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기꾼이 아니다. 방송에 나온 자극적인 일부분만 보고 인격 전체를 모욕하는 것이 안타깝다." -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한 뚝섬 장어집 사장의 개인방송 중에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아래 <골목식당>)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뚝섬골목 편'에 출연했던 일부 출연자들이 방송에서 악의적인 편집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아프리카TV 개인 방송을 통해 <골목식당>에 불만을 제기한 이들은 '뚝섬골목 편'에 출연했던 장어집(현 포장마차로 업종 변경)과 경양식집 사장이다. 이들은 <골목식당> 출연 당시 음식의 맛은 물론 기본적인 위생조차 지키지 않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질타를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장어집 사장은 지난 28일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해 <골목식당> 출연 당시 논란이 되었던 장어 가격, 전자레인지 사용, 미역국 등에 대해 해명했다. 이어 "사람들 눈에 악의적으로 보이게 (제작진이 방송을) 조작했다. 결국 (방송 이후) 우울증,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고 토로했다. 최근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경양식집 사장은 "<골목식당>을 둘러싼 논란을 밝히는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골목식당>에 출연한 일부 사장들의 폭로에 대한 여론은 아직 부정적이다. 특히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한 뚝섬 장어집, 경양식집은 방송 당시 불성실한 장사 태도로 도마 위에 오른 전력이 있었기에, 일각에선 이번 폭로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진 것도 <골목식당>의 편집 때문이라고 항변한다.

'빌런'과 논란을 먹고 사는 <골목식당> 
 
 지난 28일 인터넷 개인 방송에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뚝섬 장어집 사장(현 포장마차로 업종 변경)

지난 28일 인터넷 개인 방송에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뚝섬 장어집 사장(현 포장마차로 업종 변경) ⓒ 아프리카TV

 
<골목식당>을 둘러싼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2주 전 방송을 마친 '청파동 하숙골목 편'에서는 피자집, 고로케집의 출연 자격 논란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포방터 시장 편'에서는 홍탁집(현재 닭요리 전문점으로 업종 변경) 아들 사장이 불성실한 장사 태도를 보여 시청자들의 비난을 샀다. 사실 <골목식당>에는 매 에피소드마다 백종원과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출연자가 등장했다. 백종원과 시청자들의 뒷목을 잡게 하는 몇몇 출연자들의 상식 밖 행동과 기만 행위는 바로 화제가 됐고, <골목식당>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덩달아 올라갔다. 

당초 <골목식당>은 골목 상권을 살리고, 식당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요식업 종사자에게 도움을 주는 좋은 취지로 시작됐다. 그러나 시청자와 누리꾼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게 된 계기는, 백종원의 솔루션에 마지 못해 응하다가 결국 거부한 충무로 국숫집 사장의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부터였다.

당시 국숫집 사장은 육수 대결에서 지면 백종원의 방식을 따르겠다고 약속했지만 갖가지 핑계를 대며 육수 솔루션은 거부했다. 그러면서도 신 메뉴 개발을 요구하는 다소 황당한 태도로 도마에 올랐다. 백종원과 국숫집 사장의 갈등을 다룬 영상은 조회수 수백만을 돌파하는 등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후에도 '해방촌 편' 원테이블 등 음식 장사의 기본기조차 갖추지 못한 사장들이 연이어 논란을 일으켰다.

본격적으로 <골목식당>에 요주의 인물들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은 '뚝섬 골목 편' 부터다. 출연자 전원 장사 경험이 부족한 초보 사장님으로 구성된 이들은 모두 백종원에게 장사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잔꾀만 앞선 어리숙한 장사 태도로 수많은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후 시청자들의 관심이 늘어났다.

골목상권 살리는 취지는 좋았는데...
 
 지난 28일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문제점을 알리는 유튜브 개인 채널 개설을 예고한 뚝섬 경양식집 사장

지난 28일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문제점을 알리는 유튜브 개인 채널 개설을 예고한 뚝섬 경양식집 사장 ⓒ 뚝경TV

 
방송이 인기를 끌수록 논란이 되는 출연자의 강도도 점점 세지고 있는 추세다. <골목식당> 초창기만 해도 방송에서 논란이 되었던 출연자는 백종원이 제시한 솔루션을 두고 그와 대립각을 세우는 정도였다. 하지만 '뚝섬 편' 이후에는 장사 경험이 부족하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맛을 내지 못하면서도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거나 백종원에게 대항하는 출연자에게 더욱 논란의 초점이 맞춰진 상태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청파동 편' 피자집은 맛, 조리시간, 위생, 장사 태도, 서비스 등 어느 하나 개선하지 못했다.

<골목식당>에 출연한 모든 식당이 부정적인 논란을 일으킨 것은 아니다. 포방터 시장 돈가스, 청파동 냉면, 버거집, 회기동 피자집처럼 어려운 장사 여건 속에서도 음식에 대한 열정과 철학을 지켜온 숨은 고수들은 시청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성내동 분식집, 회기동 고깃집처럼 최선을 다해 가게를 운영하고 있지만 장사에 대한 노하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출연자들도 있었다. 이들은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여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임대료 폭등, 최저임금 상승, 경험 부족 등 여러가지 이유로 식당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요식업 노하우를 알려 준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이 가진 순기능도 상당하다. 수많은 논란 속에서도 <골목식당>은 사람들이 몰랐던 숨겨진 맛집을 발굴하고, 식당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에게 제시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그렇다고 한들, 골목마다 논란이 될 만한 출연자들을 섭외해서 화제성과 피로감을 동시에 유발하는 <골목식당>의 문제점까지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 뚝섬 장어집, 경양식집 사장의 폭로에 대한 진위는 가려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매 골목마다 문제적 출연자들의 등장에 집중한 <골목식당> 제작진의 행보를 비추어봤을 때, 이미 예견된 사태라고 볼 수도 있다. <골목식당>을 둘러싼 여러 말들에 대한 제작진의 책임있는 해명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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