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IMAX LASER 3D로 두 분, 총 4만6천원 결제 돕겠습니다.
요즘 극장 매표소에서 들리는 소리이다.
두 명이 4만6천원이라는 가격에 '헉' 소리가 절로 나온다.
'IMAX'라는 특수 포맷으로 관람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극장은 다양한 특수 포맷을 가지고 있다. IMAX부터 시작해 4DX, SCREEN X, Atmos등등… 이런 특수 포맷의 범람 속에서 가장 오래됐으며, 가장 성공한 포맷은 IMAX이다. 그런데 여러분은,
이런 IMAX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이하 '아이맥스'로 표기)
▲ CGV 용산아이파크몰 지점 내부 사진. ⓒ CJCGV
일단
'포맷'이 무엇인지 알아야 글을 이해하기 편하다.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상영관은 하드웨어고, 포맷은 소프트웨어다. 대부분의 상영은 '일반관'이라는 하드웨어에서 '디지털 2D'를 틀어주는 셈이다. 아이맥스의 경우는 상영관과 포맷 모두를 일컫는다. 즉 '아이맥스관'에서 '아이맥스 2D/3D'를 틀어주는 것이다. 이 점을 알고 넘어가자.
'아이맥스'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 꽤 있다. 알고 있는 사람들도 대부분 아이맥스를 단순히 '화면 큰 것'이라고만 알고 있다.
아이맥스 포맷은 '덩치 큰 우등생'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맥스는 대형 스크린을 쓰면서도
화질이나 음향 면에서 일반관을 압도하는, 즉 성능이 좋은 포맷이다. 이런
아이맥스 포맷이 일반적인 포맷과 비교했을 때 크기, 화면 비율, 화질, 음향에서 어떤 장점이 있는지 알아보자.
먼저
아이맥스의 크기이다. 아이맥스 포맷은 대체로 대형 스크린을 기준으로 삼는다. 아이맥스 사가 제시한 기준은 22m X 16.1m, 즉 평균치가 이 정도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대전, 창원 지점처럼 일반관과 크기가 별 차이 없는 곳도 있다. 하지만 거대한 곳은 정말 크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아이맥스 스크린은 시드니에 있으며, 그
크기가 무려 35.7m X 29.4m이다.
높이가 아파트 10층에 육박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만만치 않게 큰 지점이
용산에 있다. 멀티플렉스 극장에 있는 아이맥스관 중 세계 최대이며, 그
크기가 31m X 22.4m씩이나 된다. 이런 크기 덕에
'용아맥'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근데 단순히 크다는 것만으로 아이맥스가 이만큼 성공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이맥스가 성공한 비결은 바로
화면 비율에 숨어있다.
▲ 세계 아이맥스 스크린 크기 비교.
출처: http://syjung0308.blog.me/220866469729 ⓒ 레일트레인
아이맥스의 화면비를 설명하기 전에, 간단한 영화 화면 비율 상식을 알아야 한다. 아이맥스로 개봉하는 영화 대부분은 해외 블록버스터 영화이다. 그리고 그런 블록버스터 영화 대부분은
'시네마스코프'로 영화를 찍는다. '시네마스코프'는
약 2.4:1의 화면 비율을 말한다. 즉
가로로 길쭉한, 그래서
광활한 느낌을 주는 비율이다. 이 점을 알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아이맥스로 개봉하는 영화는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찍은 후에
아이맥스 포맷에 맞게 가공('DMR을 거쳤다'라고 한다. 뒤에서 설명할 예정.)을 하는 대부분과
아이맥스 카메라로 영화를 촬영한 일부. 이 중에서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경우,
아이맥스 화면비를 가지게 된다. 아이맥스 화면비는 또 두 종류로 나뉜다.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찍은 경우(극소수이다) 1.43:1의 화면비를 가지고,
아이맥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경우 1.9:1의 화면비를 가진다. 이런 아이맥스 비율은
시네마스코프보다 높이가 강조된, 위아래로 확장된 비율이다. 이렇게 확장된 비율, 즉 확장비가 가지는 장점은
영화가 보여주는 정보량이 늘어나고, 웅장함이 커진다는 것이다. 또 인물의 얼굴이 더 꽉 차게 나오므로
감정 전달에 있어서 강점을 가지기도 한다. 아이맥스 확장비는 단순히 화면을 잡아 늘이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지 않았던 부분을 추가로 보여준다.
일반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정보들을 추가로 만날 수 있다는 점 또한 아이맥스 확장비의 매력이다.
▲ <덩케르크> 아이맥스 비율 비교 화면.
맨 밑 비행기를 보면 아이맥스 화면이 훨씬 정보가 많다. ⓒ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아이맥스 비율 비교.
