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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미국 연방 하원의원은 미국 정치에서 가장 핫한 인물로 떠오른 신예 정치인이다. 그는 지난해 말 미국 중간 선거에서 미국 역사상 최연소 여성 하원의원이 됐다.

예비경선에서 민주당의 간판급 인물을 이기고 후보가 됐을 때부터 그는 전세계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은 중장년의 백인 남성이 정치판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 20대의 여성이자 남미계이면서, 한국이라면 '빨갱이' 소리나 들었을 사회주의자인 그의 등장은 놀랄만한 일이다.
 
오카시오 코르테즈의 '그린 뉴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미 연방 하원의원. 사진은 지난 7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 남부국경 이민자 구금 중단을 요구하는 모습.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미 연방 하원의원. 사진은 지난 7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 남부국경 이민자 구금 중단을 요구하는 모습.
ⓒ 연합뉴스=C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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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그가 민주당의 다른 의원들과 함께 '그린 뉴딜'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정책 패키지를 제안했다. 재생 에너지 100% 달성, 2030년까지 온실가스 제로, 최상위 소득 계층에 대해 최고세율 70% 부과 등이 핵심 내용이다.

매우 급진적인 안이다. 기후변화대응을 위해 전세계가 가입한 파리협정에서 탈퇴하고, 미국이 기록적인 한파를 기록하자 "지구 온난화는 어떻게 된 건가"라며 조롱하는 대통령이 있는 나라에서 말이다.

그런데, 한국 정치에선 금기어라 할 수 있는 '급진적'이고, 누군가는 '사회주의적'이라 부를만한 이 주장이 미국에서는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자 증세에 대한 여론의 지지는 매우 높고, 민주당의 주요 정치인들 역시 비슷한 주장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지난 1월 말 미국 동부와 중서부에 최악의 혹한이 불어 닥쳤다. 미네소타는 영하 54℃, 시카고는 영하 42℃까지 내려갔다. 영화 <투모로우>를 봤던 사람들이라면 기억할 만한 장면이 있다. 미국의 절반 이상이 혹한에 갇히고, 뉴욕이 완전히 얼어붙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 버린 장면 말이다. 그 광경의 현실판으로서 미네소타와 시카고의 광경은 충분히 끔찍했다.

게다가 낮은 복지 수준, 심각한 소득 불평등이라는 미국의 고질병은 트럼프 정부 들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새로운 발상과 시민 행동

기후도 생활도 급진적으로 악화하는데, 그 대응이 물에 술탄 듯 술에 물 탄 듯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 점에서 코르테즈의 '그린 뉴딜'이 기후변화 대응, 부유층 과세를 비롯해 일자리 창출, 군비 축소 등을 담고 있는 건 어쩌면 매우 당연하다.

기후변화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고, 이를 막기 위한 인간의 행동은 매우 시급하다. 에너지 생산, 산업, 교통, 농업을 비롯한 삶의 모든 면에서 급격한 변화가 필요하다. 동시에 그러한 변화는 양극화를 완화하고, 빈곤층을 줄여나가는 노력과 병행돼야 한다. 명백한 것은 현재와 같은 수준의 노력으로는 기후변화도 심화되는 양극화도 막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르테즈의 '그린 뉴딜'과 같은 제안은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전세계적인 차원에서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발상으로 시민행동을 급격히 이끌어내는 다양한 제안이 등장해야 한다.

필자가 주장하는 녹색참여소득 역시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녹색참여소득 또한 '그린 뉴딜'의 현실 인식을 그대로 담고 있다. 앞선 글에서 설명했듯이 '생태적 이동을 조건으로 혹은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생활 속 기후 행동을 조건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내용이다.

녹색참여소득은 기본소득이므로 기본소득의 장단점을 그대로 가진다. 기본소득이 기존 복지 제도와 충돌할 것인가 혹은 적절히 어울릴 것인가, 기본소득이 나은가 일자리 창출이 나은가 등 지금까지 진행됐던 여러 논의가 앞으로 더 풍부해져야 한다.

'녹색참여소득'으로 행동하는 녹색시민
 
 언제까지 이렇게 살 건가.
 언제까지 이렇게 살 건가.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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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녹색참여소득을 통해서만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효과들이 있다.

첫째, 무엇보다도 녹색참여소득은 기후변화를 막는 결정적 방안이 될 수 있다. 거듭 말하지만, 기후변화는 가장 심각하나 가장 대책이 느린 분야다. 모두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주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누구도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분야기도 하다.

모든 나라와 연관돼 있는 문제고, 그래서 거의 모든 나라가 함께 행동하기로 약속한 유일한 이슈지만, 이미 늦었는지도 모르는 문제다. 무엇보다 기후변화를 막는 녹색운동은 과거의 노동자 운동처럼 적극적으로 나서는 '행동하는 주체'가 필요하다.

녹색참여소득이 대안으로서 검토돼야 할 이유다. 녹색참여소득은 자동차를 줄이고, 자동차에 들어가는 에너지 소비를 감소시키며, 무분별한 도로 건설에 제동을 걸 수 있다. 모두 탄소배출 감축으로 이어지는 일이다.

