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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지난 2016년 5월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조선일보 주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지난 2016년 5월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조선일보 주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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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9월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에서 방상훈 조선일보사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정농단 사건 등을 보도한 소속 기자들을 해고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검찰은 올해 9월 민주언론운동연합 등이 < TV조선 > 간부 등을 상대로 낸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고발 건을 조사하면서, 이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청와대가 언론사의 취재 보도에 직접 개입한 정황 등을 파악하고, 해당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방상훈 사장에 대해서도 검찰의 조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20일 복수의 취재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8월 말부터 9월 초에 청와대 고위인사가 방상훈 조선일보사 사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소속 기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사표를 받으라"고 말했다.

당시 거론된 기자는 본지인 <조선일보> 기자 2명과 종합편성채널 < TV조선 > 기자 한 명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기자 2명은 우병우 민정수석의 처가와 넥슨의 부적절한 땅 거래 의혹을 보도한 기자였고, < TV조선 > 기자는 최순실 국정농단 취재팀을 이끌었던 이진동 사회부장이었다.

이에 대해 이진동 전 사회부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 (박근혜) 청와대에서 기자 해고를 요구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올해 3월 초에 국정농단 사건을 정리한 책 <이렇게 시작되었다>가 나온 후, 방 사장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면서 "방 사장이 '(청와대로부터) 사표 압박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수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방 사장이 청와대의 인사압력을 털어놓은 배경에 대해 이 전 부장은 "아무래도 나에게 (조선일보가) 정권에 저항했다는 점을 말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방 사장의 언급과는 달리, 안종범 당시 청와대 정책수석의 휴대폰에서 < TV조선 > 고위 간부가 건네준 각종 취재정보가 나오면서, 당시 박근혜 청와대와의 부적절한 유착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이 전 부장은 "청와대가 방 사장에게 인사 압력을 넣었던 시점을 잘 봐야 한다"면서 "TV조선 간부가 안종범 수석에게 여러 취재 정보를 넘겨준 직후"라고 말했다.

게다가 당시 국정농단 보도를 직접 리포트 한 적이 없는 이 전 부장의 이름을 청와대가 직접 거론한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그는 "언론사 밖에서 내가 국정농단 사건 취재를 지휘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쉽지 않았다"면서 "결국 당시 (TV조선) 간부가 청와대에 넘긴 정보가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의 사표압력은 직권남용이며, 권리행사 방해에 해당한다"면서 "검찰에서 명백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7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보도과정에서 TV조선 고위 간부가 청와대에 취재정보 등을 건네주고, 보도를 막는 등 압력을 행사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지난 9월 박근혜정권퇴진운동본부와 민언련 등은 TV조선 고위간부와 조선미디어그룹 관계자 등을 국정농단 취재와 보도 등을 방해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어 지난달 고발인 조사를 벌인 데 이어, 당시 취재와 보도 관계자 등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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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7월 TV조선 편집 고위간부가 당시 청와대 안종범 정책수석에게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의 대화 내용 등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의 휴대폰을 압수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7월 TV조선 편집 고위간부가 당시 청와대 안종범 정책수석에게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의 대화 내용 등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의 휴대폰을 압수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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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TV조선, #이진동 전 부장, #최순실 국정농단,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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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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