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한적한 시골마을에 있는 한방통닭구이집이다. 밤에 본 가게 풍경이 참 멋스럽다. 난방을 위해 피워놓은 난로 연통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참나무의 은은하고 향기로운 기운이 가득하다.
참나무 장작으로 정성껏 구워낸 한방통닭구이다. 한방통닭구이, 그 이름만 들어도 몸이 반응을 한다. 건강해지는 느낌에 기분마저 좋아진다.
이곳 대표(서만철. 42)를 만나 한방통닭구이에 대해 알아봤다.
"두 시간 동안 참나무로 구워가지고 기름을 쫙 빼거든요. 통닭 안에 찹쌀, 인삼, 대추, 은행 등을 넣어요. 닭은 사과, 양파, 당귀, 황기 등을 넣어 끓인 물에 4시간여 숙성을 합니다."
한방구이통닭의 향이 정말 좋다. 이제 가게를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아직은 비교적 한산하다. 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박성남씨는(선원동)는 어릴 적 먹었던 전기구이 통닭 맛을 잊을 수 없어서 또다시 오게 된다고 했다. 한방통닭에서 그 시절 전기구이 통닭의 맛이 오롯하게 느껴진다며.
"어렸을 때 먹어봤던 전기구이 통닭 맛을 잊을 수 없어서 이곳을 자주 찾아요. 한방통닭구이에 그 맛이 오롯하게 담겨있어요, 그 맛 때문에 오는 거예요."
참나무장작 한방통닭구이를 주문하면 예쁘게 드레싱을 한 양배추샐러드와 매콤한 어묵국물, 무채, 부추김치 등의 기본상이 차려진다. 이어 노릇노릇 구워낸 통닭이 뜨거운 철판에 담겨져 나온다. 바삭한 껍질에 촉촉한 속살이 입맛을 돋운다. 치킨과 백숙, 두 가지 맛이 언뜻 연상된다.
새로운 음식을 맛보는 것은 즐거움이다. 이렇듯 정성이 듬뿍 담긴 좋은 음식은 우리를 더더욱 기쁘게 한다. 한방통닭구이는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에게 아주 제격일 듯싶다. 이곳 한방통닭은 가슴속에 맛있는 찰밥을 품었다. 숟가락으로 찰밥 한술을 떠서 맛을 보니 그 맛이 일품이다. 통닭도 먹고 끼니까지 한꺼번에 가볍게 해결할 수 있다.
코미디언 이영자가 맛보고 '진짜 영혼까지 행복하다'고 했던 서울 한남동의 그 한방통닭은 아니지만 이집 역시 나름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 한번 맛보면 또다시 생각나는 추억의 맛이다. 한방통닭구이가 생각날 때면 발걸음이 이곳으로 다시 향할 듯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