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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뱃일을 마치고 포구로 돌아오는 어선들.
 뱃일을 마치고 포구로 돌아오는 어선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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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는 번듯한 항구에선 볼 수 없는 소박함과 투박함이 있어 좋다. 작고 낡은 어선들이 오가서 그런지 수더분한 인간미가 느껴지는 곳이다. 고단한 뱃일을 마친 어선들이 밀물의 바다를 따라 포구를 향해 말없이 안기는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배들의 이름에는 선주들의 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이름의 의미를 다 모아 놓으면,
그것이 그대로 한 포구가 지닌 그리움의 실체가 되리라.
- 책 <곽재구의 포구 기행> 가운데
 
 갈매기들이 낮게 날아다니는 서해안 포구.
 갈매기들이 낮게 날아다니는 서해안 포구.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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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두 번 펼쳐지는 찰랑이는 바다와 질펀한 갯벌을 감상하며 걷다보면, 시간이 들물의 바다처럼 느릿느릿 흘러간다. 밀물과 썰물이 있는 서해 바닷가 포구는 풍경도 다채롭다. 고양이 목소리를 닮아 이름 붙은 괭이갈매기들을 바라보며, 따사로운 봄날 햇살 아래 산책하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예전 갈매기들은 포구 주변에 떨어진 생선을 먹으려고 날아왔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던져주는 과자 새우깡에 중독된 도시형 갈매기들이다. 포구 인근 가게들에선 새우깡을 아예 '갈매기밥'이라 써놓고 팔고 있다. 
 
 월곶포구에 자리한 수인선 월곶역.
 월곶포구에 자리한 수인선 월곶역.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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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래포구와 월곶포구를 걸어서 오갈 수 있는 옛 수인선 철로.
 소래포구와 월곶포구를 걸어서 오갈 수 있는 옛 수인선 철로.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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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역엔 전철을 타고 포구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 여러 군데 있다. 수인선 열차를 타고 만나는 오이도역·월곶역·소래포구역이다. 수인선은 1937년부터 1995년까지 수원-인천간 해안 주민들의 발이 되어 삶과 애환을 함께 실어 날랐던 협궤열차였다. 협궤열차란 철도의 궤간(철길의 레일 간격)이 무척 좁은 작은 기차를 말한다.

수인선 협궤열차는 2012년 여름 지금의 쾌적한 현대식 전철로 부활했다. 소래포구와 월곶포구 사이에 옛 수인선 열차가 지났던 철로가 남아있다. 현재는 보행로가 되어 두 포구 사이를 걸어서 오갈 수 있다. 전철역과 함께 아파트, 상가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도심 속 특별한 풍경이 있는 포구로 자리 잡고 있다. 
 
 포구 어시장.
 포구 어시장.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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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는 이름으로 불리는 물고기 삼식이.
 재밌는 이름으로 불리는 물고기 삼식이.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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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어시장과 선창가 노점이다. 포구 특유의 부산스러움, 짭조름한 바다 내음, 생선의 비릿함이 꾸밈없는 날것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수더분하지만 뭔가 사람을 끄는 포구만의 매력, 봄이라 그런지 더욱 특별하다.

포구 선창가와 어시장은 봄이 제철이라는 도다리와 주꾸미, 간재미 등으로 풍성하고 TV 먹방 출현을 홍보하는 횟집이 곳곳에 성업 중이다. 서해에서 나는 온갖 해산물들은 구경만 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대부분이 살아있는 생물이라 활기와 생기가 느껴져서지 싶다.
 
 전국의 해안에 출몰하는 부지런한 물고기 곰치 혹은 물메기.
 전국의 해안에 출몰하는 부지런한 물고기 곰치 혹은 물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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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 비행선 모양으로 기예를 펼치는 주꾸미.
 우주 비행선 모양으로 기예를 펼치는 주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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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바닷가 통영이나 동해안 주문진에서 보았던 물고기를 서해바다 포구에서 발견했다. 물메기 혹은 곰치로 불리는 물고기다. 전국의 해안에 나타나는 부지런한 녀석이다. 물메기국은 술꾼들의 속풀이국으로 유명하지만 꼭 술이 아니더라도 피곤한 심신을 풀어주는데 특효 음식이다. 물메기는 옛 선조들의 기록에도 자주 나온다.
 
우리나라 호남 부안현(扶安縣) 해중에 수점(水鮎:물메기)이 있는데, 살이 타락죽(찹쌀 우유죽) 같아 양로(養老)에 가장 좋다. -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 가운데

작고 귀여운 이름의 주꾸미처럼 어시장엔 특이한 이름이 붙은 물고기들이 많아 재밌다. 삼식이는 쏨뱅이목에 속한 삼세기라는 물고기로, 지역에 따라 꺽지·탱수·삼숙이라고 부른단다. 양 눈이 한쪽에 모여 있는 넙치류(도다리, 광어) 물고기도 웃음이 난다. 어느 주꾸미는 우주 비행선 모양으로 기예를 펼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오이도 선창가.
 오이도 선창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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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뱃사람들에게 찬밥 대접을 받았던 수컷 간재미(좌측상단).
 뱃사람들에게 찬밥 대접을 받았던 수컷 간재미(좌측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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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리과의 물고기 간재미도 흥미로운 어류다. 암컷에 비해 살맛이 덜한 수컷 간재미는 미식을 좇는 인간에겐 찬밥 신세다. 게다가 생식기가 2개인데다 가시까지 달려있어, 옛날 뱃사람들은 맛도 없는 게 조업에 방해만 된다며 바다에 던져 버리기 일쑤였단다.

간재미의 친척으로 전남 흑산도 목포 영산포에서 유명한 홍어가 있다. 홍어는 간재미와 달리 삭혀 먹는 물고기로 유명하다. 간재미는 상온에 두어도 발효가 거의 일어나지 않으며 오래 두면 상한다.
 
사실은 간재미의 진짜 이름이 '홍어'로, 우리가 알고 있는 홍어의 이름은 '참홍어'라고 한다. 간재미의 배는 희고 등은 갈색으로 많은 회백색 반점이 있어 참홍어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 KBS1 방송 <한국인의 밥상>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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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금속말을 타고 다니는 도시의 유목민. 매일이,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