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자유대학에서 지난 15일(현지시간) 열린 '한국영화 100년 남북영화의 만남' 행사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에서 지난 15일(현지시간) 열린 '한국영화 100년 남북영화의 만남' 행사 ⓒ 엣나인필름

 
북측 영화인들이 지난 15일 베를린자유대학에서 열린 '한국영화 100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 예정이었으나 불참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베를린자유대는 '한국영화 100년, 남북영화의 만남'이란 제목의 행사를 공동 주최했다. 한국, 북측 영화관계자들이 참석하기로 했던 행사였고, 남북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가운데 남북 영화인들이 3국의 행사장에서 만나게 됐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이를 위해 남측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 남북영화교류특위 위원들이 나섰다. 조선희 전 영상자료원장과 김소영 감독, 이진숙 <밀정> 프로듀서 등이 참석했고, 북측에서는 렴미화 (영화제작자, 前조선영화수출입회사 사무총장), 임명혁 (북측 영화관계자)의 참석이 예정돼 있었다. 독일과 프랑스 영화 관계자 등도 참여해 남북 영화의 어제와 오늘을 중심으로 남북영화교류의 기대와 전망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었다.

하지만 북측 영화인들이 불참하면서 남북영화인들의 만남은 불발됐다. 북측 영화 관계자들은 베를린에 수일 전에 도착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참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이유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연합뉴스>는 현지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토론회 형식 문제 등에서 이견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현지에 나가 있는 남측 영화 관계자에 따르면 북측의 한 관계자가 이날 행사 후 이어진 술자리에 뒤늦게 나타났다고 한다. 일부 인사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눴는데, 구체적인 불참 이유를 밝히지는 않고 "아직은 이런 자리에 오는 게 낯가림이 심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누군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아줘야
 
 독일 베를린에서 15일(현지시각) 열린 '한국영화 100년 남북영화의 만남' 행사. 북측의 불참으로 반쪽행사가 됐다.

독일 베를린에서 15일(현지시각) 열린 '한국영화 100년 남북영화의 만남' 행사. 북측의 불참으로 반쪽행사가 됐다. ⓒ 엣나인필름

 
북측이 행사에 불참하면서, 남북 영화교류의 '조심스러운 시작'을 기대하며 세미나에 참석했던 남측 영화 관계자들은 아쉬움을 전했다. 
 
귀국 일정을 연기하며 참석했던 한 영화인은 "남북 다큐 제작 지원을 제안하고 북 유적지와 관광자원에 대한 홍보 기록물도 의미 있다는 뜻을 전하고 싶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러한 북측의 기류는 일단 2월 말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앞서 지난 12~13일 이틀간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년 새해맞이 연대모임'에 남측 대표단 영화계 대표로 방북했던 김준종 평창 남북평화영화제 사무국장은 "북측 인사들을 만났으나 단체 모임으로 만난 것이기에 영화교류방안에 대해 논의하거나, 협의할 수 있는 실무담당자를 만난 것은 아니었다.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추후 교류 사업을 진행하자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금강산과 베를린의 만남이 무산되면서, 남북영화교류를 위한 구체적인 작업은 다소 숨 고르기가 필요할 전망이다. 남북영화 교류는 영화제를 매개로 한 영화인들의 방문과 학술토론을 중 첫 걸음으로 준비되고 있는 중이다. 
 
오는 8월 개막하는 평창남북평화영화제가 북측 영화인 초청 등을 통해 남북 영화교류의 창구 역할을 맡아야 하는 상황에서, 남북영화인들의 만남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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