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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라고 들어보셨나요 ? 2018년 중국발 쓰레기 대란 이후 들어보셨을 법도 한데, 웨이스트는 영어로 '쓰레기'를 뜻하니까 '제로 웨이스트'는 쓰레기가 없다는 뜻이겠지요. 다시 말하면 자원이 생산되면서 폐기되기까지 전체 라이프 스타일을 재디자인함으로써 모든 생산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생활 철학 혹은 생활 전략을 말합니다.

제로 웨이스트 국제연합(http://zwia.org)에서 정한 바에 의하면, 제로 웨이스트란 모든 생산품, 포장 및 자재를 책임있게 생산, 소비, 재사용, 회수함으로써 환경과 인류의 건강을 해치는 쓰레기 소각 및 땅, 물, 공기에 쓰레기 버리는 것을 없애고 모든 천연자원을 보존하는 것을 말합니다. 제로 웨이스트는 쓰레기 재활용도 아니고, 쓰레기 줄이기도 아니고, 쓰레기 자체를 만들 일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생산 및 소비 사이클을 추구하는 거예요. 프랑스에서는 'zéro déchet (제로 데쉐)'라고 하고, 우리말로는 '쓰레기 제로'라고 해도 되는데, 한국에서는 '제로 웨이스트'라는 표현이 많이 쓰이네요. 저는 이 글에서 '쓰레기 제로'라는 표현을 쓰겠습니다.

프랑스 국민들은 전반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인데, 그중에 쓰레기 제로를 철저하게 실천하는 프랑스 가정이 있어서 방문했습니다. 이들은 장을 볼 때, 미리 준비한  천 주머니나 용기에 물건을 담아오고, 플라스틱 봉투에 싸여진 물건은 거의 사지 않습니다.

미카엘-산드라 부부 그리고 산드라의 여동생 폴린과의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쓰레기 제로' 실천하며 사는 방법
 
왼쪽부터 강아지 바리, 미카엘, 아내 산드라, 아들 라파엘, 처제 폴린. 산드라가 들고 있는 책은 재미 프랑스 사람인 베아 존슨이 쓴 '쓰레기 제로'이고, 폴린이 들고 있는 책은 '쓰레기 제로 가족'이다.
▲ 미카엘의 가족 사진 왼쪽부터 강아지 바리, 미카엘, 아내 산드라, 아들 라파엘, 처제 폴린. 산드라가 들고 있는 책은 재미 프랑스 사람인 베아 존슨이 쓴 "쓰레기 제로"이고, 폴린이 들고 있는 책은 "쓰레기 제로 가족"이다.
ⓒ 정운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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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 쓰레기 제로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뭐였나요?
산드라 : 책에서 시작했어요. 2015년에 <쓰레기 제로 가족>이란 책을 봤고, 2017년에 베아 존슨의 <쓰레기 제로>를 읽었어요. 쓰레기 제로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 지 보여주는 아주 좋은 책들이에요. (참고로 베아 존슨은 미국에 거주하는 프랑스인이다.)
필자 : 준비해간 용기에 물건을 담아달라고 하면 장 볼 때 쉽지 않으셨을 텐데요?
미카엘 : 처음엔 정말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점점 나아졌어요.
필자 : 반응이 어떻던가요?
산드라 : 저희도 처음에는 좀 걱정을 했는데, 예상 외로 저희의 요구를 거절하는 상인은 한 명도 없었어요.
필자 : 장은 시장에서 보시나요? 아니면 슈퍼마켓?
산드라 : 소규모 유기농 가게나 동네 정육점같은 데서 장을 봐요. 저희가 갖고간 용기에 물건을 담아달라고 감히 청할 수도 있고, 잘 들어줘요. 크리스마스 때 케이크도 그렇게 샀어요. 저희가 통을 들고 가서 베이커리에서 케이크만 담아왔어요.
미카엘 : 대형 마트 대신 소규모 상점에서 장을 보면 걸어가니까 차를 안 쓰고, 그리고 소규모 상점에서는 점원들과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요. 그러면서 준비해간 용기에 물건만 담아달라고 청하는 것도 자연스럽죠.
 
