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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5기 대표로서 노동자와 연대하며 투쟁의 삶을 살았던 그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3.1운동의 근원적 동력의 바탕이 되었던 동학농민운동의 역사적 의의를 세상에 알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이용길 회장 노동당 5기 대표로서 노동자와 연대하며 투쟁의 삶을 살았던 그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3.1운동의 근원적 동력의 바탕이 되었던 동학농민운동의 역사적 의의를 세상에 알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이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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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배웠던 역사는 과연 진실일까. 어느 부분이 사실에 기반한 기록이고 어느 부분이 왜곡된 것일까. 지나간 사료들을 모아 역사를 객관적으로 바로잡는 작업은 민족의 뿌리와 근간을 되찾는 일과 같다.

역사를 잊은 민족이 되지 않게, 묻히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겠다고 나선 단체가 있다. 지난해 12월 창립한 천안역사문화연구회(이하 연구회)다. 충남 천안지역 역사를 바로잡자는 움직임을 이끌며 의미 있는 활동들을 꾸준히 펼쳐나가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는 연구회다.

이 연구회는 한때 노동당 5기 대표로도 활동하며 노동자와 연대하며 투쟁하던 삶을 살았던 이용길 회장과 천안지역의 바른 역사관 정립에 나서겠다며 뜻을 같이 한 시민들이 참여한 단체다. 이용길 회장을 만나 연구회가 해온 일과 앞으로 힘써나갈 활동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들었다.

 
천안역사문화연구회창립총회에 같이 열린 기념토론회에서는 세성산 동학 격전지 등 동학농민혁명운동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 천안역사문화연구회 창립총회 천안역사문화연구회창립총회에 같이 열린 기념토론회에서는 세성산 동학 격전지 등 동학농민혁명운동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 천안역사문화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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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역사문화연구회는 어떤 단체이며 창립 계기는 무엇인가?
"객관적인 사실을 근거로 역사 정의를 실현하고자 노력한 임종국 선생의 역사 정신에 따라 천안지역 근현대역사를 바로 세우려고 노력하는 시민들의 모임이다.

20여 년 전 천안시가 '천안100년변천사'라는 책을 발간했는데 그 역사해석이 식민사관으로 일관했고 오류투성이로 밝혀졌다. 당시 천안민협 등 시민단체들의 격렬한 항의로 공식적으로 폐기했다. 그때 천안지역 근현대역사는 우리 손으로 다시 쓰겠다고 한 결심을 실천하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노동운동과 진보정당 운동에 평생을 진력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산재한 지역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한 교훈과 지혜를 구하려면 역사 정의를 바로 세워야겠기에 천안역사문화연구회 창립에 나섰다."

-. 우리나라 역사 현주소에 대한 연구회의 견해는?
"우리 근현대역사는 식민사관으로 왜곡됐고 독재와 반공세력에 의해 굴절되어 왔다. 국정교과서 파동에서 봤듯 이러한 음모는 현재진행형이다.

천안지역 향토사는 이러한 일반적인 역사학계 흐름과 완벽하고 일관되게 관철되어있다. 천안이 '민족운동의 고향'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러울 지경으로 현재 지역 정세에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 천안 향토사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동학농민혁명 전 과정에서 주목받는 최북단 격전지인 세성산이나 동학사상의 주요한 진원지라 할 동경대전 간행처에도 표지판 하나 세우질 않았다.

전국적인 시민 모금으로 제작한 임종국 선생의 조형물은 천안시의 비협조로 불법적으로 건립되었다가 이후 조례가 제정되어 양성화된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다. 또한 남북을 통틀어 대문호라고 평가받는 민촌 이기영 선생의 기념사업은 논의된 사실조차 없다. 부끄러운 일이다."

-. 창립준비과정 중에도 많은 일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봄 회원 조직부터 연말 창립까지 시민사회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역사가 단순히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규정하고 작동하는 근거이고 동력임을 확인했다. 지역의 근현대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핵심 의제를 발굴하고 추진하는 보람된 과정이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던 천안지역 4·19혁명 김영기 학생 열사 추도식을 시작으로 독립영화 '해원'을 공동체 상영했다. 또 직산지역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매장 추정지를 찾아내 공개하고 위령제를 지냈다.

8.14 '위안부의 날'에는 평화공원 소녀상에서 국립망향의 동산 위안부묘역까지 걷는 길을 '천안평화나비길'로 명명하고 평화행진을 진행했다. 민촌 이기영 선생 추모제와 제1회 동학농민혁명 '세성산 문화제'를 치렀다. 또한 '민촌 이기영 고향길'과 '동학 3.1혁명길'을 개척하여 시민들과 함께 정기적인 역사문화 답사를 진행하고 있다."

-. 연구회 활동 방향과 주요사업은?
"천안지역 근현대역사에서 왜곡 은폐 축소된 사건과 인물들을 집중 재조명해 사실에 입각한 근현대역사를 새로 쓸 계획이다. 평등사상의 혁명적 주창자인 홍대용 선생과 동학농민혁명의 지도자들인 이희인 대접주나 김복용 장군 그리고 상해임시정부 대부인 석오 이동녕 선생, 3.1혁명 유관순 외 김구응 등 47 열사들의 행적을 객관적으로 밝히겠다. 임종국 선생의 역사연구 성과와 민촌 이기영 선생의 문학적 업적도 재조명할 것이다.

