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위 공정한경센터장에 최종 합격한 김혜준 반독과점 영대위 공동대표

영진위 공정한경센터장에 최종 합격한 김혜준 반독과점 영대위 공동대표 ⓒ 성하훈


공개채용으로 진행한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공정환경조성센터 센터장에 김혜준 무한상상플러스 대표가 최종 합격했다. 곧 필요한 절차를 거쳐 센터장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영진위가 개방형 직위로 외부 공모를 통해 선임한 공정환경센터는 영화산업 내 공정한 환경 조성을 위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다. 이번에 내부 인사가 아닌 공모를 통해 외부인이 선임됨에 따라 앞으로의 활동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영진위 공정환경센터는 대기업 독과점 문제 등 영화산업 수직계열화 문제를 담당하는 부서라는 점에서 이번 공모를 통한 센터장 선임은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영진위가 대기업 독과점 문제에 지금보다는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김혜준 신임 공정환경센터 센터장 선임 자체가 영화산업 독과점 문제에 대한 영진위의 각오를 엿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공정환경센터장 최종 합격자로 결정된 김혜준 대표는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는 소셜벤처 무한상상플러스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영진위 사무국장을 역임했고, 이후 부천문화재단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는 영화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원회(이하 반독과점 영대위) 4인 공동대표 중 한 사람이다. 영화산업과 정책에 대해 상당한 깊이를 갖고 있다.

최근 활동에서 주목되는 것은 반독과점 영대위다. 대기업 수직계열화 문제 등 영화산업의 불공정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출범한 반독과점 영대위는 영화인들이 개별적으로 참가한 조직이다. 영화산업 독과점 폐해 막는 정책 마련, 중소 제작배급사 지원, 독립예술영화 제작 배급 활성화 등을 주요 정책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구체적 실행 방안으로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대기업의 상영과 배급을 분리와, 스크린독과점 방지를 위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 개정안 통과에 주력하고 있다.
 
김혜준 센터장 예정자는 반독과점 영대위를 제안하는 등 결성에 주도적 역할을 했고, 창립총회 당시 임시의장을 맡아 총회를 진행한데다 공동대표로서 가장 적극적인 활동을 펴 왔다. 영화산업의 대표적 수직계열화 기업인 CJ, 롯데 등으로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인물이다.
 
CGV 당혹
 
 반독과점 영대위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는 김혜준 공동대표(왼쪽에서 두번째)

반독과점 영대위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는 김혜준 공동대표(왼쪽에서 두번째) ⓒ 성하훈

 
센터장 공모 과정을 주시하고 있던 CJ CGV 측의 한 관계자는 "이름 그대로 공정환경센터가 공정하게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했으나 김혜준 대표가 센터장으로 선임된 것에 대해 상당히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 관계자는 "(영화산업 성장이 한계에 달해) 우리도 상당히 어렵다"며 "일부 상영관의 적자가 누적돼 상영관을 축소하는 방안까지 고민 중"이라고 고충을 전했다.
 
영진위 관계자들 사이에선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전임 사무국장이 본부장급 직위를 맡게 됐다는 점에서 사무국장이 2명이 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영진위 측 관계자는 "김혜준 센터장 합격자가 영진위원장이나 영진위원이 아닌 본부장급으로 오는 것이기에 격이 낮아진 면이 있다"면서도 "싸움도 하고 정치도 해야 하는 자리기에 위원장님이나 사무국장 등과 합을 이뤄 잘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계 인사들은 김혜준 센터장이 정식으로 임명되면 영화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에 칼바람이 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정환경센터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영화산업 독과점 구조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적극 대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정환경센터의 제재는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이행하지 않을 경우 모든 지원이나 영진위 사업 참여가 불가능해 영화산업 내 차지하는 힘이 가볍지 않다. 그간 영화계에서는 영진위 공정환경센터가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공모를 통해 새로운 센터장이 선임되면서 대기업 독과점 규제에 대한 영화인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영진위 공정환경센터 김혜준 반독과점 영대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