포장없는 식료품을 담을 때 빈 병에 담거나 이렇게 천으로 된 봉투에 담아온다. 산드라가 손수 만들었다.
▲ 무포장 식료품 담을 때 쓰는 면 봉투 포장없는 식료품을 담을 때 빈 병에 담거나 이렇게 천으로 된 봉투에 담아온다. 산드라가 손수 만들었다.
ⓒ 산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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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드라 : 예전 같으면 대형마트에 가려고 차를 몰고 나갔고, 빙빙 돌아 주차할 데를 찾은 뒤 대형 캐디를 끌고 3천 제곱미터나 되는 공간을 휘저어 다녀야 했어요. 왔다갔다 2시간은 기본으로 걸렸고, 스트레스가 쌓였고, 집에 돌아와서는 포장지 가득한 쓰레기통을 비웠어요.
미카엘 : 쓰레기 제로를 실천하면서 기본적으로 생활방식과 식습관이 변했어요. 사실 대형마트에서 파는 먹거리들이 싸기는 하지만 몸에 꼭 좋지만은 않아요. 예전에는 먹어대는 로봇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지금은 보다 질적으로 나은 재료로 직접 요리하고 먹는 소소한 즐거움이 생겼어요.
산드라 : 포장되지 않은 먹거리를 담아올 때, 손끝에 직접 느껴지는 촉감과 냄새를 느낄 수 있어요. 파를 집을 때는 파 냄새가, 무정제 설탕을 담을  때는 특유의 무정제 설탕의 냄새가 살아있잖아요. 살아있는 먹거리를 느낄 수 있어요.
 
장을 볼 때, 이런 빈 병을 들고 가서 담아온다. 병의 무게만큼 가격에서 제한다.
▲ 식료품 담아오는 병들 장을 볼 때, 이런 빈 병을 들고 가서 담아온다. 병의 무게만큼 가격에서 제한다.
ⓒ 정운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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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린 : 토마토도 모양과 색깔이 획일적이지 않고 저마다 다 달라요.
미카엘 : 제철음식을 먹는 것도 좋아요. 그리고 소규모 상점에서 장을 보기 시작하면서 없었던 '시간'이 생겼어요! 소규모 상점에서는 점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장보러 가는 시간이 적게 걸렸고, 때문에 가족끼리 같이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졌어요.
필자 :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와 소통이 생겨났다는 말인가요 ?  
미카엘 : 맞아요. 바로 그거예요 !  
산드라 : 그리고 쓰레기 제로를 실천하면서 생긴 재미난 변화가 있어요. 예전에는 뭐든지 사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타르트, 빵, 스프, 세제 등 산업이 뭐든지 다 만들어냈고, 그 재료들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제가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었죠. 그런데 쓰레기 제로를 실천하면서 '아, 내가 이런 것도 충분히, 그리고 쉽게 만들 수 있구나!'라는 걸 발견하게 됐어요. 예전같으면 타르트를 하려면 타르트판을 사러 대형마트까지 나갔다 와야 했는데, 지금은 웬만하면 다 직접 만드니까 실제로 시간이 더 많이 남아요. 예전엔 안에 뭐가 들어갔는지 모르고 구입했는데, 이제는 저희가 직접 만드니까 내용물을 다 알 수 있어요. 한 마디로 인식이 깨어났다는 게 가장 큰 변화예요.

