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국회 몰려온 김진태 지지자 "윤리위 제소, 당장 취소하라”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지지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 몰려와 김 의원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 회부된 것을 규탄하며 국회 해산을 외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큰사진보기
▲ 국회 몰려온 김진태 지지자 "윤리위 제소, 당장 취소하라”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지지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 몰려와 김 의원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 회부된 것을 규탄하며 국회 해산을 외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이 XX 새끼들, 들어가서 다 엎어놔!"
"개 XX 만도 못한  XX 들!"
"망언은 무슨 망언이야! 바른 말 했는데!"

13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 모인 사람들은 격앙되어 있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이들도 있었고, 붉은 군모에 선글라스를 낀 이도 있었다. 어떤 이들의 어깨에는 "5.18은 북한괴뢰의 공작이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손수 만들어 온 손팻말에는 "애국 보수의 보물, 김진태 건드리면 죽인다" "김진태, 우리의 희망, 우리의 지도자"와 같은 말들이 써있었다.

자유한국당은 5.18공청회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징계를 당 윤리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김진태 의원의 지지자들이 해당 의원들의 윤리위 제소에 항의하기 위해 모인 것. 전날인 12일 늦은 오후, "한국당 빨갱이 수뇌들이 김진태를 출마 못하게 하기 위해 쿠데타를 한다"라며 "김진태 의원 당원권 정지되면 당대표 끝이다"라며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문자가 지지자들 사이에서 돈 결과였다.

지만원 "게릴라는 항상 어린아이, 노인 데리고 다녀"
 

큰사진보기
▲ 김진태 징계 회부에 자유한국당 몰려간 지지자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지지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의원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 회부된 것을 규탄하며 제소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50여 명으로 시작한 집회는 삽시간에 100여 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김진태 의원 윤리위 제소 결사반대 긴급기자회견-자유한국당 책임당원 일동"이라는 말이 주최 측에서 준비한 펼침막에 적혀 있었다. 주최 측이 나눠준 손피켓에는 "윤리위 제소, 당장 취소하라!" "공정한 전당대회 보장하라!"는 문장이 앞뒤로 붙어 있었다.

보수시민단체 일파만파의 김수열 회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전 국민의 알 권리인 5.18 유공자 신상공개 요구는 지극히 당연한 요구"라며 "이 또한 국민을 대리하는 국회의원의 임무이고 상식적인 요구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박지원을 비롯한 여야 많은 국회의원이 이 사안(5.18유공자)에 연결된 게 엄연한 사실이고, 그게 드러날까 두려운 나머지 윤리위에 회부하고 제명안건을 급하게 추진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KBS 등 대형언론사들을 총동원해서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다"라며 "대국민사기극을 막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자기 당의 국회의원들이 정당한 활동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윤리위 제소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이미 우리 국민들 대부분은 5.18이 북괴 특수군과 공작원이 고정간첩과 합세해 자유대한민국을 전복시키기 위해 일으킨 게릴라전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는 허위사실을 재차 유포했다.

이어 "지만원 박사가 지난 18년 간 연구해서 그것(5.18)이 북괴의 공작이고 소행이라는 걸 당당하게 밝히고, 그래도 모자라 과학적 근거까지 들이대면서 얘기했다"라며 "자유한국당도 눈치보지 말고 정당하게 나서라. 당장 윤리위 제소 취하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지지자들은 "옳소" "맞습니다" "김진태를 대통령으로" "약 올라서 어제 잠도 못 잤다"라고 호응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 시민은 헛웃음을 지으며 "헛소리하고 있네"라고 꼬집기도 했다.

5.18공청회 연사를 맡아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지만원씨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앉아서 (공청회를) 들은 분들은 '아, 5.18이 확실하게 북한군이 와서 저지른 것이다'라는 걸 100%, 1000% 공감하고 갔다"라며 "북한 게릴라가 어린애들, 할머니까지 다 데리고 와서 구색을 맞추고 왔다. 게릴라전은 항상 어린애와 노인들을 데리고 다닌다"라고 외쳤다.

