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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아기였던 때가 있고, 어린이였던 때가 있고, 청소년이었던 때가 있다. 그리고 모두 나이가 먹으면 저절로 성장하면서 어른이 된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아이를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어른이 되고 나면 아이였을 때 느꼈던 다양한 감정과 혼란을 잊어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아이가 아이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것과, 어른이 아이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어른은 어른만의 관점으로 아이를 바라보기 때문에 아이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른은 자신이 느낀 것과 아이가 느낀 것을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심지어 부모라고 하더라도 아이가 하는 행동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를 수 있다.

아기를 낳고 키워서 어른으로 양육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부모가 아이를 잘 양육하기 위해서는 아이를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 부모가 아니더라도 하나의 생명인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을 제대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를 도와주는 책이 '양육 쇼크'다.

 
 양육쇼크
 양육쇼크
ⓒ 포브론슨애쉴리메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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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육 쇼크'(원제 Nurture Shock)는 전통적으로 부모들이 가지고 있던 아이와 청소년에 대한 관념에 의문을 던지는 책이다. 이 책은 전세계 60개국에서 7천명이 넘는 학자들이 아이들에 대해 연구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연구에 참여한 사람 중에는 한국인인 아주대학교 교육대학원 김주후 교수도 있다. 

양육 쇼크가 전해주는 연구 결과는 아이들에 대한 편견을 깨주는 것이 많다. 일례로,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만에 하나 자신의 자녀가 거짓말을 하더라도 거짓말인지 아닌지 부모인 자신이 척 보면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생각은 부모에 대한 신화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어린 아이들도 거짓말을 하며 부모는 그런 거짓말을 절반보다 약간 넘는 확률로밖에 알아채지 못한다.

책은 아이들이 어린 나이인 만 4세 무렵에도 거짓말을 하며, 아이들이 부모에게 거짓말을 하는 경우는 대부분 규칙위반을 은폐하기 위해서임을 지적한다. 부모들은 자녀의 거짓말을 포착해낸 경우, 이를 거짓말에 대한 교훈을 가르치는 기회로 삼는 경우가 1%도 안 된다고 한다. 부모들은 애초의 규칙위반만 혼을 내고 실패한 은폐에 대해서는 꾸짖지 않는데, 아이들의 관점에서 이는 거짓말을 시도한 것에 대해 아무런 지적을 받지 않는 것이 되는 것이다.

책은 거짓말이 어려운 사회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성공적인 전략으로 사용되었다면 점점 거짓말에 집착하게 될 수 있으므로, 사면의 약속과 좋은 방법을 알려주기를 권한다.
 
아이들에게 정말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말은 "네가 엿보았다고 해도 화내지 않을게. 사실을 말하면 엄마는 정말 기쁠 거야"이다. 이는 사면의 약속과 좋은 방법을 동시에 알려주는 말이다. (중략)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진실을 말하면 부모를 행복하게 해줄 거라고 말해주는 것은 아이들이 원래 품고 있었던 생각, 즉 진실을 말하는 게 아니라 좋은 소식을 말하는 것이 부모를 행복하게 해줄 거라는 생각에 도전장을 던져주는 것이다. -99P

또한 책은 부모들이 서로간의 다툼을 자녀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애를 쓰더라도, 45% 정도는 아이들에게 목격당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어떤 부모는 말다툼을 자녀가 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다툼을 시작한 후에 자리를 이동할 수도 있다. 책은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가 서로 다정한 모습을 보였을 때만큼이나 다툼 뒤 문제가 해결된 상황에서 똑같이 안정감을 느낀다고 지적한다.
 
이런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자녀를 의식하고 말다툼 도중에 2층으로 올라가버리는 부모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녀에게 "엄마 아빠 이제 화해했어"라고 말해주지 않을 경우 더욱 그렇다. 커밍스 박사는 또한 부부가 자녀가 없는 곳에서 다툰 경우 아이는 싸움 장면을 전혀 보지 못했겠지만, 뭔가를 눈치 채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248P
 
또한 이 책은 부모가 아이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하지 말라고 가르치더라도, 아이들은 계급적 지위를 갖기 위해 부모의 메시지를 무시할 수 있음을 언급한다. 아이들은 부모가 이런 행동을 나쁘게 여긴다는 것을 알고도, 또래의 존경심과 경외심을 얻기 위해서 공격적 행동을 할 수 있다. 공격적인 행동은 어른들에게 반항하는 독립적이고 성숙한 태도로 여겨지고, 공격적인 아이라고 해서 항상 악마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양한 연구 결과에 대해 언급한 후, 책은 마지막으로 두 가지 점을 명심하기를 권한다. 첫째는 어른들에게 효과가 있는 일은 아이들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효과가 있다는 추측을 철회하라는 것이다. 어른이 수면 시간을 덜 써도 견딜만 하다고 해서, 아이들에게도 그런 것은 아니다. 또한 어른의 지능이 안정적이라고 해서 아이들의 지능도 항상 안정적인 것은 아니다.

둘째는 긍정적인 특성이 아이들의 부정적인 행동을 쫓아주고 없애줄 것이라는 추측을 철회하라는 것이다. 선악 이분법의 오류를 피하고, 좋은 것과 나쁜 것이 반드시 어느 한 가지 스펙트럼의 반대편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주는 책이기 때문에 학부모가 아닌 사람이어도 읽을 가치가 있다. 자신의 생각과 책의 주장을 대조해 보면서 사고를 수정할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책의 부제는 '아이들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다. 부모이든 아니든, 이 책을 읽고 나면 가지고 있던 아이들에 대한 관점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 제시하는 연구 결과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감을 잡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도 거짓말을 잘 하고, 부모는 이를 눈치채기 쉽지 않으며, 어른과 아이는 같은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 잘 알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각종의 연구 결과를 통해서 과학적으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근거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평소 자신의 육아관이나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면 책이 말하는 바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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