비율 차이를 확인 가능하다. ⓒ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보통 이런
아이맥스 확장비는 그 장면에서의 쾌감을 키워주기 위해 일부 장면에서만 사용한다. 하지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영화 전체를 아이맥스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영화 전체에서 아이맥스 확장비를 사용했다. 또 이번에 개봉한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일반적인 아이맥스 확장비가 아니라,
'프레임-브레이크'라는 효과를 쓰기도 했다. '프레임-브레이크'는 전체적인 화면의 확장이 아니라 마법 효과나 신비한 동물이
화면을 뚫고 튀어나오는 효과이다. 이런 효과도 오직 아이맥스로만 만날 수 있다.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아이맥스 비율 비교 화면.
전체를 아이맥스 촬영한 최초의 사례.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아이맥스 비교 화면.
'프레임-브레이크' 효과가 눈에 띈다. ⓒ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여기까지 읽다가 이런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화면이 크다면, 그만큼 화질이 나쁘지 않을까?'. 이런 의문은 당연하다. 같은 화질의 영상이라도 더 큰 화면으로 재생할수록 화질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맥스는
전용 영사기로 이런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한다. 먼저
아이맥스 디지털(포맷 표기 'IMAX 2D/3D') 방식은 일반 극장과 같이 2K 화질 영사기를 사용한다. 대신 아이맥스는 2D 영화를 상영할 때에도
영사기 2대를 사용한다. 즉
2개의 영사기를 정확하게 겹쳐서 밝기를 높이는 것이다. 또 일반 스크린보다 반사율이 높은 실버 스크린을 사용해서 더 선명한 화면을 선사한다. 더 나아가 아이맥스 레이저 방식은 일반 극장을 압도한다.
아이맥스 레이저(포맷 표기 'IMAX LASER 2D/3D') 방식은
4K급 레이저 영사기를 두 대 사용하여 굉장히 화질이 좋다. 레이저 방식으로 재생할 때는
HDR을 이용해 색감을 보정하기 때문에 색 재현도도 높다. 아이맥스 레이저 포맷은 아이맥스 디지털 포맷에서 볼 수 없는
1.43:1 비율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아이맥스를 최대로 즐길 수 있다.
▲ 아이맥스 레이저 듀얼 프로젝터. ⓒ IMAX
아이맥스는 시각적으로도 훌륭하지만,
음향도 무시할 수 없다. 자세한 설명에 앞서 약간의 개념 설명을 하겠다. 음향 기술에는
'채널'이라는 개념이 있다. 간단하게 말해서
방향성을 가진 스피커 1개당 1개의 채널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 TV에서 '모노'가 1채널이며, '스테레오'가 2채널이다. 요즘 일반적인 극장의 경우, 보통 5.1채널이다. 6개의 스피커를 사용하는데, 그중 한 스피커는 방향성이 없어 0.1로 표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맥스의 경우 여기서
더 진보한 음향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먼저 아이맥스는
독자적인 스피커를 개발해,
수제 제작하는 방식으로 음질을 높인다. 또
'팬텀 이미징'이라는 음향 기술을 이용해 더욱 입체적인 음향을 제공한다. 입체적인 음향은 화면 속 소리의 위치와 극장 속 소리의 위치가 일치하는 음향을 말한다. 예를 들어
2시 방향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장면이라면,
오른쪽 귀와 왼쪽 귀의 소리 인식 차이를 계산해서 소리가 2시 방향에서 나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맥스 디지털 방식의 경우
6채널까지, 아이맥스 레이저 방식의 경우
최대 12채널까지 지원해 이런 음향 입체감을 살린다. 특히 아이맥스 레이저 방식의 경우
천장에도 스피커가 달려있어 더 섬세하고 웅장한 음향을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아이맥스 레이저의 성능이 좋은데
왜 아이맥스 디지털 방식이 계속 남아 있을까? 그 이유는 아이맥스의 역사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 1968년에 아이맥스 사가 설립됐을 때, 아이맥스는 필름으로 시작됐다. 당시 대부분의 영화를 찍을 때 35mm 필름을 사용했다. 이때 아이맥스는 아이맥스 전용 70mm 필름을 개발했고, 이를 사용하여 영화를 찍었다. 참고로 기존 70mm 필름은 5/70 필름, 즉 세로줄이 5개인 필름이지만 아이맥스 70mm 필름은 15/70 필름, 즉 세로줄이 15개인 필름으로 세로가 3배 길다. 그래서
아이맥스 70mm 필름 포맷은 세로가 긴 1.43:1 화면비를 가지며, 세로가 긴 만큼 원본의 화질은 무려 18K씩이나 된다. 하지만 이런 최고의 화질을 가진 70mm 필름도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바로
돈.