"예전에는 뭐든지 사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왼쪽부터 수제 비누, 플라스틱이 아니라 대나무와 식물성 플라스틱으로 만든 칫솔 (머리 부분은 갈아끼울 수 있음), 유기농 치약, 안 입는 옷을 잘라서 만든 수세미들.
▲ 미카엘의 욕실 사진 왼쪽부터 수제 비누, 플라스틱이 아니라 대나무와 식물성 플라스틱으로 만든 칫솔 (머리 부분은 갈아끼울 수 있음), 유기농 치약, 안 입는 옷을 잘라서 만든 수세미들.
ⓒ 정운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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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 모든 먹거리를 무포장으로 구할 수 있나요 ?
산드라 : Day by Day라는 체인이 있는데, 식초, 세제, 코코넛 기름, 밀가루 등 웬만한 것들을 다 무포장으로 팔아요. 야쿠르트와 우유는 무포장으로 구할 수 없는 게 아쉽지만. 야쿠르트는 그래서 집에서 만들어요.
필자 : 친환경으로 살면서 경제적으로 어떤 변화가 왔나요 ?
산드라 : 웰빙으로 먹고 비누, 화장품 등을 만들어 쓰고 하니까 환경에 좋고, 우리 몸에 좋고, 그리고 더 경제적이에요. 예전보다 더 잘 먹는데도 생활비가 30~40%가 줄었죠. 한 마디로 삶의 질은 높아지고, 소비는 줄었어요.
필자 : 그렇게 많이요?
미카엘 : 우선 필요한 것들을 우리가 직접 만드니까요. 그리고 뭔가를 사기 전에 '이게 정말 우리한테 필요한가?' 하고 자문하면서 의식 있는 소비를 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산드라 : 그리고 포장비가 줄잖아요. 소규모 상인들은 포장이 줄어든 만큼 같은 가격에 물건을 더 줬어요. 예를 들면 초콜렛 가게에서 포장 무게가 6% 나갔는데, 저희는 포장을 안 받아오니까 그 무게만큼을 초콜렛으로 더 받아올 수 있었어요. 파는 분도 포장에 지출이 줄어서 좋아하시더라고요.
 
미카엘과 산드라가 집에서 만든 친환경 비누
▲ 수제 비누 미카엘과 산드라가 집에서 만든 친환경 비누
ⓒ 정운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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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 : 아이의 간식도 아내가 다 만들어요. 용기에 직접 담으니까 포장 제로! 육아에 면기저귀를 쓰니까 지출이 많이 줄어요.
산드라 : 아기 엉덩이 닦을 때도 저희는 물티슈를 절대로 쓰지 않아요. 거기에 화약약품도 들어갈 뿐더러 나중에 쓰레기통에 버리게 되잖아요. 저희는 면수건을 물에 적셔서 닦으니까 환경에도 좋고, 돈도 안 들고, 아기에게도 좋아요.
필자 : 그렇군요. 얼마 전에 크리스마스가 있었는데, 선물 포장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철이잖아요.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내셨는지 궁금해요.
미카엘 : 우리가 쓰레기 제로로 산다는 것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의식을 환기시킬 수는 있지만 우리의 방식을 강요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산드라 : 저희 아버지께서 라파엘(아들)한테 꼭 선물을 하고 싶어하셨어요. 그래서 저희가 '아버지가 선물하고 싶어하시는 장난감을 우리가 중고로 구하면, 어떻겠느냐?' 여쭸더니 동의하셨어요. 해서, 중고시장에서 똑같은 걸 구했고, 새 장난감은 원래 90유로였는데 저희는 중고로 10유로에 구입했어요. 경제적으로 이득이었고, 아버지께서 '정말 좋은 생각이다'라고 칭찬하셨어요. 포장은 물론 없었고요.
 