반면 천안의 인물로 여기저기 사진이 내걸린 이범석과 조병옥은 그들이 현대사에 끼친 영향을 객관적으로 밝혀 재평가해야 한다.

아우내와 양대리 등 3.1만세혁명은 동학농민혁명을 배제한 채 유관순 열사 1인으로 상징화되었다. 직산 금광 노동자들의 강제노동과 자원수탈 역사는 언급도 되지 않았다. 직산지역 등 민간인학살매장 사건은 은폐돼 억울한 영혼들이 구천을 떠돌고 있다. 이러한 사건과 인물들을 객관적이고 입체적으로 연구하고 정확하게 재구성하고 기록해 살아있는 오늘의 교훈으로 새겨야 한다."

 
갑오농민전쟁 124주년을 맞이해서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합동 위령제를 지내고 나 후 기념사진
▲ 세성산 전투 희생자 합동 위령제 갑오농민전쟁 124주년을 맞이해서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합동 위령제를 지내고 나 후 기념사진
ⓒ 노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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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성산 격전지에 대한 계획을 말해달라.
"세성산 격전지를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으로 조성해 자랑스러운 역사로 되살려야 한다. 기념탑, 기념관과 수련 시설 등을 짓고 세성산을 생태역사 산책로로 조성하면 시민과 청소년들 역사학습은 물론 동학농민혁명 역사조명의 주요거점이 된다. 독립기념관과 아우내 3.1혁명과 연동하면 전국적인 역사교육과 관광의 메카가 될 것이다.

충남이 독립기념관 내에 '3.1만세 운동 100주년 기념 평화의 집'을 짓겠다고 하는데 왜곡된 역사를 재생산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 아우내만세운동을 재조명하려는 이유와 계획은 무엇인가?
"아우내와 함께 입장, 목천지역에서 벌어졌던 천안지역 3.1운동 전개 조직과 세력, 인물들의 전모를 객관적인 사실에 따라 밝혀내야 한다. 인근 세성산에서 패퇴한 동학 농민들이 3.1운동의 조직과 전개 과정에 어떻게 참여했고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중요한 연구과제다.

올해는 아우내에서 만세운동이 실제로 일어났던 4월 1일을 중심으로 '3.1혁명 100주년 기념 아우내 4.1문화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유관순 열사의 공적을 깎아내릴 이유가 없다. 하지만 우리 지역 3.1혁명의 모든 원인과 결과가 유관순만으로 상징화된 것은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고 왜곡과 과장의 의혹을 지울 수 없다."

 
민촌 이기영 34기 추모제를 마치고 남은 참여자들과 함께 한 기념사진
▲ 민촌 이기영 34기 추모제 민촌 이기영 34기 추모제를 마치고 남은 참여자들과 함께 한 기념사진
ⓒ 노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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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촌 이기영 추모제 등 기념사업은 어떤 가치가 있나?
"민촌 이기영 선생은 일제강점기 '카프문학'을 주도한 사실주의 문학의 대가다. 해방 후 북한 문화예술을 주도하면서 탁월한 문학적 성취를 이루어낸 대문호다. 이기영 작품의 주요배경인 안서동과 유량동은 어린 시절 그가 자랐던 곳이다. 문학적 불모지 천안의 대표적 작가이고 천안의 문학적 자산이다. 민촌의 생애와 작품을 복원하는 일은 남북 화해와 평화를 실현하려는 시대정신으로 봐도 적절하고 중요하다."

-. 고향길과 혁명의 길 걷기를 추진하는 이유는?
"'민촌 이기영 고향길'은 태조산 자락의 산과 내와 들을 따라서 민촌의 생애와 작품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풍부한 이야기와 볼거리가 있는 테마둘레길이다. 이 길을 걸으면 민촌의 작품성과 한층 가깝게 만나게 된다. 민촌문화제를 추진하고 민촌문학상 제정을 논의하며 민촌문학비와 민촌문학관 건립계획이 나올 수밖에 없다.

'동학3.1혁명의 길'은 동학농민혁명 최북단 격전지인 세성산에서 3.1만세운동의 상징적인 장소인 아우내장터까지 걷는 역사테마길이다. 세성산 능선길과 아우내 물길과 들길을 따라 걷는다.

1894년 세성산 동학농민군들의 횃불이 25년 후인 1919년 아우내장터의 만세혁명의 함성으로 터져 나오는 역사 시간여행을 한눈에 체험하는 근현대역사 체험 둘레길이다. 이 혁명의 길을 걸으면 미완의 혁명들이 남겨 놓은 과제를 명상하고 이 시대 진정한 혁명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 지난해 발견된 직산 민간인학살 매장지 발굴 추진상황은 어떤가?
"매장 추정지를 언론에 공개하고 학살희생자 위령제를 지낸 후 천안시 관련 조례 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충북대 박선주 교수팀과 정밀 답사를 벌였으나 유해 등 근거는 밝혀지지 않았는데 이번 동절기에 폐금광터 등 추가 매장지를 찾아볼 예정이다. 천안시 조례가 제정되어 본격 발굴작업을 벌일 때까지 필요한 일들을 추진해나가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천안아신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이용길 회장, #천안역사문화연구, #민촌이기영고향길, #동학농민혁명운동, #3.1운동 10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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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과 천안 아산을 중심으로 한 지역소식 교육 문화 생활 소식 등을 전합니다. 지금은 출판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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