▲ 아이맥스용 70mm 필름, 일반 70mm 필름, 35mm 필름. ⓒ IMAX
초창기 아이맥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70mm 필름으로 찍었다. 또 상업 영화가 아닌 교육용 단편 다큐멘터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렇게는 수익을 내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아이맥스 사는 상업 영화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먼저 아이맥스 카메라로 영화를 찍지 않은 영화도 아이맥스로 상영할 수 있도록,
아이맥스 규격에 맞게 영화를 변환하는 과정인 DMR을 만들었다. 또 복잡했던 70mm 필름 상영 방식을 간소화해 아이맥스관의 수를 늘렸다. 이런 노력 덕에 2002년,
상업 영화 최초로
<아폴로 13>이
DMR을 거쳐
아이맥스 포맷으로 상영됐다. 또 2008년에는
<다크 나이트>가
상업 영화 최초로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를 일부 장면 촬영에 사용했다.
▲ <다크 나이트> 35mm 필름과 아이맥스 70mm 필름 비교. ⓒ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하지만 상업 영화 입장에서 아이맥스는 여전히 비싼 포맷이었다. 그래서 아이맥스는
디지털 방식을 개발해 2008년부터 보급하기 시작했으며, 이 방식은 현재 아이맥스 필름 포맷을 제치고
아이맥스 포맷 중 가장 널리 쓰이게 됐다. 하지만 이런 아이맥스 디지털 포맷은
아이맥스 필름 포맷보다 화질이 지나치게 떨어지고, 화면비 확장도 1.9:1까지만 지원했다. 심지어 해외에서는
LIE-MAX(가짜 아이맥스)라는 오명까지 생겼다. 이런 상황에서 돌파구를 모색한 아이맥스 사는
아이맥스 레이저 방식을 개발했다. 화질도 디지털보다 대폭 개선됐고, 화면비 확장도 1.9:1뿐만 아니라
1.43:1까지 가능해서 많은 호평을 받았다.
▲ 아이맥스 레이저 도입 당시 홍보물. ⓒ IMAX
지금까지 아이맥스 포맷이 어떤 장점을 갖고 있는지 알아봤는데, 과연
우리나라에는 아이맥스가 얼마나 진출했을까? 먼저 알아둘 점은, 한국의 극장 체인 중 CGV가 아이맥스 사와 한국 독점 계약을 맺어,
아이맥스관은 CGV에만 있다. 총 17개의 아이맥스관이 국내에 있으며, 그중 3개는 서울에 있다. 17개의 아이맥스관 중 용산 지점만 아이맥스 레이저 방식이고, 나머지는 전부 아이맥스 디지털 방식이란 사실, 그리고 아이맥스 필름 상영관은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은 아쉬울 따름이다. 또 천호 아이맥스관 같은 경우 슬픈 일화가 얽혀있다. 천호 아이맥스관은 원래 레이저 아이맥스를 도입하기 위해 스크린 비율을 1.43:1에 맞췄다. 하지만 개관 일정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디지털 영사기를 도입했는데, 레이저 영사기 도입 논의가 사라져 아직도 디지털 영사기를 사용 중이다. 이번에는 국내 아이맥스 흥행을 살펴보자. 통계에 따르면
아이맥스 영화 중 가장 흥행한 영화는 <인터스텔라>이다. 무려
84만 명가량의 관객이 <인터스텔라>를 아이맥스로 관람했다. 그다음은 무려 2009년 작품인
<아바타>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이맥스라는 포맷을 각인시킨 이 영화는
64만 명을 아이맥스관으로 끌어들였다. 마지막으로 3위를 소개하자면 바로 얼마 전의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이다.
49만 명의 관객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아이맥스로 관람했다. 이처럼
아이맥스는 우리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 국내 아이맥스 스크린 크기 비교.
출처: http://extmovie.maxmovie.com/xe/movietalk/21677042 ⓒ 나는간디다
▲ 본 기자가 직접 찍은 왕십리 아이맥스 사진. 상당히 크다. ⓒ 강우진
▲ 본 기자가 직접 찍은 천호 아이맥스관 사진.
디지털 영사기라 1.9:1 화면비가 최대. ⓒ 강우진
▲ 본 기자가 직접 찍은 이른바 '용아맥'. 용산 아이맥스관은 정말 거대하다. ⓒ 강우진
아이맥스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우리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했다. 물론 가격은 부담스럽다. 하지만 항상 제 몫을 해내는
아이맥스는 믿음직스러운 친구라고 할 수 있다. 기대하는 영화가 아이맥스로 개봉할 때, 아이맥스관으로 향해 보면 어떨까?
- 강우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