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인기 아이돌 그룹 프리스틴이 곤욕을 치렀다. 프리스틴의 멤버 시연이 소속사 플레디스와 전속계약을 해지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2018년 10월 25일 <뉴스핌> [단독] 프리스틴 시연, 플레디스와 전속계약 해지… 프리스틴 사실상 해체) 플레디스 측은 즉각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진화에 나섰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한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프리스틴은 지난해 각종 연말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으면서 주목받았지만, 올해 들어 별다른 이유 없는 활동 공백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요계 유망주로 주목 받던 프리스틴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지난해 각종 신인상 수상... 올해 팀 활동 사실상 전무
  
 걸그룹 프리스틴

걸그룹 프리스틴 ⓒ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프리스틴은 지난 2016년 방영된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 시즌1의 후광을 가장 크게 받은 팀이었다. 주결경, 임나영은 최종 11인에 선발되어 프로젝트 그룹 아이오아이(I.O.I)의 일원으로 일찌감치 큰 인기를 모았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정은우, 박시연, 레나(강예빈)를 포함한 나머지 구성원들도 정식 데뷔에 앞서 장기간의 소극장 공연으로 실력을 쌓았기 때문에 걸그룹으로는 보기 드문 '공연형 아이돌'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발표한 2장의 미니 앨범에서는 'WE WOO', 'WE LIKE' 등을 통해 걸크러쉬 콘셉트의 음악으로 눈도장을 찍었고 이를 토대로 올해 활약을 기대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프리스틴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각종 가요 시상식이 마무리 1월 이후 별다른 활동을 이어가지 않았다. 지난 5월 핵심 멤버 5인으로 구성된 유닛 '프리스틴 V'를 발표하긴 했지만 사실상 완전체 팀 활동은 중단된 상황이다. 중국을 오가며 개인 스케줄을 이어가는 결경을 제외하면, 나머지 멤버들의 경우 활동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아이돌 그룹은 데뷔 직후 이름을 알리기 위해 1년에 2개, 많으면 3개의 미니 앨범을 발표하며 끊임 없는 활동을 이어나가는 추세다. 이 시기는 대중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야 할 중요한 시기이다 보니, 음반 발표가 없더라도 휴식기에는 꾸준히 각종 공연 및 행사 출연 등을 통해 명맥을 이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프리스틴은 지난해 9월 미니 앨범 2집 활동을 마감한 이후로는 별다른 공연 스케줄조차 많지 않았다. MBC 예능 프로그램 <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 참가를 제외하면 지난해 연말 방송 및 시상식 무대가 전부였다. 포털 사이트에는 "도대체 앨범 안 내고 뭐하냐", "소속사가 가수들을 좀 신경써야 한다", "인재를 썩히는 플디(플레디스)는 정말 답이 없다" 등 프리스틴 팬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애프터스쿨에 이어 또 방치 수순?
 
 지난 2013년 활동 당시의 애프터스쿨.  당시 새 멤버로 참여했던 이가은(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은  올해< 프로듀스 48 > 출연까지 5년 가까이 공백기를 가졌다

지난 2013년 활동 당시의 애프터스쿨. 당시 새 멤버로 참여했던 이가은(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은 올해< 프로듀스 48 > 출연까지 5년 가까이 공백기를 가졌다 ⓒ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일각에서는 앞서 플레디스가 내놓았던 그룹 애프터스쿨의 사례를 거론하며 프리스틴의 긴 공백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한다. 과거 2009년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주목 받았던 애프터스쿨은 지난 2013년을 기점으로 아무 설명 없이 활동을 중단했다. '졸업'이라는 이름으로 주요 멤버들은 어느새 회사와 팀을 떠났고 현재 시점에선 사실상 해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당시 새 멤버로 들어왔던 이가은은 이후 5년여 공백기를 보내다 지난 6월 <프로듀스 48 > 참가로 연예계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프리스틴 팬들의 걱정을 결코 기우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연예인과 대중과의 소통 경로로 활용되는 네이버 V라이브도 지난 7월 이후 감감 무소식이다. 멤버 카일라는 지난해 10월 건강상의 이유로 가족들이 있는 미국으로 떠난 후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탈퇴설이 나온 시연, 또 다른 멤버 성연 역시 최근 모습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25일의 소동은 장기간 동안 그룹 활동 중단이 문제의 발단이 된 셈이다.

소속사의 명쾌한 해명 및 결단 필요해
 
이제 갓 데뷔한 그룹이 1년 이상 아무 설명 없이 공백기를 보낸다면 팀의 원동력은 이미 상당 부분 상실한 것과 다름 없어 보인다. 하룻밤 자고 나면 신인들이 쏟아지는 가요계 현실을 감안하면 어렵게 구축한 팬덤 역시 균열이 가기 마련이다.

소속사가 팀을 지속할 의지를 갖고 있다면,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상황 설명이나 향후 계획 발표가 필요하지 않을까. 극단적인 가정이지만 정말 더 이상 그룹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과감한 결단을 통해 다른 길을 찾을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보인다.

<프로듀스 48 >에 출연한 이가은은 애프터스쿨 이후 5년 동안 별다른 활동 없이 보냈던 시기를 회상하며 불안했다고 고백했다. 재능 많고 젊은 아티스트들을 아무 대책 없이 내버려두는 일은 누군가에겐 고통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이번 해체설 소동 이후, 플레디스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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