 끝내자 기자회견에 함께 한 이들이 자신의 출신학교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연대의 의사를 밝히고 있다.
ⓒ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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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가해자는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는다
 
이번 승리·정준영 사건에서 논란이 된 메신저 대화방에 함께 있던 사람들은 불법촬영물을 공유한 공범이다. 또한, '그 방에 있지 않았다'고 항변하지만 불법촬영 행위를 인지하고 있었을 지인들 역시 이 범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본다.

성폭력 가해자는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는다. 범죄 행위에 동조하거나 묵인하는 문화는 성폭력의 '유지'를 돕는다. 사람들은 성폭력을 가능케 하고 묵인하는 문화를 사회 속에서 학습한다. 그 중에서도 학교가 강력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스쿨미투가 증명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온 국민을 분노하게 했다.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단죄가 필요하다. 또,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반복되지 않도록 예방 조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지난 1년 동안 학내 성폭력에 대한 고발이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정부와 교육부는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국회 역시 스쿨미투와 관련한 법안 중 단 하나도 통과시키지 않았다. 스쿨미투 이후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일상적인 성범죄를 용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8일, 노동당은 청소년페미니즘모임 및 청년정치공동체 너머와 함께 스쿨미투에 연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스쿨미투에 대한 정부와 교육부의 책임 있는 대책을 요구했다. ▲학내 성폭력 전수조사 ▲예비교원 및 모든 교원을 대상으로 한 페미니즘 교육의 의무화 ▲사립학교법 개정 ▲스쿨미투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 등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전했다.
 
성평등을 일상에서부터 경험하게 하는 학교, 성폭력 가해자를 양산하지 않는 교육. 이것이 이루어져야 또 다른 가해자를 만나지 않을 수 있다. '모든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은 학교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검찰과 경찰이 승리, 정준영 등과 관련한 성범죄 의혹을 치밀하게 조사하는 동안, 정부와 교육부는 성평등한 학교 만들기를 시작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신지혜는 노동당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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