또한 "지금 문재인이가 배설한 오물이 엄청 많다. 드루킹‧문재인 딸 이민을 포함해 코너로 몰렸는데 '잘됐다' 이거다"라면서 "5.18만 뒤집히면 대한민국에서 좌익이 설 땅을 잃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권력가진 광수들과 남한 주사파 정권이 합치면 국민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대한민국이 공산화되는 것을 기획하고 있는데, 5.18이 뒤집히면 큰일나니 지금 발광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흥분한 지지자들 "쳐들어가서..."
 

큰사진보기
▲ 김진태 지지자 "윤리위 제소, 당장 취소하라”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지지자들이 13일 오전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열릴 것으로 알려진 서울 여의도 기계회관 앞에 모여 김 의원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 회부된 것을 규탄하며 제소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이어 김진태 의원 지지자들은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가 열리기로 예정되어 있던 여의도 기계회관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지자들 중 일부는 이동하면서 "김병준 이 XX가 빨갱이XX " "나경원 XXX"과 같은 욕설을 내뱉었다. 5.18 관련 단체들이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보고는 "XXX들, 개X의 새끼들" "대한민국 공산화되면 네들이 책임질거냐"와 같은 원색적 비난을 쏟아 부었다. 5.18 피해자들의 사진을 보고는 "제정신이 아닌 것들이 저딴 것을 걸어놨다" "저런 것들은 국민권‧시민권을 빼앗아야 돼"라고 욕했다.

기계회관 앞에 모인 이들은 회관 안으로 진입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실랑이를 벌였다. 흥분한 일부 지지자들이 주최 측의 통제를 따르지 않으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5.18 유공자 명단 공개하라" "김병준 사퇴하라" "김진태를 당대표로"와 같은 구호가 두서없이 뒤섞였다. 

마이크를 잡은 김 회장은 "이미 북한군 개입 사실이라는 물증이 많다"라며 "북한 게릴라들이 침투한 자작극, 폭동이라는 게 거의 밝혀졌다"라고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사죄를 하다니, 지나가는 소가 웃고 지나가는 개도 웃는다"라며 "남의 여론 눈치나 보면서, 김진태 의원이 전폭적 지지를 받으니 어떻게 해서든 무너트리려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한 집회 참여자는 "북한 교과서에서 5.18이 성공한 공작이라고 가르치는데, 북한도 인정하는데 왜 사실이 아니라고 하느냐"라며 "정치하는 것들부터 북한으로 보내라. 이승에서 떠나가라"라고 외쳤다. 지씨도 "5.18의 역사적 평가가 끝났다고 하는데 그건 정치적 평가"라며 "학문적 평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고 가세했다.

그러나 예정된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기계회관에서 열리지 않았다. 충돌을 우려한 한국당은 윤리위 개회 장소를 변경하고 이를 비공개했다. 기계회관에서 윤리위가 열리지 않는다는 소식에 허탈해하던 지지자들은 국회 앞까지 와서 낮 12시께 항의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윤리위 제소를 취소하라" "김진태‧김순례‧이종명 보호하라" "5.18유공자 명단 공개하지 않으면 나라 망한다" "국회를 해산하라"와 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편, 한국당 윤리위원장인 김영종 변호사는 이날 당 선거관리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사자들의 소명자료를 이미 서면으로 받았다"라면서도 징계 여부와 수위 등에 대한 결정은 "오늘 회의 해봐야 윤곽을 알 수 있다"라고 에둘러 답했다. 당장 전당대회 공식일정이 오는 14일 대전‧충청 합동유세부터 이어지는데, 징계 심의 대상자인 김진태 의원은 당대표 선거에 김순례 의원은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상태이다.

김영종 변호사는 전당대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저도 유념하고 있다. 아마 치열한 논의를 하지 않겠느냐"라면서 "모든 징계의결은 과반수 출석 과반수 의결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