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 MBC

 
'피곤하다,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하다. 늘 눕고만 싶다.'

아마도 이런 증상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증상은 심해진다. 마흔 줄에 들면, 틈만 나면 누우려는 게 상습적인 고질병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 생각하게 된다. '나도 늙었구나' 하고. 그런데, 과연 정말 그럴까? 

"원래는 진짜 (체력이) 좋았어요. 몸에 근육도 많은 편이고 해서 (체력이) 좋은 편이었는데 40대 들어가면서부터 계속 안 좋다고 하더라고요." - '생존 체력' 도전자 임창묵씨 아내 인터뷰 중
 
조금만 움직여도 쉬고 싶은 사람들... 피로 사회의 원인은?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 MBC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 MBC


MBC 스페셜 다큐의 주인공들은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마흔 줄의 남성과 여성들이다. 단숨에 지하철 노선도를 외워 제끼던 마흔 중반의 강성범씨. 당연히 이젠 2호선 노선만 외우는 것도 벅차다. 잊어버려서가 아니라 숨이 딸린다. 그의 일상은 스케줄이 없으면 '침대' 위다. 모닝 커피도 아내가 대령할 정도로 웬만해선 일어나지 않는다.

딸 둘의 아빠 임청묵씨. 이제는 부쩍 자라 활동성이 많아진 아이들과 놀아주는 게 그에게는 여간 곤욕이 아니다. 결국 조금 놀아주다가 리모컨을 쥐어주고, 소파에서 숙면을 취해버리는 게 그의 일상이 됐다. 이른바 '1회용 체력'이다.
 
내년이면 마흔, 프리랜서 통번역 전문가이자 대학 강사인 서지연씨. 그는 하루 네 시간의 출퇴근은 물론, 서울·경기를 종횡무진하며 거칠 것 없는 강철 체력의 소유자였다. 그런 별명이 무색하게 이젠 일을 제치고 금세 소파와 한 몸이 되어 버린다.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 MBC


이른바 '모태 저질 체력'의 김보라씨. 그는 학창 시절 선생님 등에 업혀 겨우 등산을 한 이래 산을 가본 적이 없으며, 윗몸 일으키기 같은 건 꿈도 꿀 수 없다. 이제 겨우 마흔이지만 앉을 자리를 위해 만원 지하철을 그냥 보내기도 하고, 아이들과 함께한 현장 학습에서 돌아오면 앓기가 일수이다. 

이들 네 사람의 공통점은 조금만 움직여도 힘이 들고 쉽게 지치며 늘 피곤에 시달린다는 것. 불혹의 나이 마흔이 이들의 체력을 방전되게 만들었을까? 다큐팀에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국민 체력 테스트'를 진행해 보았다.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 MBC

 국민 체력 테스트

국민 체력 테스트 ⓒ 국민 체육 진흥 공단

 
그 결과 네 명 모두 3등급에도 들지 못하고 '등급 외 판정'을 받는다. 결국 그들의 결국 피로는 나이가 아니라 체력의 문제였다. 나이가 들어서 체력이 약해진 걸까?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 MBC


흔히 방송에도 등장하는 '신체 나이'가 보여주는 것처럼, 나이와 체력은 별개의 문제일 수 있다. 다큐 후반에 등장한 올해 60대 의사 선생님은 역시 몇 년 전만 해도 헬스 등을 했지만 여전히 피로에 시달렸다고 한다. 하지만 운동법을 변화시켜 '기초 체력'을 키우는 운동을 통해 이젠 나이가 무색하게 피로를 느낄 새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운동과 거리 좁히기 힘든 일상, 매일 '하루 10분' 운동 시도했더니...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 MBC


다큐가 주목하는 건, 바로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운동'이다. 오늘날 사회에서 '자존감' 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다큐는 개인의 정신 건강도 체력이 따라줘야 한다고 말한다. 즉, 자신의 일상 생활을 밀고 나갈 수 있는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삶의 자존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버텨야 하는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 버티는 힘이 나오는 건 정신력이 아니라 체력이라 다큐는 강조한다. 

"아기 엄마들한테는 아기를 잘 돌볼 수 있는 체력이 먼저 필요하죠. 강하게 펀치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허리가 아프지 않게 아이를 안을 수 있는 체력. 직장인이라면 회의에서 버티고 야근에서 견딜 수 있는 체력. 수험생이라면 공부를 하기 위해 책상에서 버틸 수 있는 체력...

