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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기자
"문재인 대통령님, 작년은 한국 여성들이 목소리를 높인 한 해였습니다. 그 목소리를 전해 들으셨는지요. 한국은 선진국 중에서는 성 격차(성별 불평등)가 가장 심한 사회 중 하나입니다(The gender gap in South Korea is one of the largest in the developed world). 여성이 주요 보직에 있는 비율은 약 2%에 불과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지금 기자님께서 지적하신 문제는, 우리가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새 정부 들어서, 우선 고위공직에 여성들이 더 많이 진출하게 하려는 노력을 비롯해서 여성이 겪고 있는 유리천장을 깨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10일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파란 옷을 입은 <BBC> 기자(왼쪽)는 여성인권 증진과 관련한 조치를 질문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부끄러운 현실’을 인정한 뒤 차분한 표정으로 답변을 이어갔다.
 10일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파란 옷을 입은 기자(왼쪽)는 여성인권 증진과 관련한 조치를 질문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부끄러운 현실’을 인정한 뒤 차분한 표정으로 답변을 이어갔다.
ⓒ 오마이뉴스 유튜브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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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장, 파란 옷을 입은 BBC 기자(여성)는 "문재인 대통령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서투른 한국말로 질문을 시작했다. "작년 한 해는 한국 여성들이 목소리를 높인 해였다. 들으셨느냐"까지도 한국말이었다.

그는 이어 영어를 사용하며 한국 내 성 격차가 매우 심한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조치, 즉 여성 인권 증진을 위한 조치가 있느냐고 질문했다. 한국 사회를 휩쓴 미투 운동(METOO, '나도 고발한다'는 뜻의 성폭력 고발운동)을 의식한 듯, "작년에 거리로 나온 한국 여성들을 세계가 지켜봤다"는 언급도 있었다.

애초 서투른 한국말이 섞인 외신 기자의 질문을 들으며 문 대통령은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러나 웃음기 어렸던 문 대통령의 표정은, 답변할 때는 전과 달리 다소 굳어있었다. 문 대통령은 고개를 숙이고 숨을 고르며 단어를 오래 고민했다. 그리곤 "기자님이 지적하신 문제는, 우리(대한민국)의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말로 답변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부끄러운 현실'을 인정한 뒤 차분한 표정으로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애써온 새 정부의 노력을 설명한 뒤, 성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관련한 답변이다.

"새 정부 들어 유리천장을 깨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년(2018년) 여성 고용률이 높아지는 (효과와), 그와 함께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출산 휴가와 육아휴직을 충분히 사용할 기회 절충의 문제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양성 간의 차이나 다름이 서로에게 불편이나 고통을 주지 않도록 모든 성이 평등하게 함께 경제와 사회 활동,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

이날 여성 인권과 관련한 질문은 이 내용 단 하나였다. 실제로 해마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하는 국가별 성 격차 지수(Gender Gap Index: GGI)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대한민국은 성평등 면에서 전체 149개국 중 115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여성의 경제적 참여, 사회에서 얻는 기회도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였다.

'여성'을 직접 언급한 질문 탓이었는지 곧바로 이어진 질문에서는 '남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난 '20대 남성'에 대한 부분이다. <뉴스1> 기자(남성)는 "대통령께서 매주 국정 지지도를 확인할 듯한데, (문 대통령 지지율 중)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차이가 많다. 조금 억울하실 수도 있을 텐데, 20대 남성들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시라"라고 물었다.

"제가 기회를 드리겠다"는, 기자가 질문 뒤 농담처럼 덧붙인 한 마디에 회견장 기자들 사이에선 순간 폭소가 터졌다. 문 대통령도 미소 섞인 얼굴로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20대 남성) 지지도가 낮다면, 정부가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엄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면서도 "소수자 문제 관련해서는 늘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그 갈등을 겪으며 사회가 성숙한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전체 답변이다.

"국정지지도에 있어 젊은 남녀들 간 젠더 갈등이 심각하고 그 바람에 국정지지도 차이가 나는 것 아니냐 이런 말씀이신데, 그런 갈등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게 저는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가 바뀌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들이고, 예를 들면 무슨 난민 문제라든지 소수자 문제(해결), 늘 이런 데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갈등을 겪으며 사회가 성숙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 갈등 때문에 지지도 격차가 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20대 남성) 지지도가 낮다면 뭔가 정부가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엄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만약 20대 남녀의 지지도 차이가 있다면, 우리 사회가 보다 희망적인 사회로 가고 있느냐, 아니면 희망을 못 주고 있느냐라는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그런 사회, 보다 더 잘 소통하려는 그런 노력을 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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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자.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자세히 보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A political reporter. I'm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