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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판을 앞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 속엔 수많은 '피해자들'이 존재한다(관련기사 : 한눈에 보는 최고 법관들의 범죄 혐의).

양승태 체제의 대법원은 상고법원 도입, 해외법관 파견 등 역점 사업을 위해 거침없이 청와대와 거래했고 재판을 그 수단으로 삼았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통합진보당, 현대자동차 비정규노조, 긴급조치 피해자 등은 사법-행정 권력의 욕망을 위한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이를 위해 당시 대법원은 정권의 입맛에 맞는 수많은 문건을 만들어냈다. 공소장에서는 문건 작성 지시자로 양 전 대법원장을 지목하고 있다.
 
이들은 청와대·외교부와 소통해 강제징용 재판의 지연 방안 문건을 작성했고, 전범기업 측 변호사(김앤장)와도 접촉해 재판을 조율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효력정지 사건에서 고용노동부의 의견을 담아 재항고이유서 등을 작성해 대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통합진보당 대응TF를 꾸려 사건의 정무적 활용방안 등을 구상한 문건도 작성했고, 당의 잔여재산 가처분 검토 자료를 작성해 담당 법관들에게 전달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노조가 제기한 헌법소원이 정권에 해가 될 것 같자, 그 위험성을 적은 문건을 만들고 청와대에 전달하기도 했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역린'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사건(긴급조치 피해자 소송)에서 일선 판사가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하자 판사 징계 문건을 작성하는 모습도 보였다.
 
블랙리스트·문책인사 판사만 18명
 
피해자는 재판 당사자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마치 소설 <1984>(조지 오웰)처럼 사법부 조직을 통제했다.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물의 야기 법관' 문건을 만들어 실제로 일부 문책성 인사 조치를 내렸는데, 공소장에 나온 피해 판사만 18명(앞서 긴급조치 국가배상 판결 판사까지 더하면 19명)에 이른다.
 
양승태 대법원은 2013년부터 '물의 야기 법관' 문건에 사법행정 및 정부·여당 비판 판사를 포함시키기 시작했다. 문건에 포함된 판사들은 성추행·음주운전 등 비위 판사들과 함께 이름을 나란히 하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사법농단 사태가 불거질 즈음인 2017년까지 판사 16명이 적절치 않은 이유로 문건에 이름이 올랐다.
 
A 판사는 2013년~2017년까지 매년 문건에 포함됐다. 코트넷(법원 내부망)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1심 판결을 비판했다고 A 판사를 물의 야기 판사로 몰아간 양승태 대법원은 나중엔 별다른 사유가 없자 조울증을 앓고 있다고 기재하기도 했다.
 
긴급조치·통합진보당 관련 판결,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 글 기고, 박상옥 대법관 후보 사퇴 촉구 등 정권에 눈엣가시가 될 만한 판사들도 예외 없이 문건에 포함됐다. 심지어 대학교 학생회장 경력이 있는 판사와 '이판사판야단법석(판사 인터넷 카페)'을 운영하는 판사도 명단에 포함시켰다.
 
공소장엔 이들 중 일부(6명)가 실제로 문책성 인사 조치를 당했다고 적시돼 있다. ▲ 앞서 거론한 A 판사 ▲ A 판사의 글을 법원행정처가 삭제하자 이를 지적한 글을 쓴 B 판사 ▲ 페이스북에 한미FTA 비판 글을 쓴 C 판사 ▲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를 지적한 D 판사 ▲ 민주노동당 국회 퇴거불응 사건을 공소기각한 E 판사 ▲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 글을 기고한 F 판사는 2012년 2월~2017년 2월 정기인사에서 문책성 인사조치를 당했다.
 
물의 야기 법관 명단에 들어가 있진 않지만 ▲ 코트넷에 한미FTA 관련 TF 설치 청원 그을 게시판 G 판사와 ▲ 코트넷에 '고등부장 승진 등 법원 인사행정이 문제'라며 사법행정을 비판한 H 판사에게도 비슷한 조치가 내려졌다.

2017년 2월 법원행정처 심의관에 배치돼 블랙리스트 업무를 지시받자 사직서를 낸 이탄희 판사도 사법농단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그로 인해 사법농단이 세상에 드러났고 초유의 사법부 수장의 재판이 곧 진행되지만, 결국 그는 법복을 벗어야 했다(관련기사 : 사법농단 알린 이탄희 판사 사직의 변 "판사의 숙명은...").
 
이외에도 양승태 대법원은 법원 내 국제인권법연구회를 저지·와해하려는 문건을 만들고, 법무부 산하 공법인(공공목적을 위해 법적 근거에 따라 만든 법인)인 대한변호사협회를 압박하기 위해 지원 감축, 광고 게재 축소, 변호사평가제 TF 구성, 간담회 미개최 등을 추진·시행했다.

[가담자들] 양승태~박근혜 사이 디테일을 기억하라 http://omn.kr/1hdvr
[덕 본 자들] 일본 전범 기업들도 양승태 덕 봤네 http://omn.kr/1hd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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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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