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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소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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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소셜미디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 누구나 무료로 채널을 개설하고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은 기업에겐 기회가 되었지만, 어떻게 활용할지 난감하기 마련이다. 낙오되지 않기 위해 버스에 올랐지만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상황에 따라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지 않는 것도 마케팅 전략입니다."

적정마케팅연구소 김철환 소장은 성과 중심으로 여러 채널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남들이 한다고 따라하는 게 아니라 기업의 역량과 자원을 고려해 단계별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막연하게 소셜미디어를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경쟁자들의 미디어 전략을 모니터링하고 이보다 더 효율적으로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소셜미디어뿐 아니라 전통적인 언론홍보, 유통채널 활용, 검색마케팅 등 다양한 방법과 채널을 단계별로 활용하는 거죠."

김 소장은 이어 운동 프로그램으로 우울증을 치료(멘탈헬스케어)하는 예비사회적기업을 멘토링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 기업은 서비스 자체는 훌륭했지만 가격이 높았다. 고가 서비스에 걸맞는 홈페이지가 필요했지만 블로그를 통해 서비스를 알리고 있었다. 이에 김 소장은 무료지만 세련된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소개했고, 이 기업 대표는 뚝딱 일주일 만에 서비스 격에 맞는 훌륭한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이 기업이 다른 홍보채널로 활용하고 있는 건 페이스북 페이지였다. 그런데 소셜미디어 채널은 대중적인 아이템에 적합하지만 멘탈헬스케어 서비스엔 맞지 않다. 대상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구독자도 얼마 없었다.

사실 소셜미디어 계정은 무료지만 이를 운영하는 데는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고, 구독자의 반응에 대응해야 한다. 인력과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설립 초기 한정된 인력으로 운영하기엔 버거운 게 현실이다.

"남들이 하는 것을 더욱 효과적으로"
 
적정마케팅연구소 김철환 소장
 적정마케팅연구소 김철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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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장은 경쟁자들을 살펴봤다. 직접적인 경쟁자는 없었지만 정신과의원, 심리상담서비스 기업 등이 보완적 경쟁자였다. 이들은 주로 검색광고로 마케팅을 하고 있었다.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문제해결을 위해 우선 포털 사이트를 검색한다. 경쟁자들이 검색 마케팅에 집중하는 이유다. 그런데 정신적 문제 솔루션 서비스는 비용이 높고, 주로 검색하는 키워드의 광고비도 비싸다.

김 소장은 "남들이 이미 하고 있지만 더 효율적으로 잘하는 게 중요하다"며 경쟁자들이 놓치고 있는 키워드를 찾아서 낮은 비용으로 검색광고를 진행하도록 했다. 인기 키워드보다 노출빈도는 떨어졌어도 월 매출은 3개월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언론홍보도 병행했다. 김 소장은 과거에 비해 홍보효과는 떨어지고 있지만 공신력을 얻을 수 있기에 기회가 되면 이를 활용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이 기업은 몇 달 전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한 재단의 도움으로 주요 일간지를 통해 멘탈헬스케어 서비스를 알릴 수 있었다. 

언론홍보의 단점은 단기간 효과에 그친다는 점. 이 문제를 소셜미디어 광고 기능으로 보강했다. 고가의 서비스를 이용할 만한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뉴스 링크를 다시 소개했다. 이 역시 타깃을 최적화해 비용은 크게 들지 않았다.
 
"전략적으로 소셜미디어 운영을 중단하고 남들이 이미 하고 있는 것들(홈페이지, 검색광고, 언론홍보, 소셜미디어 광고)을 적절히 활용한 사례입니다. 남들과 달라야 한다고 차별화에 집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남들이 안 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요. 남들이 하는 것을 취하면서 더 효과적으로 잘하는 게 차별성입니다."

마을기업 레벨업 지원사업 멘토로 참여
 
마을기업 레벨업 지원사업에 참여한 청년혁신활동가들
 마을기업 레벨업 지원사업에 참여한 청년혁신활동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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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환 소장은 공공기관, 일반기업을 대상으로 온라인마케팅을 컨설팅했고, 수많은 기업, 기관에서 강의를 펼쳐왔다. 2013년 전국소셜벤처창업경연대회 자문을 계기로 사회적경제와 만났다. 2016년부터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인연을 맺고 사회적경제 기업의 마케팅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2017년부터 마을기업 레벨업 지원사업의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 마을기업 레벨업 지원사업은 해당 기업에 사업비 지원과 더불어 전문가, 청년혁신활동가를 연결해 마을기업의 실행역량을 높여주는 사업이다.

김 소장은 "다른 공공기관에도 자문을 많이 했는데, 이 사업처럼 조언에 그치지 않고 실행할 수 있는 인력(청년혁신활동가)을 지원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적은 사업비였지만 나름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사례로 김 소장은 서대문부모협동조합과 아임우드를 들었다.