절실한 것들은 다를 거예요. 그런 절실한 것들을 실행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밑바닥의 체력들, 그걸 '생존 체력'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 생존 체력 운동 이주라 트레이너 인터뷰 중 


다큐에서 실제 김보라씨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전업 주부이지만 일상마저 버거웠다. 아이들과 외출이라도 하고 들어오면 방전된 체력으로 있다가 아이들에게 '폭발'하기가 십상이었고, 건조기에서 꺼내온 빨래는 몇 푼의 용돈으로 아이들 몫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일상을 버틸 수 없는 체력은 그녀의 성격조차 신경질적으로 만들었다.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 MBC


이런 출연자들에게 생존 체력을 키워주기 위해 트레이너 이주라씨가 다큐에 등장한다. 이주라씨도 처음부터 생존체력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된 건 아니었다고 한다. 외국 생활 중 견디기 힘든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무조건 걷기 시작했다던 그녀는 운동이 정신은 물론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신념 아래 '생존 체력' 전도사가 되었다고 했다.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 MBC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 MBC


이주라씨의 지도 아래, 네 명의 출연자들은 각자 체력 조건에 맞춰 생존 체력 운동을 시작한다. '운동은 즐거워야 하는 거'라며 운동 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던 개그맨 강성범씨에게는 제대로 된 자세로 단 한번이라도 해내는 푸쉬업을 지도한다. 

'일회용 체력'의 임창묵씨는 두 팔 벌려 지탱하여 엎드렸다 일어서 박수치기를 반복하는 버피 운동을 권유받았다. 같은 버피 운동이라도 서지연씨의 경우는 강도와 자세를 완화한 방식으로 지도받는다. 움직이는 것 자체가 생소한 김보라씨에게는 바른 자세의 스퀏부터, 하루 단 10분에서 15분의 운동을 한 달간 꾸준히 시도하면서 그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하도록 하였다. 

겨우 하루에 10분 남짓의 운동으로 정말 생존 체력이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약속한 운동을 지키기 위해 이들은 공연의 틈틈이 일상의 틈새에 주문받은 동작을 해낸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면 '으~'하는 신음 소리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 MBC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 MBC


엄마인 김보라씨의 시도에 딸들도 동참하는데, 한 달간의 체력 운동은 놀랍게도 출연자들을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저 매일 10분 정도씩 운동을 했을 뿐인데 서지연씨는 4kg이나 살이 빠졌다. 임성묵씨는 소파에 친근한 자세로 늘어지는 대신 두 딸과 열심히 놀 수 있게 되었다. 김보라씨는 이사 온 지 몇 년 동안 가볼 생각이 없던 아파트 뒷 산에 올랐다. 

하루 10분의 운동, 기초 체력을 끌어올리는 몸의 코어 근육을 살려내는 '스퀏, 팔굽혀 펴기, 플랭크, 버피 운동' 덕분이었다. 이 운동들을 통해 나이를 핑계로 삼아 호소하던 출연자들의 피로는 사라졌다. 결국 문제는 체력이었던 것이다. 건강한 신체가 출연자들에게 건강한 삶을 돌려준 셈이다. 

뻔한 결론? 기초 체력의 중요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체력을 키우자'는 다큐의 내용은 다소 뻔한 결론으로 보이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정말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 최근 여기저기서 운동 열풍이 범람하는 것 같지만, 정작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 봐도 많은 사람들이 운동과는 담을 쌓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학창 시절부터 그저 학습 과정의 형식적 요건으로 따라가며 운동도 하기 어렵고, 어느덧 입시 위주의 교육 과정에서 영어 등 다른 과목에 시간을 빼앗기기 십상이다. 체육 시간이라 해도 공부에 지친 신체를 단련시켜 주기보다 지치게 만드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여학생들의 경우 앉아 햇빛이나 쬐는 시간이 되기 십상이다.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 MBC


아이들도 학업 중심의 스케줄을 짜도록 강제하는 사회 속에서 자라다 보면, 어느새 체력이 방전되는 상태가 되기 쉽다. 나이가 들어 운동을 한다면 헬스 클럽이나 수영장을 가야 하는 거라 생각하게 되고, 그게 귀찮아서 운동을 못하게 되는 현실. 이런 사회에서 운동은 더더욱 일부 운동 마니아들의 몫이 되어갈 뿐이다. 그러기에 기본적인 체력을 강조한 다큐는 의미있어 보인다.
 
그래서 이 글을 쓰는 기자도 고관절에 좋다는 스퀏 몇 번을 해보았다. 그랬더니 이 기사를 쓰는 지금 허리가 짱짱한 듯한 기분이 드는데, 아마 그저 플라시보 효과만은 아닐 것이다. 아, 중요한 건 시간이나 회차가 아니라 바른 운동 자세라고 한다. 단 한번의 시도를 하더라도 말이다.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MBC스페셜 '생존 체력, 약골 40대 저질 체력 탈출기'편 중 한 장면 ⓒ MBC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이정희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5252-jh.tistory.com)와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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