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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개발, 대량의 개인정보 판매뿐 아니라 개인정보를 활용해 개인의 신용도나 질병 위험을 판단한 뒤 대출거절, 금리인상, 보험료 인상으로도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
 기업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개발, 대량의 개인정보 판매뿐 아니라 개인정보를 활용해 개인의 신용도나 질병 위험을 판단한 뒤 대출거절, 금리인상, 보험료 인상으로도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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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20세기에는 원유가 돈이었다. 21세기에는 빅데이터가 돈이라고들 한다.
  
근데 빅데이터 보유량은 이미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동통신 신용카드 은행 쇼핑몰 포털 SNS 등을 운영하는 대기업들은 방대한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이걸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도 만들어낸다. 소비자의 구매이력 등을 추적하여 필요로 하는 상품을 척척 추천한다. 지역별 주문량 등을 측정하여 소비자 인근에 상품을 보관했다가 곧바로 배송한다. 중소기업이나 신규 사업자들은 출발선부터 뒤처져 있다. 감히 시장에 진입할 엄두도 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대기업들만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한국경제는 성장률도, 수출도 경제강국들 중에선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경제위기라고 말한다. 장사가 안되고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수출대기업, 정규직 노동자, 땅부자들에게만 돈이 몰려 있는 양극화 때문이다. 빅데이터는 이러한 양극화를 더욱 악화할 게 자명하다. 경제성장을 지속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가난해질지 모른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 빅데이터의 활용을 둘러싸고는 논쟁이 뜨겁지만 데이터 경제의 어두운 미래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빅데이터는 나의 데이터들이 모인 것이다. 당연히 원소유권은 내게 있다. 원유를 사다가 석유제품을 만드는 사업과 비교해보자. 원유인 빅데이터를 사가려면 나한테 동의를 받은 뒤 대금을 지불해야 한다. 석유제품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는 건 그 다음 단계의 기업 몫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나의 소유물인 빅데이터를 마음대로 활용하게 해달라고 하고 있다.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말도 없다. 기업들만 배불리고 원소유자는 빈털터리가 되는 이 현실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그래서 빅데이터은행이 필요하다. 국가예산을 투입해서 누구도 침범하지 못하게 탄탄하게 만들어야 한다. 개인정보가 철저하게 보호되도록 시민사회-전문가 등이 두루 참여하는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토대 위에서 누구든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발생한 수익의 상당 부분은 소유권자인 우리에게 배당해야 한다. 이게 공평하다. 그래야 경제력 집중과 양극화도 완화되고 대다수의 보통 시민들도 이익을 공유할 수 있다.

그러나 중대한 문제가 남는다. 이미 빅데이터를 다량 보유한 대기업들이 빅데이터은행으로 이관하는데 동참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절대 그럴 리가 없다는 의견이 대세이다. 방법이 있다. 빅데이터가 다량 생성되는 이동통신, 신용카드, 쇼핑몰/홈쇼핑 등의 분야에 빅데이터 공유에 동의하는 새로운 기업이 진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업종은 인허가제로 경쟁이 제한되므로 일단 진입하면 조기 안착을 기대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대대적으로 동참하면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빅데이터은행에는 더욱 다양한 데이터들이 모임으로써 경쟁력이 강화된다. 기존 사업자들은 자기 빅데이터를 끌어안고 소멸할 것인가, 빅데이터은행에 동참할 것인가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커머스와 콘텐트 부문의 공유플랫폼을 곧바로 추진하자고 제안하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현실성이 있느냐고 묻는 이들이 있다. 그럼 빈부격차와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공동체가 붕괴하는 걸 현실이기 때문에 앉아서 받아들일 것인가? 소비자가 뭉치면 새로운 현실에 다가설 수 있다. 국가가 손을 잡아주면 완전한 현실이 된다. 커머스와 콘텐트 공유플랫폼이 그 씨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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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1997 : 한국일보 사회부/편집부 기자, 런던특파원, 뉴미디어 총괄팀장 소비자주주협동조합 http://cresum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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