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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재 통학 2년 차에 접어들고 있는 대학교 2학년 학생이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학교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현재 통학을 하는 학생들이라면 모두 그 시간이 길든 짧든 통학 그 자체가 너무 힘들고 지루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도 사실 대학교 1학년 초기에는 통학이 너무 싫어 "자취하고 싶다", "기숙사에 들어가고 싶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니까 그냥 다녀!"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어쩔 수 없이 나는 아직도 통학을 하는 중이다. 이렇게 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통학해야 하는 운명임을 깨닫고, 이에 대해 한번 다르게 생각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나는 계속 통학을 해야 하는데, 그냥 좋게 생각해보자!' 하고 말이다.

우선 통학의 좋은 점에 대해 찾기 시작했다. 먼저, 나는 다른 통학생들에 비해 운이 좋게도 사람이 그렇게 붐비지 않는 지하철을 타고 학교에 다녀 2년 내내 항상 앉아서 가고 집에 올 때도 항상 앉아서 왔다. 따라서 지하철에 앉아 통학하는 약 1시간이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운이 좋게 사람이 아무도 없는 지하철을 타면 더더욱 기분이 좋아진다.
 운이 좋게 사람이 아무도 없는 지하철을 타면 더더욱 기분이 좋아진다.
ⓒ 고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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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나는 이 시간에 아무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휴대전화와 연결된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학교에 간다. 기분이 좋을 땐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와 신나는 노래를 주로 듣고, 피곤하거나 기분이 썩 좋지 않을 땐 우울한 노래를 들으며 학교에 간다.

나는 이 시간이 참 좋아지기 시작했다. 오로지 노래만을 들으며 바깥 풍경을 보는 게 나만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됐다.

또한, 학교에 가는 시간은 보통 이른 아침,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이른 저녁 즈음인데 이 두 시간대의 하늘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남들보다 부지런한 자의 여유랄까. 지하철역에서 내려 학교로 걸어가는 길의 맑고 청량한 하늘은 하루를 더욱 기분 좋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른 아침, 학교로 걸어가는 길의 맑고 청량한 하늘은 하루를 더욱 기분 좋게 만든다.
 이른 아침, 학교로 걸어가는 길의 맑고 청량한 하늘은 하루를 더욱 기분 좋게 만든다.
ⓒ 고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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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난 후 집에 가는 길, 바라본 풍경
 수업이 끝난 후 집에 가는 길, 바라본 풍경
ⓒ 고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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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통학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봤던 내가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꾸자,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예쁜 풍경을 바라보는 걸 좋아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나도 몰랐던 나에 대해 알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힘든 일이 있으면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산책을 하는 습관도 생기게 됐다. 부정적이던 생각을 달리했더니 이른 아침에 학교 가는 길도 이제는 나쁘지 않게 느껴지기 시작해, 현재는 기분 좋게 통학을 하는 중이다.
 
물론, 눈앞에서 놓쳐버린 지하철을 볼 때면 기분이 안 좋아지기도 한다.
 물론, 눈앞에서 놓쳐버린 지하철을 볼 때면 기분이 안 좋아지기도 한다.
ⓒ 고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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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통학해야 하는 거라면, 통학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져보면 어떨까? 이 글을 읽고 통학생들의 그저 피곤하고 분주했던 아침 등굣길, 혹은 오후 하굣길에 여유가 생기길,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길 바란다.

태그:#통학, #대학생, #일상, #여유찾기, #소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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