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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무상교육의 윤곽이 나왔다. 지난 주부터 일부 내용이 언급되었고, 19일에는 교육부 주최 토론회도 열렸다.

"국제적 관점에서 매우 예외적인 공교육 체제"  
 
 정부가 2019학년도 2학기부터 고교3학년부터 무상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 한 고등학교의 수업 모습.
 정부가 2019학년도 2학기부터 고교3학년부터 무상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 한 고등학교의 수업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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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OECD 36개 회원국 중 유일하게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교육개발원은 2013년 <고교 무상교육 실행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국제적 관점에서 매우 예외적인 공교육 체제로 비춰진다"고 지적했다.

무상교육은 안 하지만, 학비를 부담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장학금 지원 형태로 혜택을 받아 수업료를 안 낸다. 일반고 학생 중에서 저소득층은 학비 지원으로, 공무원 자녀는 학비보조수당으로, 대기업이나 공기업 등은 사내복지 차원으로 비슷한 혜택을 받고 있다. 중소기업, 자영업자, 소상공인 가정만 학비를 부담하는 셈이다. 불평등한 사각지대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도 고교 무상교육을 추진했고, 문재인 정부도 이를 국정과제로 두었다. 당초에는 집권 중반기인 내년 2020년부터 시작하려고 했으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이를 한 해 앞당겼다.
 
고교 무상교육, 올해 2학기부터 고3 대상으로 시작


정부가 모색하는 그림은 올해 2학기부터 시작이다. 올해는 3학년, 내년은 2~3학년, 내후년 2021년에는 전학년 완성이다. 3학년부터 단계적 확대 방안은 장점이 있다. 과도기에 학생은 한 번 이상 무상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학년부터 시작하면 2~3학년이 무상교육을 접하지 못하고 졸업하는데, 3학년부터 출발하면 그럴 일은 없다.

지원항목은 초등학교 및 중학교과 동일하다. 수업료 및 입학금,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대금 등 세 가지다. 고등학교 학비는 지역마다 달라 단순화하기 어렵지만, 학생 1인당 년 평균 150~160만원 정도다. 2명의 고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다면 년 300여만원 정도 가계에 보탬이 된다.

고교 무상교육을 하기 위한 소요액은 2조원이다. 저소득층 학비 지원 같은 기존 지원을 제외하면 1.5조~1.6조가 더 소요된다. 얼마전 기재부가 역대 최대 규모로 초과세수를 기록했는데, 그 돈 25.4조이면 15년 동안 고교 무상교육을 할 수 있다.

박근혜 방식의 문제점 
 
예타면제 대상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을 발표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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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재원이다. 한 해 최대 2조원이 필요한데,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교육부와 기재부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데, 순탄한 것 같지는 않다.

교육부는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사업이니 그만큼 재원을 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의 교부율을 상향하여 안정성과 지속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취지다.

기재부는 생각이 조금 다른 듯 하다. 지난해 12월 4일의 인사청문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 질의에 "학생수가 많이 줄어들어서 교육교부금의 재원이 커버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여력 있으니, 추가 재원 없이 현재의 교부금만으로 가능하는 뜻이다.

이 방식, 어딘지 익숙하다. 박근혜 정부의 누리과정 시행과정에서 이미 한 번 겪었던 일이다.  교부금이 한 해 3조원 여력 있으니 추가 재원 없어도 된다고 했다가 극심한 반발과 사회적 갈등을 빚었던 그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부족한 누리과정 예산을 정부가 시도교육청에 떠넘기면서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보육대란 위기까지 이어졌던 것을 기재부가 또다시 들고 나온 셈이다.

김대중·노무현 방식은 어떤가

우리나라 무상교육 발달의 역사를 보면, 누리과정은 나쁜 사례다. 만 3~5세 무상교육을 하면서 '추가 재원을 주지도 않으면서 지금 있는 돈으로 하라'는 박근혜 방식은 갈등만 초래했다.

반면 그 직전의 중학교는 좋은 사례다. 도시로 중학교 무상의무교육을 확대하여 완성할 때에는 정부가 추가 재원을 마련했다. 당시 존재했던 '증액교부금' 제도에 국고를 담아 지원했다. 2002년 2678억원, 2003년 5450억원, 2004년 8342억원 등 3년간 총 1조 6000억원을 투입했다. 뒤이어 2005년부터는 교부율에 0.84%p를 반영하여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했다.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완성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2002~2004년에 중학교 무상의무교육을 완성할 때 추가 재원을 투입했고, 2005년부터는 교부율에 반영했다.
▲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완성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2002~2004년에 중학교 무상의무교육을 완성할 때 추가 재원을 투입했고, 2005년부터는 교부율에 반영했다.
ⓒ 송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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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2002~2004년에는 시끄럽지 않았다. 누리과정과 달리, 교육청과 중앙정부의 충돌이나 사회적 논란은 없었다. 좋은 제도가 순조롭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고교 무상교육에도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방식을 적용하는 게 필요하다. 그러지 않고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방식으로 했다가는 고교 무상교육이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재정당국 때문에 현장의 반발이 재연되고, 의미있는 제도가 쓸데 없는 논란에 휘말린다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정의당 정책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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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교육기관에서 잠깐잠깐 일했고 지금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있다. 꼰대 되지 않으려 애쓴다는데,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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