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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배경으로 나오는 갯골생태공원 '흔들 전망대'
 드라마의 배경으로 나오는 갯골생태공원 "흔들 전망대"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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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와 박보검이 출연하는 로맨스 TV 드라마 '남자친구'에 반가운 풍경이 나와 눈길을 사로잡았다.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갯골생태공원(시흥시 동서로 287(장곡동))으로 150만㎡(약 45만평)이나 되는 드넓은 공원이다. 갯골, 갈대숲, 들판, 염전 등이 펼쳐진 곳으로 공간이 넓다 보니 산책은 물론 자전거 탄 시민 심지어 말을 타고 공원을 달리는 사람들도 있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생태공원으로 멀리 오이도(시흥시 정왕동) 앞 바닷물이 갯골을 따라 들어와 갯벌과 물길이 생성된 곳이다. 다양한 동식물이 살고 있어 해양수산부에서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하루 두 번 밀물 땐 갯골의 물줄기도 넘칠 듯 수위가 높아진다.
  
자연미가 남아있는 생태공원.
 자연미가 남아있는 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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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와 갯골을 지나는 산책로.
 갈대와 갯골을 지나는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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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사이로 생기는 넓고 깊은 골이 주변의 갈대들과 어우러져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채로운 공간이다. 풍성한 갈대숲과 오리들의 재밌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머리 위로 철새들이 힘차게 날아다니고 있어 겨울에도 산책하기 좋다. 일제강점기 때 조성한 염전과 소금창고도 남아있어 이채로움을 더한다. 다른 계절엔 시민들에게 체험공간이 되는 곳이다.

갈대숲 사이 길을 실컷 걸었다. 갈대에서 나는 쌉쌀한 향과 발에 닿는 푹신한 흙길의 감촉이 참 좋았다. 갈대 숲 사이 오솔길엔 갯골생태공원에 담긴 공기와 냄새로 그득했다. 갈대 숲 사이로 희끗희끗 비추는 햇살이 반갑고, 바람이 불어 올 때면 흔들리는 갈대 줄기가 빗소리처럼 귓가에 맴돌았다.
  
말을 타고 산책할 수 있는 드넓은 들판이 있는 공원.
 말을 타고 산책할 수 있는 드넓은 들판이 있는 공원.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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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신한 흙길이 좋은 갈대 숲 사이 오솔길.
 푹신한 흙길이 좋은 갈대 숲 사이 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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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일 것 같은 바람에도 여러 유형이 있음을 알게 됐다. 얕은 바람, 깊은 바람, 편안한 바람, 묵묵한 바람, 기이한 바람...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말을 실감했다. 빛이 채 스미지 못한 어스름한 갈대 숲속엔 신비함이 가득했다. 지난 가을 보았던 고라니가 나타난다 해도 이상할 것 없는 풍경이었다. 추억으로 남기고 싶은 기억의 조각이 하나 더 늘어난 기분이다.

극중에서 송혜교가 "우리 어디 가는 거예요?"라고 묻자, 박보검은 "바람 불어 좋은 곳이에요"라고 대답을 했다. 아마 갯골생태공원의 랜드마크 '흔들 전망대'를 말하지 싶다. 공원 중앙에 높다랗게 솟은 이 목조 타워 전망대는 꼭 올라가봐야 한다. 22m 6층 높이로 원형의 나무 계단을 따라 빙글빙글 돌다 보면 어느새 꼭대기에 다다른다.
  
갯골생태공원의 랜드마크 흔들 전망대.
 갯골생태공원의 랜드마크 흔들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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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과 바람이 좋은 흔들 전망대.
 풍경과 바람이 좋은 흔들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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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만든 전망대라 그런지 걸음을 뗄 적마다 이름처럼 흔들거리는 기분이 들었는데 무섭기보단 흥미진진하다. 너른 갈대숲, 염전, 들판까지 한 눈에 탁 펼쳐지는 게 장관이다. 높다란 전망대 덕택에 하늘 위로 날아다니는 철새들의 모습과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핫팩삼아 가지고 간 뜨거운 커피의 맛과 향이 유난히 그윽했다.

언젠가 닿은 너의 눈 앞 까지 가고 있어 그곳에 멈춰 선 널 바라보고 있어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것은 바로 너
- tvN 드라마 '남자친구' 가운데

태그:#갯골생태공원, #흔들전망대, #시흥여행, #갈대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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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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