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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스타트업인의 쓸쓸한 뒷모습
  어느 스타트업인의 쓸쓸한 뒷모습
ⓒ 스쿱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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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이런 '슬픈' 문구의 티셔츠가 온라인상에서 인기몰이 했다. 스타트업이 과연 뭐 길래 불효의 아이콘이 된 걸까? 

스타트업?

대한민국에서 하루에 몇 개의 기업이 만들어지고 있을까? 2017년 창업기업의 수는 98,330개로 하루 평균 약 270개의 기업이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이런 신생 창업기업들을 모두 '스타트업'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그럼 과연 '스타트업'이란 무엇일까?
"스타트업이란 신생 창업기업을 뜻하는 말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보통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기술과 인터넷 기반의 회사로 고수익 · 고위험 · 고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 시사상식사전/박문각 


대략 의미만 놓고 보면 매우 좋은 말 같이 들린다. 기술과 인터넷 기반에, 고수익 고성장이라니! 물론 문제는 그사이 버젓이 자리한 '고위험'에 있다.

스타트업의 현실 - 스타트업이 불효의 아이콘이 된 이유

데스벨리(Death Valley)라는 말을 들어 본 적 있는가? 창업기업 중 80%는 2년 내에 폐업을 하기 때문에 초반 1~3년의 성장 정체기를 '죽음의 언덕'이라는 무서운 단어로 부르고 있다. 언론 기사를 보고 주위를 보면 다들 창업을 해서 성공하고 큰돈을 버는 거 같지만 대부분의 회사가 마주한 현실은 차갑기만 하다. (망하는 회사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의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망하지 않을(!) 크고 믿을만한 회사에 들어가 따박따박 월급을 받으며 안정적으로 살길 바란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세계는 발을 내딛는 순간 엄청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모험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물론 스타트업 창업가와 직원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요즘 건실한 스타트업은 대기업 뺨치는 복지와 연봉을 자랑하고 있고, 나름 취준생들 사이에서도 선망의 대상이긴 하나, 여기서는 스타트업 창업가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려 한다.)  
 
   창업 시까지 대부분의 자금 조달은 자기부담으로 행해지고 있다.
  창업 시까지 대부분의 자금 조달은 자기부담으로 행해지고 있다.
ⓒ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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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자기 돈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대부분의 창업가는 본인의 자금으로 회사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는 현실이고, 폐업 시 많은 부담이 창업가에게 돌아간다. 물론 지금은 업력 7년 미만의 창업기업은 정책자금의 연대보증이 면제되고,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과 대통령 공약들을 통해 연대보증 완전폐지를 추진하고는 있으나 창업 시의 자금부담은 창업자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새로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돈과 퇴직금, 전세자금, 배우자 자금, 부모님 자금, 개인대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끌어올 수밖에 없게 된다. 거기에 한동안 월급이나 수입을 기대할 수 없는 삶이 지속되니 '스타트업 = 불효'가 성립하게 된 것이다. ("결혼은 대체 언제 하니" 란 소리를 듣는 것은 덤이다.)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은 많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러한 어려움을 알고, 다양한 지원 사업을 통해 스타트업 창업을 장려하고 또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18 업무계획을 통해 다양한 창업 활성화, 벤처캐피탈 시장 활성화, 재도전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했다. 고용노동부는 중소기업에서 청년직원 채용 시 보조금을 주는 등 중소기업의 일자리확대와 고용안정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만들고 있다.

창업지원 사업이 적지 않음에도 많은 창업기업들이 이러한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자격이 안 되거나 떨어지거나, 또는 전혀 알지 못해서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요즘은 정부와 지자체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다양한 창업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지원 사업들은 발로 뛰며 찾아보고 아는 것이 힘이고, 가만히 있는다고 누가 떠먹여 주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K스타트업과 같은 곳에서는 다양한 창업지원 사업을 모아 소개하고 있다. 창업에 관심 있거나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두길 추천한다.

 
   자료 : 2017 창업기업 실태조사
  자료 : 2017 창업기업 실태조사
ⓒ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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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을 위해 서울에 바라는 점 

많은 이들이 청년창업이 청년실업을 해결해 줄 거라 말한다. 하지만 지금 스타트업의 현실을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더 많은 기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년들이 스타트업에 도전했을 때 더 오래 생존하고, 보다 나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하다.

일자리, 고용안정 등의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포함하여 서울시에서 크게 3가지를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첫째, 청년들이 마음 놓고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는 창업 공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차고에서 창업 할 조건이 안 된다. (대부분 차고는 구경도 못 해봤을 것이다.) 서울시 차원에서 다양한 창업공간을 만들어 다양한 기업이 싹틀 토양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물론 지금도 서울창업허브, 서울혁신파크, 개포디지털혁신파크, 상암DMC창업센터 등 많은 공간이 있지만, 폭발하는 창업수요를 감당하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서울 각지에서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두 번째로, 초기 기업에게 사업비를 지원하여 시제품(MVP)을 만들게 하고 시장에 안착하도록 만드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 많은 청년 창업가들이 아이디어는 있으나 시제품을 만들지 못해서 아이디어를 발휘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스타트업에서는 시간이 곧 돈이고 생명이다. 초기에 빠른 제품출시를 통해 창업자들이 시장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창업 관련 규제완화와 절차의 간소화가 필요하다. 물론 서울시에서 절차나 시스템을 정비해두었지만 보완해야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HWP만 사용하는 지원서, 불필요한 서류 등 이해할 수 없는 절차들이 여러 곳에서 존재한다. 서울이 민간의 기준을 넘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수준의 혁신을 이루려면 많은 벤치마킹과 변화가 필요하다.​​
 
   조금 '덜' 불효하는 청년 창업가를 꿈꾼다.
  조금 "덜" 불효하는 청년 창업가를 꿈꾼다.
ⓒ 러스트 원작 : 오카노 테츠, 패러디 :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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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여, 우리를 조금 '덜' 불효하게 해주세요!

2019년 출범하는 '서울시 청년자치정부'는 많은 청년들의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 나 역시 청년 창업가 중 한 사람으로 서울시 청년자치정부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시대에 스타트업 육성과 산업의 혁신은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청년의 미래를 준비하고 더 나은 내일을 함께할 청년자치정부는 서울시 청년들의 현실을 세부적이고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창업정책을 펼치길 희망한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에 도전해도 조금은 '덜' 불효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해당 칼럼은 서울청년정책LAB 블로그 및 페이스북을 통해 2018년 12월 4일 발행된 칼럼입니다.


태그:#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서울청년정책LAB, #청년창업, #청년창업가,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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