에너지 절감을 참여소득의 조건으로 할 경우, 가스⋅난방⋅수도 등 가정 내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직접적으로 줄이려는 노력이 전국적으로 벌어질 것이다. 플라스틱 사용 배제, 유기농농산물 사용 등을 조건으로 할 경우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파괴, 농약 및 비료 사용 억제 등과 연결될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시민들은 기후변화를 막는 적극적 주체로 변모할 것이다. 이들은 석탄이 핵심인 에너지 생산 체제에 반대하고, 재생가능에너지 도입을 촉진할 것이다. 자신의 행위가 '석유중독사회'로부터 멀어지는 일임을 알고 보다 자부심 있게 행동할 것이다. 건강과 안전을 과거보다 더 삶의 핵심 가치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핵발전소는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 중독'으로부터의 탈출
 
 녹색참여소득이 현실화되면 차가 막혀서 드는 교통혼잡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당연히 기후도 좋아진다. 또한, 도로를 내기 위한 비용 역시 줄어든다.
 녹색참여소득이 현실화되면 차가 막혀서 드는 교통혼잡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당연히 기후도 좋아진다. 또한, 도로를 내기 위한 비용 역시 줄어든다.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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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녹색참여소득은 서울·부산·광주 같은 도시의 모습을 바꿔 놓을 것이다.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 획기적으로 증가하면 자가용 이용자가 줄어 교통정체 해소를 매우 적극적으로 기대해볼 만하다. '자동차 중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자동차가 많아지니 길을 더 놓자는 식의 악순환에서도 탈출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여러 가지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차가 막혀서 불필요하게 들어가는 비용이 교통혼잡 비용이다. 이를 줄일 수 있다. 그뿐인가. 새롭게 도로를 닦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대신, 도시들은 걷거나 자전거 타기에 좋은 도시로 변모할 것이다. 시민들이 죄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데 변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 동안 '걷기 좋은 도시' '자전거 도시'를 위한 시도들은 꽤 있었지만, 눈에 띄는 성공작은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녹색참여소득이야 말로 보행위주도시, 자전거 도시를 앞당길 것이다.

더불어 대중교통 시스템도 바뀔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다.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텐데, 그렇다면 도시들의 주요 도로들 가운데 자동차 전용 도로들은 대중교통을 위한 도로로 탈바꿈하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막대한 혈세를 들여 지하철을 새로 놓지 않더라도 기존 간선도로망을 현명하게 손보면, 대중교통 시스템이 혁신될 수 있다. 이런 도로들과 보행로, 자전거 도로를 잘 연결하는 것도 필요하다. 여기엔 녹색참여소득만큼의 새로운 상상력이 더해져야 할 것이다.

녹색도시에서 건강해지는 시민
 
 걷는 시민의 증가는 마을을, 도시를, 나라를, 세계를 바꿀 수 있다.
 걷는 시민의 증가는 마을을, 도시를, 나라를, 세계를 바꿀 수 있다.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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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녹색참여소득은 기존의 도시를 녹색도시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시민 모두가 나와서 걷는다면 당연히 지금보다 훨씬 많은 나무를 심어야 한다. '걷는 시민'들은 도시의 잿빛을 나무의 푸른색으로 바꾸길 요구할 것이다. 출퇴근길을 숲속 산책길로 만들고 싶은 정당한 시민적 요구가 폭발할 것이다. 도시의 녹지들은 서로 연결될 것이다. 도로와 건물들로 끊어진 도시의 숲과 공원은 역시 걷는 시민들의 요구에 의해 서로 이어지게 된다. 도시는 어디서나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곳이 된다.

미세먼지의 획기적 감소도 당연히 기대할 수 있는 일이다. 자동차가 줄고, 숲이 늘어나는 것이야말로 미세먼지를 줄이는 지름길이니 말이다.

넷째, 이런 모든 일의 결과 중 하나로 시민이 건강해진다. 걷고, 자전거를 타는 것만으로도 건강 증진효과는 확실하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여성도 남성도 모두 전보다 운동량이 많아지면서 건강해진다.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가 줄고, 대기오염도 완화될 테니 이로 인한 건강 증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기후 변화 속도를 늦춤으로서 폭염이나 한파로 인한 건강 악화도 막을 수 있다. 유기농 농산물 사용, 플라스틱 사용 절제 역시 궁극적으로 건강 증진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생활할 수 있다. 녹색참여소득은 아이들에게도 당연히 지급돼야 한다. 아이들은 존재 자체로 녹색참여소득을 받을 조건을 갖출 수 있다. 뛰어놀기만 하면 된다. 아이의 양육자는 아이들에게 무조건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 하라고 할 수 없게 된다. 뛰어놀게 하고 같이 놀아주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다.

걷는 시민이 많아지면 아무래도 골목 상권도 활성화될 것이다. 경기도 성남처럼 굳이 지역화폐로 주지 않더라도, 차 몰고 대형마트에 가던 것을 이제는 녹색참여소득을 받기 위해서 동네 시장으로 가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퇴근길에 버스 한 정거장 정도는 미리 내려 걸으면서 동네 가게에 들러 물건을 살 수도 있다.

생태사회로의 전환

녹색참여소득의 도입으로 예상되는 여러 기대 효과를 써 봤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녹색참여소득이 '생태사회전환'을 앞당기는 거대한 시민들의 탄생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시민들은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도시의 모양을 바꾸고, 대기 환경을 바꾼다. 집안의 에너지를 아끼고, 플라스틱 제품 사용 등을 줄여나가며, 각종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모든 노력들이 기후변화를 제어할 것이다.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 실험도 보다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기본소득 모델을 둘러싸고 새로운 상상력이 가미돼야 한다. 어차피 지급할 기본소득에 일부 조건을 달아 사회 전체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 수 있다면 적극 검토해 볼 만하지 않은가. 녹색참여소득을 제안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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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전 대변인,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까페2 진행자 정의당 교육연수원장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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