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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로 쓰러진 발작 환자 119신고로 생명 구한 탄벌초교 학생들
 자전거 도로 쓰러진 발작 환자 119신고로 생명 구한 탄벌초교 학생들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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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련증상을 보이며 입안에 거품을 흘리시며 쓰러져 계셨어요. "

아이들은 그날의 생생한 기억을 전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6시경, 같은 학교 친구들인 김현중, 유승호, 이교범군은 이발을 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에 깜짝 놀라 멈춰 섰다.

경련증상을 보이며 입안에 거품이 가득한 채로 한 남성이 자전거 도로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아이들은 놀랐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119로 전화를 하려는 사이 근처를 지나가는 한 여성분이 구조에 합세했다. 쓰러진 남성을 진정시키고 119에 연락을 요청했다. 

이에 두 아이는 자리를 지키고 한 아이는 119 구급차가 제대로 오는지 자전거를 타고 나가 기다렸다. 결국 이들의 빠른 신고와 대처로 구급차가 출동해 환자를 근처 병원으로 이송해 응급조치를 취했다. 

생명에 이상이 없는 상태로 성명 불상의 남성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에 응급조치 후 신고하는 것을 배웠어요. "

아이들은 조금도 과장하지 않고 "자신들이 배운 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같은 학교 5학년생인 세 학생들은 "체육과 미술, 체육과 사회를 좋아한다"며 "여자친구는 있냐"는 짖궃은 질문에도 당당히 "네" 또는 "아니오"라고 이야기했다. '프로게이머'가 꿈이라는 아이들은 이날 친구들과 선생님, 부모님들의 칭찬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10일인 이날 아이들은 광주소방서에서 전해준 상장과 선물을 전교생 2193여명이 보는 학교방송에서 수여 받았다. 탄벌 초등학교는 2002년 설립돼 2193명의 학생 수를 보유한 전국 최대 규모의 초등학교다. 

"타 학생들에게도 산교육 될 것"
 
자전거 도로 쓰러진 발작 환자 119신고로 생명 구한 탄벌초교 학생들
 자전거 도로 쓰러진 발작 환자 119신고로 생명 구한 탄벌초교 학생들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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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교육은 타 학생들에게 산교육이 될 것입니다. 10~20년 후 탄벌 초등학교를 빚내는 어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날 부상으로 치킨을 선물한 임경섭 교장선생님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 교장선생님은 "평소에 착하고 순박한 아이들"이라며 "탄벌 초등학교 아이들이라는게 자랑스럽다"며 밝게 웃었다. 

"아이들의 선생님으로서 뿌듯합니다. 그 상황을 외면할 수도 있었고 (한 일이)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지만 아무튼 대견스러워요. 같은 학교 아이들도 같이 자랑스러워하고 있어요. "

아이들의 담임선생님들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은정, 이선영 담임 선생님들은 "평소 장난꾸러기들로 생각했으나 이번 일로 사회에 나가 건실한 사회구성원이 될 것이라고 안심하게 됐다"며 "상 받고 아이들이 더 변화하는 듯 하다. 이번 일로 아이들이 더 긍정적으로 변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지난 2017년 9월 12일경 광주시 인근 공원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한 적이 있으나 늦은 시각 목격자들이나 주민들의 신고가 없어 변사자가 발생한 경우가 있다. 당시 광주경찰서 관계자는 "CCTV를 확인한 결과 사망자가 야간에 깊지 않은 물속에 들어갔다 움직임이 멈췄다"며 "별 것 아닌 것으로 보일 수 있었으나 주변의 사람들이 없어 사망에 이른 사고"라고 설명한 바 있다. 

아이들이 신고한 이날도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이 학생들과 주민들의 목격으로 구조와 신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는 알 수 없다. 다행히도 경련 증상을 보이며 쓰러졌던 남성은 아이들과 주민들의 합심으로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났다. 

한편, 관할 광주소방서 측은 지난 면담에서 "응급상황에서 다급히 환자를 이동시키는 것은 위험할 수 있어 환자가 진정된 후 이송하는 게 안전하다"며 "급하다고 성급히 이송하지 말고 환자를 진정시켜며 충분히 응급조치를 한 후 움직여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덧붙이는 글 | 경기 미디어리포트에도 송고됩니다.


태그:#탄벌초등학교, #경기광주시, #119, #응급조치, #심폐소생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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