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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자유대학교 한국학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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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stitute of Korean 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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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한국학 연구소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 남북영화교류특별위원회, 베를린 자유대학, 독한협회(German-Korean Association)의 주최로 <한국영화 100년 남북영화의 만남>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움이 열렸다. 논의는 남한과 북한의 영화가 100년 동안 각각 어떻게 발전해왔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해 7월에는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산하에 '남북영화교류특별위원회(아래 남북영화특위)'가 발족했다. 남북 영화 분야 종사가가 교류하고 유대감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특히 오는 8월에 예정된 평창남북영화제에 북한 영화와 영화인들을 초대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그에 앞서 이번 심포지움에는 북한 측이 참석해 남북 영화교류에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북측 참여가 불발돼 아쉬움이 남았다. 
 
Δ첫 번째 세션에 참여한 이슬기 바젤 대학 교수, 조선희 작가, 이향진 릿교대학 교수, 진행을 맡은 김현경 박사 (왼쪽부터)
 Δ첫 번째 세션에 참여한 이슬기 바젤 대학 교수, 조선희 작가, 이향진 릿교대학 교수, 진행을 맡은 김현경 박사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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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첫 번째 세션에서는 일본 릿쿄 대학교의 이향진 교수가 해방이후 북한 영화가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 간략히 소개했다. 이향진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 영화 제작은 소강상태에 들어가고,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영화 보다 산업 등의 다른 분야에 더 관심을 두고 있어 2016년 이후 영화제작 수가 현저히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면서 "그러나 2019년 신년사를 통해 '시대와 현실을 반영하고 대중의 마음을 틀어잡는 영화'를 비롯한 문예작품 창작을 독려한 만큼, 2019년에는 신작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했다.

이어서 바젤대학교 미디어학과 초빙교수인 이슬기 박사의 진행으로 토론이 이어졌다. 김정일 위원장의 주체예술론이 영화미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가 하는 질문을 시작으로 북한 영화 및 예술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방은진 평창영화제의 집행위원장도 참석해 "김정일 아카이브에 대한 자료를 공유하고 파악하는 것"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두 번째 발표에서는 조선희 전 한국영상자료원장이 남한영화 역사 100년을 개괄적으로 소개했다. 조 전 원장은 90년대 후반 한국 영화의 부흥기를 설명을 하면서 "지금의 한국영화의 시스템은 위기의 반대급부로 탄생했다. 해외영화 수입이 자율화 되었을 때 절체절명의 위기였는데, 한국의 영화인들은 그것을 성공적으로 극복하여, 한국영화의 경쟁력을 한 단계 올리는 계기로 삼았다. 이때부터 영화가 집단적 기획의 산물이 되어 이 시스템이 오늘날까지 30년 동안 지속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Δ두 번째 세션에 참여한 피에르-올리비어 프랑소아, 조성형 감독, 김소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진행을 맡은 이은정 베를린 자유대학교 교수 (왼쪽부터)
 Δ두 번째 세션에 참여한 피에르-올리비어 프랑소아, 조성형 감독, 김소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진행을 맡은 이은정 베를린 자유대학교 교수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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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두 번째 세션에서는 김소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가 '남북 영화 교류: 세계적 인터-코리아 영화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추후 남북 영화 교류의 단계적 방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영화제 교류-로케이션-공동제작에 이르는 3단계 교류 방안에 대한 설명을 하며, 남한과 북한이라는 제한된 공간성과 두 한국을 넘어서는 '인터-코리아'라는 개념을 통해, 북한과 남한을 포괄할 뿐만 아니라 재외 동포들까지도 아우르는 세계의 한국이라는 개념을 제안하였다.

김 교수의 발표와 더불어 여러 차례 북한에 입국하여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조성형 감독과 피에르 올리비어 프랑소아 (Pierre-Olivier Francois)감독과의 대담이 이어졌다. 조 감독과 프랑소와 감독은 수년간 북한과의 신뢰관계를 구축해나가는 과정과 북한에서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있었던 일화를 소개하며, 앞으로 남한이 북한과 교류를 할 때는 무엇보다도 "일단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실무자를 넘어서 정치적 힘을 가진 분들의 협력과 신뢰관계 구축이 상당히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영화 <밀정>을 기획하고, 남북영화특위에 참여중인 이진숙 PD도 즉석으로 연단에 올랐다. 그는 <밀정>을 찍을 당시의 압록강 철교를 촬영하는 계획을 세웠던 일화를 들려주며 "남과 북이 순차적으로 교류를 하고, 오늘과 같은 학술적 교류의 장도 많이 열리고, 남북영화에 대한 서로의 간극을 찬찬히 확인하고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에서 하나의 역사를 구성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찾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태그:#남북영화, #한국영화 100년, #베를린 한국학 연구소, #베를린 자유대학교, #한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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