공동육아협동조합으로서 콩세알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서대문부모협동조합은 참여가정이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했다. 정원 이하일 경우 다른 참여가정의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수막을 걸고 전단을 뿌려도 큰 효과가 없어 마을기업 레벨업 지원사업에 신청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무료 홈페이지 제작 툴을 이용해 만든 콩세알어린이집 홈페이지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무료 홈페이지 제작 툴을 이용해 만든 콩세알어린이집 홈페이지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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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를 두고 공동육아의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조합은 소셜미디어를 고려하고 있었지만 소셜미디어 상에서 아무리 넓게 그물을 펼쳐도 그런 수요자를 만날 확률은 높지 않다고 보았다. 게다가 소셜미디어를 운영할 여력도 없다.

우선 포털 사이트에서 공동육아 검색량을 조사해보았는데, 양이 적지 않았다. 수요가 있다는 반증이다. 그렇지만 공동육아로 키워드광고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 최소의 비용으로 '서울공동육아'라는 키워드로 광고를 할 수 있었다.

이에 앞서 기존에 운영하던 온라인 카페가 일목요연하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만들기로 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무료 홈페이지 제작 툴(네이버 모두)을 이용했다. 홈페이지 제작은 청년혁신활동가가 수행했다. 조직의 여건에 맞게 당장 필요한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유무료 검색 결과 노출, 홈페이지로 유입, 조합가입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었다.

'의외성과 교훈'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
 
목공예 마을기업인 아임우드의 경우는 김 소장에게 사회적경제 기업 마케팅 멘토로서 한층 더 보람을 느끼게 한 사례다.
 목공예 마을기업인 아임우드의 경우는 김 소장에게 사회적경제 기업 마케팅 멘토로서 한층 더 보람을 느끼게 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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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예 마을기업인 아임우드의 경우는 김 소장에게 사회적경제 기업 마케팅 멘토로서 한층 더 보람을 느끼게 한 사례다.
 
"대표님의 이야기를 듣고 아임우드의 미션, 가치, 진정성에 감동했습니다. 왜 이 일을 하는지가 명확했어요. 본질이 좋으니 결과도 좋았습니다."

심상무 아임우드 대표는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목공예기술 '심상무 짜임법'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랐다. 김 소장은 소액 지원금으로 심상무 짜임법을 대중에게 알리는 건 힘들지만 여건에 맞춰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우선 범위를 좁혔다. 동종 가구업계, 사회적경제 영역, 고급수제 가구에 관심 있는 고소득층 주부 등으로 타깃을 설정하고 카드뉴스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 콘텐츠 제작 포인트는 의외성과 교훈이었다.
 
"사람들은 의외성 있는 메시지에 주목하고, 교훈이 있어야 공유합니다. 심 대표님의 이야기에는 교훈이 있었어요. 전통가구에 관심이 적은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있었지요. 문제 정의와 한눈 팔지 않고 문제해결에만 몰두하는 집요함, 이렇게 심상무 짜임법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교훈을 주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스토리라인 방향설정은 김철환 소장이, 카드뉴스 제작은 청년혁신활동가가 맡았다. '나무토막 3개로 일본을 놀라게 하다'는 제목의 카드뉴스는 <세모편지> 블로그,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전파되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공유횟수가 많았고, 포털 사이트(네이버) 메인에 여러 번 노출되기도 했다. 국내외 전시회 초청, 가구주문 및 수강문의 증가 등의 성과도 올렸다. 좋은 콘텐츠는 힘이 세다는 걸 실감했다.

김철환 소장은 사회적경제 기업의 미디어 활용 전략으로 보편성과 차별성의 조화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소셜미디어는 여러 마케팅 채널 중 하나입니다.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중장기적으로 활용하는 채널이고, 여건이 조성되면 그때 해도 늦지 않습니다. 당장의 생존이 필요한 상황에서 소셜미디어는 급한 게 아닙니다.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고객으로 유도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합니다. 이럴 땐 검색마케팅이나 온라인광고가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틈새를 찾으면 적은 비용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보편적인 것을 차별적으로 하는 것이죠."

덧붙이는 글 | 적정마케팅연구소: http://segama.co.kr
글. 손인수(벼리커뮤니케이션 책임에디터)

이 기사는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격주로 발행하는 온라인 뉴스레터 '세모편지'에도 실립니다.


태그:#적정마케팅연구소, #소셜미디어, #사회적경제, #온라인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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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사회적경제 정책 통합 및 지속가능한 기반 조성을 위해 2013년 1월 설립된 민관 거버넌스 기관입니다. 사회적경제 부문?업종?지원조직들의 네트워크를 촉진하고 서울시와 자치구의 통합적 정책 환경 조성 및 자원 발굴?연계, 사회투자, 공공구매, 윤리적 소비문화 확산을 통해 기업과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촉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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