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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중심인 종로는 수많은 예술인들이 600여 년 동안 문화의 역사를 일궈온 유서 깊은 도시입니다. '종로의 기록, 우리동네 예술가'는 종로에서 나고 자라며 예술을 펼쳐왔거나, 종로를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이 시대의 예술인들을 인터뷰합니다.[편집자말]
 
 제36회 서울연극제의 대상과 희곡상을 포함해 6관왕을 석권한 <청춘, 간다>
 제36회 서울연극제의 대상과 희곡상을 포함해 6관왕을 석권한 <청춘, 간다>
ⓒ 극단명작옥수수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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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연출가 최원종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늦깎이 연출, 그래도 연극의 꿈을 향해 나아가다

2015년에는 작·연출로 참여한 <청춘, 간다>가 제36회 서울연극제의 대상을 포함해 희곡상, 무대미술상, 연기상, 신인연기상까지 6관왕을 거머쥐면서 관객을 넘어 평단의 인정을 받기도 했다.

"그 전에도 상을 받은 적은 있었지만, 어찌 보면 잊히고 마는 상들이었는데 연극제에서 받은 상은 어찌 보면 공식적으로 제가 인정받은 상이었던 것 같아요. 첫 아이 탄생을 앞두고 사실 연극을 계속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거든요. 그때 어르신들이 '아이는 자기가 살아나갈 복을 갖고 태어난다'고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그 해 딸이 태어났는데, 그 상이야말로 딸이 가져다준 복이 아닐까 싶어요."

33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연출을 시작한 만큼 그에게는 언제나 '연출가' 보다 '작가'라는 꼬리표가 먼저 따라붙었다. 그러나 모든 것을 걸고 했던 도전이 그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그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저는 작·연출을 동시에 하면서 작가로서 인정받은 케이스거든요. 작가로서만 활동할 때에는 몇몇 연출가만 저를 인정했을 뿐이지, 관객으로부터는 인정을 받지 못했어요. 그런데 작가라는 꿈을 포기하고, 연출가라는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다보니 어느덧 두 가지 모두를 인정받게 됐던 것 같아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연극 <세기의 사나이>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연극 <세기의 사나이>
ⓒ 극단명작옥수수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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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세기의 사나이>는 자신의 직접 쓴 작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에게는 더욱 큰 도전이기도 했다.

"제가 작·연출을 다 하다 보니 늘 저만의 스타일대로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어떤 하나의 스타일이 정착된 거예요. 그 스타일이 때론 빛을 발하기도 하지만, 그 스타일 때문에 오히려 작품이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 같아요.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할까요? 주변에서 네가 쓰던 작품과 전혀 다른 색깔의 작품을 연출해보지 않겠냐는 제안들을 많이 해주셨는데 그러다가 이 작품을 만나게 된 겁니다. 새로운 연출 방식을 시도해보고, 다양한 배우들과 만나면서 제가 한층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연출가로서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된 작품 <세기의 사나이>
 연출가로서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된 작품 <세기의 사나이>
ⓒ 극단 명작옥수수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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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로서의 변신은 내성적이고 말수 없기로 유명했던 그의 성격이 극적으로 변하게 된 근본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제 작가 동료들은 제 목소리를 하루 종일 못 들을 때도 많았어요. 그렇게 쭉 과묵하게 살아왔는데 연출가가 말을 하지 않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속에 빠지더라고요. 용기를 내서 한 두 마디씩 하게 됐는데 연출가의 이야기는 스태프도 잘 들어주고, 배우들도 진지하게 귀 기울여 주더라고요. 가장 힘든 부분은 말을 많이 하되, 그 말에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말을 더 신중하게 하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수용하는 어법을 견지하게 된 것 같아요. 연습 과정 속에서 배우들과 스태프 간의 신뢰가 생길 수 있는 단계로 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연출가로서의 역할을 더욱 편하게 수용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부부가 함께 걷는 예술의 길

최 연출은 딸의 출생 이후, 육아를 전담하며 극작가로서의 경력에 단절이 생긴 아내가 다시 일할 수 있도록 육아를 맡았고, 아내가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아내는 쭉 작가로서만 활동해오다보니 혼자서 글 쓰는 시간이 길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연출가의 일을 권유했어요. 그리고 제가 1년 반 가량 육아를 전담하게 되었는데 그 시간이 저에게는 나쁘지 않았어요. 제게는 세계관을 넓히게 해준 시기였던 것 같아요. 육아 교육도 받으러 가고, 거기서 만난 아빠들과 소통하기도 했고, 아이들을 맡기러 부모님을 찾아뵈면서 그동안 소원했던 부모님과 더 가까워지기도 했고요."
 
 어떻게 하면 더 연극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는 최원종 작연출
 어떻게 하면 더 연극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는 최원종 작연출
ⓒ 극단명작옥수수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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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장래를 더욱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면서 어머니를 찾아가 다른 길을 선택해야겠다고 선언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의 말씀은 결국 그는 연극, 그리고 대학로를 떠날 수 없음을 분명하게 깨우쳐주는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다.

"네가 원해서 다른 길을 가려고 하니, 아니면 딸 때문이니? 내가 생각하기에는 네가 돈을 벌기 위해 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와 고통, 우울함이 결코 딸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야. 오히려 연극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해나가는 밝은 너의 모습이 딸의 인생에 더 좋을 거야!"하신 그 말씀을 듣고, "딸의 인생을 위해서는 연극을 계속 해야겠구나 생각했죠. 그때 비로소 돈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게 됐던 것 같아요. 연극을 열심히 하는 저의 모습 속에서 딸아이가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면, 연극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됐죠."

아내와 육아를 함께 하면서 어떻게 하면, 연극을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는 그는 공동작업을 통해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지난 해 열린 '제1회 종로문화다양성연극제'에 참여한 연극 <외톨이들>에서도 그가 직접 작품을 쓰고, 연출은 아내인 이시원 작가가 맡아 탄탄한 호흡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2019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에 선정되어 다양한 지역의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2019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 선정작 <외톨이들>
 ‘2019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 선정작 <외톨이들>
ⓒ 극단명작옥수수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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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에서 태어나 45년간을 살아온 그는 앞으로도 포근한 감동과 훈훈한 웃음으로 가득한 공연을 선보이며 그에게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어준 대학로를 떠나지 않을 생각이다. "보고나면 따뜻하게 위로받는 그런 공연을 관객들에게 많이 선보이고 싶다는 게 앞으로의 목표예요. 그리고 <헤비메탈 걸스>를 다시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 같아서 준비 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딸과 친구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착한 아동극을 만들어서 선보여 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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