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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강동구청에서 열린 강동노동인권센터 창립대회에 참석한 성원들이 “노동자가 행복한 우리 마을 만들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강동노동인권센터 창립대회 기념촬영 장면 20일 강동구청에서 열린 강동노동인권센터 창립대회에 참석한 성원들이 “노동자가 행복한 우리 마을 만들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위정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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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강동노동인권센터(대표 최형숙 강동연대회의 공동운영위원장 겸 강동구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 공동추진위원장)가 강동구청 대강당에서 창립대회 및 창립기념 송경동 시인 초청 강연회를 열었다. 지난 2018년 8월 18일 창립총회 개최 후 6개월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강동구 노동자들의 배움터·쉼터·놀이터·노동인권 지킴이'로 역할하게 된 것.

이날 창립대회 축사에 나선 안순호 416연대 공동대표는 "저도 강동주민이고 알바 하는 두 아이의 엄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알게 된 최형숙 선생님으로부터 청소년 노동인권 강사교육 제안을 여러 차례 받았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해 늘 빚진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 대표는 "그간 선생님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청소년들의 권리신장을 위해 열정적으로 활동해온 소식은 접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센터까지 만들어 내시니 내 일처럼 기쁘고 알바 하는 또 노동자가 될 아이들을 둔 엄마로서 든든하다"는 소감을 내놨다.

또 "강동의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당당하게 일할 권리를 알고 부당함에 맞서 당당히 목소리를 내수 있도록 왕성한 활동 펼치시길 기대하고 응원하겠다"며 "저 또한 세월호 참사 진상이 낱낱이 규명되고 책임자들이 제대로 처벌받게 해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하는 안전한 사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 번 강동노동인권센터 창립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이상석 강동구노동권익센터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 강동구도 이정훈 구청장 공약1호인 노동권익센터가 신설됐다. 노동권익센터는 노동인권 사각지대에서 자기의 권익을 스스로 지킬 수 없거나 지키기 어려운 아르바이트·판매원·파트타임 종사자·대리기사·영세 소상공인 등 정규직과 비정규직 구분하는 것조차 부러워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입가에 미소를 지어드리고자 출범했다"고 설명했다.

이상석 강동구노동권익센터장은 "특히 이 분들은 대부분 조직화 되지 않았거나, 조직화되기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에 고용주로부터 불법 부당한 대우를 받을 경우 적절한 대처방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공식적으로 출범한 강동노동인권센터와 강동구노동권익센터가 서로 긴밀히 협력하여 노동의 사각지대에서 고통 받는 노동자가 없도록 꾸준히 노력함으로써 노동자의 권익을 지켜가는 민관협력 거버넌스의 모범적 사례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8월 18일 창립총회 이후 이날 창립대회를 열기까지 수차례에 걸친 운영위 및 집행위 회의와 강동구청장 면담을 진행하고 강동구 관내 노동 현장 탐방을 진행해온 최형숙 대표는 "오늘 창립대회를 준비하며 참 많은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을 떠올렸다"며 말문을 열었다.

최 대표는 "그 많은 얼굴들 중에서 두 노동자의 얼굴은 잊을 수가 없다. 이 길을 걸어올 수 있도록 심장을 울리고 나침반이 된 전태일 열사가 그 한 분이고, 얼마 전 너무 아프게 먼저 떠나보내야 했던 김용균 노동자가 그 한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강동구 어느 학교에서 청소년노동인권교육을 하면서 49년 전 전태일 열사가 오늘 우리 청소년들 앞에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걸 느끼며 가슴이 뭉클했는데, 아직도 고 김용균님 같은 젊은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을 보며 전태일 열사는 얼마나 고통스러울 지 생각하니 참 부끄럽고 참담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왜 그토록 노동자가 행복한 세상이 되기 힘든 지를 생각했다. 세상이 노동자편에 서지 않고 자본과 기득권의 편에 서 있기 때문이고 노동자 편을 많이 만들어야 세상이 바뀌는데 아직 부족한 때문"이라고 짚었다.

최 대표는 "무엇부터 해야 하는 지 자문했다. 나 자신부터 노동자로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자신의 권리를 찾아주지 않는다.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노동인권을 지키고 자신의 삶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어야 마을이 변하고 세상이 변한다는 단순하지만 확고한 진리는 내가 그리고 우리가 확고히 쥐고 가야 할 원칙이자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언제나 길을 열어가는 사람들은 자신의 길이 '옳다'는 신념과 '좋다'라는 낙관, '된다'라는 확신을 가지면 승리할 수 있다. 강동구에서 '노동자가 행복한 우리 동네를 만들기'를 위한 첫걸음은 49년 전 전태일 열사도,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님과 함께 걷는 길이라 믿고 힘차게 걸어가겠다. 항상 그 길에 함께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강동노동인권센터 허권 조직부장은 "우리 마을 노동자들의 배움터로써 강동노동자마을학교 '소금꽃' 및 노동역사탐방·민주시민교육·마을노동자 눈높이 노동 상담·교실로 찾아가는 청소년노동인권교육 운영, 쉼터·놀이터로써 마을노동자 힐링 캠프 및 노동자밥상·소모임, 노동인권 지킴이 등의 역할을 하겠다"는 사업계획과 창립선언문(아래 전문 참조)을 발표했다.

강동노동인권센터 창립선언 전문

강동노동인권센터 출범에 임하여

얼마 전 우리는 또 다시 비정규직노동자 고 김용균님을 너무 아프게 떠나보냈습니다. 20대 젊은 청년이 살아야 할 우리 사회 노동현실은 아직도 너무 비참하고 참담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아프고 고통스런 시간이었습니다.

노동이 존중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고자 지금까지 수많은 노동자들이 노동의 권리를 찾기 위해 싸워왔고 지금 이 순간도 싸우고 있습니다. 노동이 존중되고, 노동자가 행복한 세상은 반드시 올 것입니다. 꼭 와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까지 힘들게 일하며 싸우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간절한 염원이기에 반드시 이루어야 합니다.

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또한 노동자이기도 합니다. 마을주민이자, 노동자로서 자신의 권리를 인식하고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때, 마을은 더욱 건강하고 행복해집니다.

열사람이 함께 염원하고 실천하면 길이 만들어집니다. 마을에 사는 열사람의 노동자들이 '노동자가 행복한 마을'을 염원하고 실천한다면 마을이 변하고 세상이 변하여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이 반드시 올 것이라 믿기에 오늘 뜻을 함께 한 모든 분들과 소박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강동노동인권센터는 고단한 우리 마을 노동자들의 배움터·쉼터·놀이터 되어 우리 마을 노동자들의 노동인권 지킴이로 발 돋음 하고자 합니다.

땀 흘려 일하는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우리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마을 노동자들 편에서 힘들 때나, 기쁠 때나 함께 길을 걸으며 정진하겠습니다. '노동자가 행복한 우리 마을'을 함께 만들고 굳건히 다지겠습니다.

2019년 2월 20일 강동노동인권센터 창립대회

 

태그:#강동노동인권센터, #노동자가 행복한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 #위험과 죽음의 외주화 철폐하라, #자본의 세계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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