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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조위(사회적참사특조위) 안전사회소위 주최로 열린 ‘안전한 사회를 위한 토론회’에 발언한 뒤 얼굴을 감싸며 힘들어 하고 있다.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조위(사회적참사특조위) 안전사회소위 주최로 열린 ‘안전한 사회를 위한 토론회’에 발언한 뒤 얼굴을 감싸며 힘들어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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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전, 컨테이너에서 유치원생 1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유족이 진실규명을 위해 쫓아다닌 건 똑같다." (고석 한국어린이재단)

"강원도에서 산불이 난 적이 있는데, 청각장애로 피해방송을 듣지 못해 결국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서인환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일본에서 홍수가 나서 2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는데, 그중 대다수가 정보와 기동성이 없는 노인들이었다. 같은 재난이 한국에서 벌어져도 똑같을 것이다"(박준기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지하철에서 불이 나면, 다국어 안내판이 없어 이주민들은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왕지현 한국이주여성연합회)


사회적 약자를 위한 안전대책을 말하는 자리에서 쏟아진 성토다.
  
19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포스트타워에서 '안전사회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안전사회 소위원회가 재난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 등을 정부에 권고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이재은 국가위기관리연구소장(충북대 행정학교 교수)은 '재난관리에서의 사회적 약자 보호 방안'이란 주제로 발제에 나서 우리나라 대형 재난의 피해 특징과 사회적 약자 문제를 짚었다.

이 소장은 "국내 자연재난의 경우 집중호우의 피해가 빈번하며, 인명피해는 상대적으로 작으나 이재민 발생 등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라며 "반면, 사회재난의 경우 다중 밀집 대형화가 빈번해 재산피해보다는 인명피해가 큰 특징을 보인다"라고 했다.

이어 "대형재난 발생 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명확한 피해 발생 DB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피해 발생의 정도, 유형과 특징을 파악하는 과정 없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재난 안전관리 서비스 제공은 모호한 정책적 논의에 그칠 개연성이 높다"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다고도 했다. 이 소장은 "미국은 특별한 요구(Special Needs)의 개념적 범주를 통해 국가재난대응계획을 마련하고 일본도 지역 방재기본계획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과 정책설계를 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한국은 아직 구체적인 정책의 형태나 실제 사고사례를 통해 볼 때 명확한 지원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가 '사회적 약자'라는 용어를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소장은 "미국, 일본과 달리 한국은 안전취약계층, 구호약자, 재해약자라는 용어가 혼용해 사용되고 있다"라며 "지원체계 개선을 위해서는 외국인, 수감자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 소장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도 개선을 위해 ▲정책 대상으로서 관리방식 개선 ▲인권 보호에 대한 사회적 합의 ▲매뉴얼 및 교육 훈련 개선 ▲지원정책 개선 ▲장비와 대피소 등 마련 등 5가지 정책을 제언했다.

이 소장은 "재난 발생시 발견될 수 있는 사회적 약자의 취약성 정보를 파악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고, 재난 특히 구조기관 등에 이를 공유해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재난 피해자의 생명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사회적 합의 과정을 통해 구조자가 피해자의 인권 보호를 고려하고 보장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전복지, 기업윤리 - 안전한 사회를 위한 토론회’가 19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국제회의장에서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조위(사회적참사특조위) 안전사회소위 주최로 열렸다.
 ‘안전복지, 기업윤리 - 안전한 사회를 위한 토론회’가 19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국제회의장에서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조위(사회적참사특조위) 안전사회소위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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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사회적 약자의 상당 부분은 사회복지시설을 포함한 취약한 시설에서 생활하거나 상당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들 생활공간에서 활용 가능할 수 있도록 교육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영세한 지원시설을 중심으로 재난안전 대비를 위한 시설이나 교육을 정부가 지원하고 간병인, 도우미, 가족에 대한 재난 안전교육도 함께 실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소장은 "구조활동에 필요한 장비와 인력을 지자체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재난 현장에서 사회적 약자가 무사히 구출돼도 일반인과 함께 대피소에 있어 어려운 때도 있기에 의료장치가 구비된 별도의 대피 시설을 지정 또는 마련하는 것을 제도화할 필요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한국행정연구원 류현숙 선임연구위원은 "안전취약계층이 안전해야 우리가 모두 안전하다"라며 "불이 났을 때 장애인이나 노인이 쉽게 대피할 수 있도록 경사로와 시청각 자극을 활용한 화재 경보가 잘 갖춰져 있다면 일반인에게도 안전한 대피로가 확보된 것"이라고 했다.

태그:#사회적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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