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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과 빈곤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실험되고 있는 기본소득이 주목할 만합니다. 한편에서 기후변화는 인류의 운명을 가를 절체절명의 문제이나 사람들의 관심은 매우 적습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적극적인 기후행동이 필요합니다.

기본소득을 지급하면서 동시에 기후행동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으로 '녹색참여소득'을 제안합니다. 생태적 이동, 에너지 절약, 친환경 제품 사용 등을 조건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녹색참여소득의 개념, 기본소득과의 차이, 기대효과 등에 대해 연재합니다. - 기자 말

 
 '녹색'과 '자동차'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녹색"과 "자동차"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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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참여소득은 자동차의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입니다.

"민족대명절인 설 연휴가 시작된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일대 도로가 고향을 가기 위해 도심을 빠져나간 차량들로 인해 텅 비어 있다."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 이런 기사 많이 보셨을 겁니다. 명절에 서울에 남아 있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다 공감할 만한 이야기죠. 언론에는 명절 때마다 '설 연휴 텅빈 서울' 같은 기사가 항상 올라옵니다.

이런 종류의 기사도 가끔 실립니다.

"2015년 설 전날 자동차 66만3000대(서울·동서울·서서울영업소 합산)가 서울을 빠져나가고, 43만1000대가 들어와 23만2000대가 순감했다. 2016년에도 드나드는 것을 감안하면 18만8000대가 서울에서 지방으로 향했다. 서울 자동차 등록대수(약 300만대)의 약 7%에 해당한다."

위 기사를 보시면 2015년에는 설 전날까지 자동차가 23만 대가량 줄어들었습니다. 2016년도에는 20만 대가 좀 안 됐죠. 그러니까 서울시내 등록 차량 중 20만 대만 운행을 하지 않아도 서울 시내는 명절 때처럼 한산해지는 겁니다.
  
'텅빈 서울'은 가능하다

서울시내 자동차는 2016년 기준으로 약 310만 대가 있습니다(서울시, '서울시 자동차 등록현황(연료별) 통계', 서울열린데이터 광장, 2016). 승용차, 승합차, 화물차 등을 모두 합한 숫자입니다. 이중 승용차가 265만 대가 넘습니다. 10명 중 7.5명이 자가용 승용차를 '출퇴근용'으로 사용합니다(한국교통연구원, '2013년 국가교통조사 및 DB구축사업, 자동차 이용 실태조사', 2013, 67쪽).

만약 어떤 정책이 자가용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상당수를 걷기나 자전거 타기, 대중교통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녹색참여소득은 바로 이를 염두에 둔 구상입니다.

한국교통연구원에서 연구를 진행한 게 있습니다. 교통 바우처를 지급하거나, 회사에서 출퇴근 비용을 100% 환급하게 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교통요금을 지원할 경우, 원래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했던 사람들 중 어느 정도가 대중교통으로 옮겨갈 것인가 하는 내용입니다(안근원 등, '이용자 중심의 대중교통 재정지원 정책 효과 분석 및 정책화 방안',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총서 2014-25, 2014, 152-171쪽).

'바우처'는 특정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급하는 일종의 상품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조사에서 특히 교통 바우처를 지급할 경우, 인천은 승용차 이용자의 27.7%가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서울 경기는 16~17% 정도가 그렇게 답했습니다.

어떤 경우든 지원금은 최대 7만 원이 조금 안 됩니다. 이 정도 지원만 있어도 승용차 이용 비율이 상당한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서울시민 30%가 호응한다면 
 
고향 앞으로 추석 연휴 첫날인 22일 오전 8시40분께 경부고속도로 궁내동 서울요금소 부산방향(왼쪽)의 차량 흐름이 아직은 수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8.9.22
▲ 고향 앞으로 2018년 9월 22일, 경부고속도로 궁내동 서울요금소 부산방향(왼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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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참여소득은 이보다 효과가 훨씬 클 것입니다. 매달 1인 당 수십만 원의 녹색참여소득이 지급된다면 자가용 이용자 중 상당수가 대중교통이나 걷기·자전거 타기에 나설 것입니다.

서울시민 중 30%만 녹색참여소득에 호응한다고 해도 효과는 엄청납니다. 서울시에서 중학생 이상 시민 중 자가용을 이용해서 통학하거나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2015년 기준으로 남자가 87만 명, 여자가 31만 명입니다. 총 118만 명이 자동차를 이용합니다.

이 가운데, 20%만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하면 약 24만 명이 대중교통이나 걷기, 자전거 타기로 이동할 것입니다. '설 명절'의 한산했던 서울이 평소에도 가능해집니다. 30%인 40만 명이 자가용 승용차 이용을 포기하면 교통체증이란 말은 사라질 것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기만 해라'는 얘기는 서울의 교통사정에도 해당하는 데 이제 일상이 그렇게 될 것입니다. 서울뿐 아니라 부산·인천·광주·대구·울산 등 대도시들의 교통 상황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덕분에 공기도 깨끗해지고, 미세먼지도 좀 줄 것입니다. 차가 막혀서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비용, 이런 걸 교통혼잡비용이라고 하는데요. 이것도 줄일 수 있겠죠.

30조원이 넘는 돈이 길바닥에 뿌려지고 있다

교통혼잡비용에 대해서만 조금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교통혼잡비용이란 말 그대로 차가 막혀서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비용을 말합니다. 차가 막히면 시간 손해 보죠, 연료비 등 차량 운행비용도 결과적으로 더 들어갑니다.

우리나라 전체의 교통혼잡비용은 30조 원이 넘습니다. 매년 계속 해서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어마어마한 액수를 길 위에다 그냥 버리고 있는 것입니다.

엄청난 비용 낭비의 요인은 당연히 자동차의 증가입니다. 1997년에 1000만 대를 넘었던 자동차가 지금은 2000만 대를 훌쩍 초과했습니다. 20년 만에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자가용 승용차의 증가세가 확연합니다.

두 가지 길

이런 상황에서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자동차를 늘리고, 도로도 늘리는 방안입니다. 자동차가 증가하고, 이에 맞춰 도로를 늘리면, 늘어난 도로에 맞춰 또다시 자동차가 늘어날 것입니다. 지금까지 도로는 자동차의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해 왔으니, 합리적 예측입니다.

또 다른 방안은 자동차를 줄이는 것입니다. 자동차를 줄여 도로 증가의 필요성을 없애는 길은 보통의 상식과는 다릅니다. 그러나, 만약 가능하기만 하다면 교통혼잡비용뿐만 아니라 대기오염, 미세먼지, 시민의 건강, 불필요한 도로 건설 비용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녹색참여소득의 가능성이 진지하게 검토돼야 합니다.
 
 걷거나 자전거를 탄다. 이것은 결코 불편한 선택이 아니다.
 걷거나 자전거를 탄다. 이것은 결코 불편한 선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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