폴린이 조카 라파엘을 위해서 재활용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선물. 1부터 24까지 12월1일부터 24일까지 하나씩 열 수 있게 만든 달력이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면서 한 개씩 열어볼 수 있게 만든 이런 달력을 프랑스에서는 '깔렁드리에 드 라벙'이라고 부른다. 보통 안에 사탕이나 초콜렛을 하나씩 넣어 놓는다.
▲ 폴린이 만든 크리스마스 선물 폴린이 조카 라파엘을 위해서 재활용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선물. 1부터 24까지 12월1일부터 24일까지 하나씩 열 수 있게 만든 달력이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면서 한 개씩 열어볼 수 있게 만든 이런 달력을 프랑스에서는 "깔렁드리에 드 라벙"이라고 부른다. 보통 안에 사탕이나 초콜렛을 하나씩 넣어 놓는다.
ⓒ 정운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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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린 : 저는 조카 선물을 제가 직접 만들었어요. 장난감 정리하는 함인데, 상상력도 자극하고, 재활용도 하고, 내가 이런 것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도 들었어요. 크리스마스 트리도 직접 만들었어요.
필자 : 뭔가를 사야 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세요?
산드라 : 사기 전에 '이게 정말 우리한테 필요한가?' 자문해 보고, 살 필요가 있으면 중고 시장에서 알아 보고, 일단 사면 최대한 활용해요. 저는 책 읽는 걸 좋아하는데, 아이나 저희를 위해서나 시립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고, 정말 필요하면 중고 시장에서 사요. 결과적으로 책을 더 많이 읽게 되었어요.
미카엘 : 이렇게 생활방식을 바꾸면서 또 다른 이점은 더 관대해졌다는 것이에요. 왜냐하면 우리한테 필요없다고 판단되면 중고시장에 팔든지 이웃에게 갖다주거든요. 그러면서 이웃과 대화를 하게 되니까 이웃과의 관계도 좋아져요. 하하. 그리고 TV가 소비를 충동하는 경향이 있어요. 계속 뭔가를 사라, 사라, 사라! 하구요.

"TV는 계속 뭔가를 사라, 사라! 소비를 충동하죠" 
 
미카엘과 산드라가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 크리스마스 트리 (1) 미카엘과 산드라가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 정운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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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 그러고보니 거실에 TV가 없네요 ?
미카엘 : 지난해에 갖다 팔았어요. 재미난 건 실은 제가 'TV죽돌이'였다는 거예요. 저희 부모님이 TV를 늘 틀어놓고 사셨기 때문에 저는 TV의 존재감이 필요했어요. 그런데 TV광고가 소비를 자극한다는 점이랑 TV보다는 아이와 자연 속에서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는 점 때문에 TV가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다고 여겨졌어요.  
산드라 : 저는 TV를 안 보지만 남편이 TV를 보는 건 상관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라파엘이 태어나고, 유아에게는 TV 시청이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된 후부터 아이 앞에서는 TV를 끄기로 합의했어요. TV가 꺼진 날이 많아졌고, 어느날 '우리 1주일 동안 생각해 보고 TV를 처분할까?' 했어요. 1주일 후에 중고 사이트에 내놨고 바로 다음 날 팔렸어요. 사간 사람은 싸게 사서 좋았고, 저희는 TV를 돈 받고 처분할 수 있었으니 서로 좋았죠.
필자 : 뉴스는 어떻게 접하세요 ?
산드라 : TV뉴스는 앵커가 고른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잖아요. 저희는 저희가 알고자 하는 정보와 뉴스를 인터넷에서 능동적으로 찾아봐요.
미카엘 : 집에 TV가 없어진다고 세상과 연이 끊어지는 게 아니에요. 라디오를 들을 수도 있고, 음악을 들을 수도 있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마트에서 완전조리 혹은 반조리된 식품을 사는 대신 집에서 느긋하게 요리하는 시간을 더 갖게 되는 거예요. 
 
