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9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사법농단 판사 탄핵소추를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19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사법농단 판사 탄핵소추를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우리는 법원행정처 관계자가 특정 재판에 관하여 정부 관계자와 재판 진행 방향을 논의하고, 의견서 작성 등 자문을 하여 준 행위나, 일선 재판부에 연락하여 특정한 내용과 방향의 판결을 요구하고 재판절차 진행에 관하여 의견을 제시한 행위가 징계절차 외에 탄핵소추절차까지 함께 검토되어야 할 중대한 헌법위반행위라는 데 대하여 인식을 같이 한다."

전국 각급 법원을 대표하는 판사들이 격론 끝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 관련 법관들의 탄핵 필요성을 인정했다. 법원 내부의 의견 그룹이 판사 탄핵소추 결의안을 논의하고 가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법관 탄핵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 움직임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현재 국회는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해 여당과 야 3당(바른미래당, 평화민주당, 정의당) 공동으로 특별재판부법안 등을 발의했지만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반대에 막혀있는 상황이다. 또한 연루된 법관의 탄핵소추안도 논의가 되고 있지만 전례 없는 일이라 이렇다할 추진력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의결로 연루 법관 탄핵소추의 정당성이 확인된 만큼 향후 탄핵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이번 논의에서 탄핵 대상 판사를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탄핵 대상 선정은 국회의 몫으로 남겨졌다. 

19일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속 대표판사 114명은 오전 10시부터 경기도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재판독립 침해 등 행위에 대한 헌법적 확인 필요성에 관한 선언 의안'을 두고 2차 정기회의를 했다.

이들은 오후 4시 13분께 "(재판개입 의혹은) 징계절차 외에 탄핵소추절차까지 함께 검토돼야 할 중대한 헌법 위반행위"라는 내용의 선언문을 의결했다.

이날 오전에 최한돈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등 법관 대표 13명이 '탄핵 논의 촉구안'을 발의했으며, 오후 회의 첫 안건으로 상정된 뒤 오후 1시 10분께부터 논의를 시작해 3시간여만에 의견을 모았다.

표결에는 105명이 참여해 과반수(53명 이상)가 탄핵 필요성에 찬성해 통과됐다.

105명 표결 참여해 과반 이상 탄핵 필요성 찬성

 
19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사법농단 판사 탄핵소추를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19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사법농단 판사 탄핵소추를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당초 오후 3시께 예정된 브리핑은 토론이 길어져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진행됐다. 송승용 법관대표회의 공보판사(수원지법 부장판사)는 "국민도 관심을 많이 갖는 사안인데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탄핵소추절차를 촉구하지 않는 게 법관대표회의 임무를 내버려 두는 것이라는 (탄핵 촉구) 찬성 의견이 나왔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법관 탄핵이 정치 행위라며 반대하는 쪽도 있었다. 송 공보판사는 반대 논리에 대해 "탄핵소추라는 게 고도의 정치적 행위이며 정치적 논쟁의 소용돌이에 (법원이) 휘말리는 게 적절하지 않다, 탄핵소추는 국회 의무로 사법부가 촉구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법관대표들은 의견서를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지난해 4월 박근혜 정부의 사법관료화를 반성하며 상설화된 공식 모임으로, '전국법원장회의'와 함께 대법원장 공식 자문기구이자 법원 내 주요 의견그룹이다.

법관 탄핵 촉구 결의안은 지난 12일 차경환 대구지법 안동지원장 등 안동지원 소속 판사 6명이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과 관련해 탄핵 결의안을 법관대표회의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에 따른 조치다. 

이들은 '법관회의 결의안 발의 제안'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형사 절차에만 의존해서는 형사법상 범죄 행위에 포섭되지 않는 재판 독립 침해행위에 대해 아무런 역사적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라며 탄핵 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태그:#전국법관대표회의, #송승용, #양승태, #사법농단, #법관 탄핵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