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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튿날인 2월 2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백악관은 예정보다 일찍 종료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현 시점에서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EPA/AP	관련사진보기

지난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문 없이 실패로 끝나자 양측이 '네 탓'이라면서 진실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AP통신이 "북한 주장이 맞는 것 같다"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의 일부 구역만 폐기하는 대가로 모든 대북 제재의 해제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북한은 모든 영변 핵 시설을 폐기하고 제재도 민생과 관련한 부분만 일부 해제를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AP통신은 1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요구를 과장했다(overstated)"라면서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 측의 주장이 맞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회담 후 "우리가 요구한 것은 일부 해제, 구체적으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결의 11건 중 2016∼2017년 채택된 5건"이라며 "민수 경제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유엔 결의를 보면 북한이 지목한 제재는 금속, 원자재, 해산물, 석탄, 정제유 및 원유 수입품 등 사실상 모든 제재를 해제하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라고 맞섰다.

하지만 AP 통신은 "미국 정부 관계자도 북한이 요구한 것은 2016년 3월 이후 유엔 안보리가 부과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고 인정했다(acknowledged)"라며 "이는 10년 또는 그 이상 지난 모든 대북 제재를 포함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엔 안보리는 북한에 10여 차례에 걸쳐 제재를 가했다"라며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재를 받는 나라 중 하나"라고 전했다.

"북한, 군수 관련 제제 해제는 요구 안 해"

그러면서 AP 통신은 "북한은 군수 관련 제재 해제를 요구하지 않았고, 이런 제재는 북한이 1차 핵실험을 실시한 2006년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이는 북한으로서 중요한 차이(key difference)"라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은 핵무기를 자기방어의 수단이라고 주장하지만 최소한 핵·미사일과 직접 관련 있는 제재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은 군수 외 제재는 사악하다고 여겨 협상의 대상으로 내세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북한의 요구한 제재 해제 내용이 확실히 강력한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모든 제재를 해제하라고 요구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두 정상은 이번 회담이 상호 존중과 신뢰를 쌓고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였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관계의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