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은 음악, 문화, 더 나아가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힙합의 좋은 영향을 받아 삶이 더 좋아졌다. 당신의 삶도 그러길 바라는 마음으로 <리스펙트>를 기획했다." (힙합 저널리스트 김봉현)

기획자의 의도대로, 래퍼 12명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리얼 다큐멘터리 영화 <리스펙트>는 '삶을 더 좋게 하는' 힙합의 매력을 담아낸다. 영화에는 더 콰이엇, 도끼, 딥플로우, MC메타, 빈지노, 산이, 스윙스, 제리케이, JJK, 타이거JK, 팔로알토, 허클베리 피 등 이름만 대면 다 알 만한 래퍼들이 등장해 랩이 아닌 '말'로써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힙합에 대한 묵직한 생각과 고민을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이 영화의 언론시사회가 22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렸다.

<리스펙트>는 보통 음악인들의 '리얼 다큐멘터리'하면 떠오르는 것처럼 무대 위에서의 모습, 무대 뒤에서의 모습을 따라다니며 밀착 취재한 영화가 아니다. 중간 중간 출연 래퍼들의 랩도 들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오직 인터뷰로만 꽉 채워진 영화다. 비트는 없지만 대화에서 풍겨져 나오는 힙합과 삶의 태도에 대한 이들의 고민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지루함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12명의 래퍼들은 힙합에 대한 포괄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이야기를 저마다 풀어놓는다. 예전과 지금의 힙합 문화의 차이, 한국의 교육제도에 대한 회의, <쇼미더머니>라는 방송이 힙합계에 미친 영향과 이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각기 다른 시선, 사회의 시스템, 진짜 힙합과 가짜 힙합의 구분, 라임을 만드는 자신만의 방식, 가사를 쓸 때 중요시하는 창작 비법 등등. 정말 힙합이라는 주제로, 래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야기로만 이뤄지다보니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진지한 분위기지만 앞서 말했듯 그 고민의 치열함이 묻어나는 덕에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몰입이 되는 편이다. 특히, 대중이 바라보는 힙합과 진짜 이들이 하고 있는 힙합의 차이라든지 돈에 대한 래퍼들의 태도가 어때야 하는지에 관한 고민 등은 관객으로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영화는 힙합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이처럼 생각거리를 무수히 던져준다. 무언가가 좋아서 거기에 빠져들 때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그것을 지켜나가기 위한 책임감은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등 그 답을 래퍼들의 진지한 이야기 속에서 찾아낼 수 있다.  
       
아마 힙합을 싫어했던 사람이 이 영화를 본다면 힙합이 좋아질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영화에 등장하는 '진짜 래퍼' 12명의 순수한 태도가 힙합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기 때문이다. 가령, 돈자랑하는 게 힙합이라는 선입견을 가진 관객이라면 돈과 자본주의를 대하는 이들의 고민을 엿봄으로써 래퍼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나의 이야기를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하나의 수단. 누군가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희망. 최고가 되고 싶다는 목표. 가장 재밌는 일. 그리고 서로를 존중하는 것."

위의 소개글처럼 이 영화는 결국 희망을 이야기하고, 결국 서로에 대한 존중을 이야기하고 있다. 감독은 심재희로 오는 28일 개봉한다.

한 줄 평 : 타인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꿔주는 '진짜 힙합'
평점 : ★★★★(4/5)
 

영화 <리스펙트> 관련 정보

감독: 심재희 호스트: 김봉현, 허클베리 피 게스트: 더 콰이엇, 도끼, 딥플로우, MC메타, 빈지노, 산이, 스윙스, 제리케이, JJK, 타이거JK, 팔로알토 장르: 리얼 다큐멘터리 상영시간: 98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제작: 라이브(주) 제공: (주)콘텐츠판다 배급: 커넥트픽쳐스(주) 개봉: 2018년 11월 28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