폴린이 병 뚜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 폴린이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1) 폴린이 병 뚜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 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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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 우리 이제 여성용품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요? 
산드라 : 예전에는 샴푸, 매니큐어, 화장품 등등 많았는데 그걸 쓰레기통에 버릴 수는 없었어요. 회사에서 청소하시는 아주머님께 가져가시겠냐고 여쭤보고 다 드렸어요. 지금은 색조화장은 거의 안 하고, 기본 화장품은 자연재료를 구해서 제가 직접 만들어요. 아주 저렴하고 제 피부에도 더 잘 맞아요. 그리고 종이 티슈도 안 써요. 면 손수건을 쓰거든요. 
미카엘 : 아내가 샴푸를 만들어 쓴 뒤로 머리 빠지는 것도 훨씬 줄었어요. 
필자 : 쓰레기 제로를 실천하시면서 힘든 게 있으시다면 ?
산드라 : 베아 존슨이 5R규칙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refuse(거절하기), reduce(줄이기), re-use(재사용하기), recycle(재활용하기), rot(퇴비 만들기). 그중에 거절하기가 참 힘들어요. 예컨대 뭔가 포장을 해서 저희에게 선물을 하거나 새 것을 사주거나, 저희가 필요하지 않거나 충분히 많이 있는 것을 주시려고 할 때요. 거절하고 싶은데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거든요.
필자 : 그러면 받으시고 다른 사람에게 주는 건 어떨까요?
산드라 : 그렇게 할까 봐요. 안 그래도 집에 있는 거 모아다가 에마유스(자선단체)에 갖다주고, 포장지는 모아다가 다음 번에 선물할 때 재사용해요.  
폴린 : 예전에는 돈을 벌려고 했는데, 요즘은 남한테 갖다주려고 해요. 하하.
미카엘 : 우리는 필요한 게 별로 없어요. 사람들과 나누죠. 물질적으로 필요한 건 먹는 거 외에 별로 없어요. 따라서 근심도 없구요.
산드라 :  '적게 소유하면 근심도 적다'고 피에르 라비가 말했어요. 베아 존슨도 같은 말을 했구요.
 
폴린이 나뭇가지에 전선을 연결해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 폴린이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2) 폴린이 나뭇가지에 전선을 연결해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 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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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 요즘 '소비자의 구매력'에 대해서 언론에서 많이 얘기하잖아요? 구매력이 줄었다, 구매력을 높여야 한다 등등.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산드라 : 저희가 생활방식을 바꾼 뒤로 이상하게도 오히려 저희의 구매력은 상승했어요. 같은 소비에 더 적은 금액을 지출하니까요. 구매력은 소비 충동과도 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소비하는 '방식'을 바꾼다면 소비를 좀더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4인 가족이 각 식구마다 차를 사고 싶어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 나는 구매력이 충분히 없어' 하겠지요.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차 유지비, 보험비 등을 모아서 저축할 수 있을 거고, 그 돈으로 뭔가를 할 수 있겠지요. 짐을 바리바리 싣고 차로 떠나기보다 짐은 가볍게 하고 대중교통으로 여행하는 거예요. 저희는 여행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저희는 '다른 방식'으로 소비를 하고, 그렇게 모든 돈으로 1년에 한 번 멋진 곳으로 여행을 떠나요. 아직은 비행기를 타기는 하지만 현지에서는 기차, 자전거로 이동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미카엘 : 저희의 다음번 과제는 어떻게 책임 있는 휴가를 보낼 수 있을까 하는 거예요. 예컨대 올여름 휴가는 현지에서 어떻게 환경발자국을 줄이고, 소규모 상점을 이용하고, 무포장 식료품을 살 수 있을까 하는 거예요.
산드라 : 우리가 지금 여기서 사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요. 일년내내 지킨 습관을 한 달 동안 도루묵으로 만들 수는 없어요.
미카엘 : 이건 우리에게 부담을 지우려는 게 아니라 우리 아이가 미래에 어떻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성찰이에요.

우리 아이들이 미래에 어떤 환경에서 살기를 바라시나요? 그러기 위해서 지금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행하며, 한뜻으로 같이 성장하는 젊은 부부의 집을 나오면서 머리 속에 들었던 이 질문들을 이제 독자들에게 던집니다.

태그:#제로 웨이스트, #쓰레기, #친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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