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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여러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범주는 크고 다양하다. 젠더적 관점에선 남과 여, 거주지에 따라선 중앙과 지방으로 나눈다. 학력과 소득 수준에 따라 분류하는 방법도 있다. 

어떤 이는 '어떤 생각으로 사느냐'에 따라 사람을 구분하기도 한다. 청년 실업과 자살률, 노인 빈곤율이 최악을 맞는 오늘날 이윤과 성장 외에 다름을 보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어 보인다.

당장 먹어야 할 양식이 없는데 주변 사람을 돌보는 건 사치에 불과하니깐. 하지만 이성과 본성을 넘어 감성도 필요하듯 좀 더 과감하고, 다른 생각을 한다면 우리의 삶은 보다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가치와 이익 중 어디에? 
 
프레임은 우리에게 특정한 방향을 유도한다.
 프레임은 우리에게 특정한 방향을 유도한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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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로 나는 '가치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길 제안한다. 가치 프레임은 이익 프레임과 대비된다. 여러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내린 나의 개념적 정의는 아래와 같다.   

우선, '이익 프레임'은 특정 목표를 설정해 전력을 다하는 태도를 말한다. 대개 직위와 명예, 승진, 연봉 등 외형적 성과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속한다. 취업 준비생이 금융권 회사를 입사한다고 가정해보자. 처음에는 본인의 스펙과 역량, 관심사를 종합해 은행 몇 곳을 정한다.

'몸풀기'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학점과 어학점수, 봉사활동, 자격증 등 입사에 필요한 모든 사안을 꼼꼼히 정리해 대비한다. '하면 된다', '죽기 살기', '이번이 마지막'라는 자세도 빠지지 않는다.

주변 사람의 시선과 평가에 예민해 '실패'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목표를 이룰 때까지 앞만 보고 달려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다. 오로지 은행 취업이 삶의 목표요, 자신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다.      
  
그런데 '가치 프레임'은 조금 다르다. 목표는 정하되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한다. 이들도 금융권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는 걸 안다. 어학원을 다니고, 틈틈이 자격증 공부도 한다. 여기까지 이익 프레임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올인'하기보다 자신이 쌓은 금융 지식으로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은행에 입사하지 못해도 금융 관련 지식을 기부하거나 창업, 컨설팅 등으로 진로의 폭을 넓힌다. 실패를 해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자신만의 꿈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간다.  

프레임 전환이 필요하다 

최인철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프레임>이라는 책에서 '지식과 생각'은 인간의 모든 정신 활동을 뜻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관점과 기준, 일련의 가정을 두고 본다"며 "어떤 사람이 자신은 어떤 프레임의 지배도 받지 않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본다고 주장하는 데, 그 주장은 진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프레임은 우리가 무엇을 보는지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특정한 방향을 유도하고 특정한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세상은 반드시 일직선으로 되어 있지 않다. 금융위기로 많은 회사가 도산하거나, 신입사원을 뽑지 않으면 취업 준비생이 들였던 노력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본인은 열심히 했더라도 경쟁자 실력이 더 좋으면 다른 길을 택하거나, 재도전하는 상황을 맞기도 한다.

이처럼 세상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변수와 장애물이 넘실거린다. 그럴수록 우리는 실패와 위기, 공포에 둔감해져야 한다. 목표를 설정해 최선을 다하면서도, 주변을 둘러보는 따뜻함을 갖추면 더욱 좋겠다. 이익보다 가치 프레임을 둬야 한다는 얘기다. 

가치 프레임은 우리를 '실패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한다. 자신에게 자부심을 불어넣고 보다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위기와 공포가 세상을 지배하는 요즘, 우리에게 필요한 건 온 힘으로 전력을 질주하는 압박보다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는 여유다.

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21세기북스(2016)


태그:#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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