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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용추산 가마골. 풍광도 풍광이지만 자연생태가 잘 보존돼 있다. 생태공원으로 불린다.
 담양 용추산 가마골. 풍광도 풍광이지만 자연생태가 잘 보존돼 있다. 생태공원으로 불린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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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도 벌써 하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가을이 빠르게 물들고 있다. '대나무 고을' 담양에 있는 가마골로 간다. 단풍이 이쁘게 물들고 있다. 곡물도 맑고 깨끗하다. 무엇보다 호젓해서 좋다.

가마골은 치재산과 용추봉 사이로 흐르는 10리 계곡이 아름답다. 용의 꼬리처럼 굽이굽이 흐르는 계곡물도 깨끗하다. 용추산은 단풍나무, 고로쇠나무, 소나무로 울창하다.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등 도토리를 맺는 참나무도 많다. 그 숲이 지금 단풍 들고 있다. 풍광도 풍광이지만, 자연이 잘 보존돼 있다. 가마골 생태공원으로 불린다.
  
담양 용추산 가마골. '남도의 젖줄'로 불리는 영산강의 발원지다. 황룡과 관련된 전설을 지니고 있다.
 담양 용추산 가마골. "남도의 젖줄"로 불리는 영산강의 발원지다. 황룡과 관련된 전설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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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골 출렁다리에서 내려다 본 용추산 용소 풍경. 물이 맑고 깨끗하다.
 가마골 출렁다리에서 내려다 본 용추산 용소 풍경. 물이 맑고 깨끗하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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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골은 '남도의 젖줄' 영산강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용소'로 이름 붙여져 있다. 용소는 관리사무소에서 10여 분 올라가서 만난다. 풍광도 멋있지만, 영산강의 시원지여서 더 애틋하다. 용소 앞 산 언덕에 영산강의 시원을 상징하는 '시원정'이라는 정자 전망대도 있다.

시원정에서 건너편 암벽으로 이어지는 출렁다리도 아찔하다. 출렁다리에서 내려다보는 용소 풍광도 색다르다. 이 연못에서 용이 솟았다고 '용소', 용이 피를 토하며 죽었다고 이 일대가 '피잿골'로 불린다.

전설도 전해진다. 옛날 담양부사가 소문으로만 전해들은 이 계곡을 보려고 관속들에게 다음날 행차를 준비시켰다. 그날 밤 꿈에 백발의 신선이 나타나 '내일은 승천하는 날이니 오지 말라' 했다.

다음날 부사는 간밤의 꿈을 무시하고 가마골 행차를 강행했다. 마침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던 황룡이 마저 오르지 못하고 그대로 땅에 떨어져 피를 토하며 죽었다. 부사도 그 자리에서 기절해 일어나지 못했다.
  
가마골 출렁다리. 영산강 발원지 용소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제공한다.
 가마골 출렁다리. 영산강 발원지 용소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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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골에서 만난 노란 나뭇잎. 진한 노랑색이 가을의 심연으로 이끈다.
 가마골에서 만난 노란 나뭇잎. 진한 노랑색이 가을의 심연으로 이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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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골은 옛날 이 일대에 그릇을 굽는 가마 터가 많았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처음에 '가마곡'으로 불리다 나중에 가마골로 변했다. 실제 1970년대까지만 해도 여기저기에 숯가마가 많이 있었다. 지금은 다 사라졌다. 용추산에 임도를 개설하면서 발견된 전통 가마 하나를 복원해 놓았을 뿐이다. 용추사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다.

용추사는 천년고찰 백양사에 속한 절집이다. 백제 성왕 때(526년) 창건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임진왜란 때 태능 주지스님이 승병을 일으켜 금성산성에서 김덕령 장군과 합세해 일본군과 싸웠다. 일본군이 그에 대한 보복으로 절집에 불을 질러버렸다.

30여 년 뒤 태능스님이 주도해 다시 지었다. 6·25 때엔 빨치산의 근거지를 없앤다는 이유로 국군이 또 한 번 불을 질러 전부 태워버렸다. 지금의 전각은 1960년대에 다시 지어졌다.
  
용추산 용추사 풍경. 백제 성왕 때 처음 지어져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굴곡의 근현대사도 함께 한 절집이다.
 용추산 용추사 풍경. 백제 성왕 때 처음 지어져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굴곡의 근현대사도 함께 한 절집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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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루길의 나무다리. 추월산 주차장에서 담양호반으로 이어준다. 용마루길은 담양호 수변을 따라가는 트래킹 길이다.
 용마루길의 나무다리. 추월산 주차장에서 담양호반으로 이어준다. 용마루길은 담양호 수변을 따라가는 트래킹 길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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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골로 오가는 길에 '용마루길'도 있다. 주말과 휴일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최근 담양에서 뜨는 여행지 가운데 하나다. 가마골 용소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여 만든 호수가 담양호다. 용마루길은 이 호수의 수변을 따라가는 길이다. 걸으면서 호수의 수려한 경관을 만난다. 추월산과 과녁바위산, 비네산 등 크고 작은 산과도 눈을 맞출 수 있다.

길이 나무 데크와 흙길로 이어진다. 추월산 주차장에서 담양호를 가로지르는 목교를 건넌다. 데크 길을 따라 수몰된 옛 마을의 터 지나는데, 거리가 3900m에 이른다. 왕복하면 20리 남짓. 걷기에 부담도 없다.

길에서 보이는 풍광도 멋스럽다. 잔잔한 호수 풍경이 한 폭의 문인화를 연상케 한다. 물속에 반영된 추월산의 멋진 산세도 감상할 수 있다. 두 나무가 서로 부둥켜안고 있는 연리지도 만난다. 
 
담양호반 용마루길의 나무 데크. 오른편으로 담양호의 풍광이 함께 간다.
 담양호반 용마루길의 나무 데크. 오른편으로 담양호의 풍광이 함께 간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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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호반 용마루길. 길이 나무데크와 흙길로 이어진다. 길섶에 핀 가을국화가 앙증맞다.
 담양호반 용마루길. 길이 나무데크와 흙길로 이어진다. 길섶에 핀 가을국화가 앙증맞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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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산이 품은 이야기도 많다.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산세 탓에 마디 굵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임진왜란 때엔 치열한 격전지였다. 일본군에 쫓기던 김덕령 장군의 부인이 여기서 순절했다. 동학농민군의 항전지이기도 했다. 수많은 백성들의 피로 물들었던 산이다. 산 중턱 절벽에 담양호 풍광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암자 보리암도 있다.

댐을 건설할 당시 수몰됐던 흔적도 애틋하다. 1970년대 중반에 담양호가 만들어지면서 물에 잠긴 마을은 용면 산성리와 청흥리였다. 물에 잠기기 전 마을의 집터와 돌담길, 우물의 흔적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가마골에서 용마루길까지 여정은 지금 남도에서 가을을 느끼기에 제격이다.
  
담양호 수몰의 흔적. 댐을 건설하면서 수몰된 마을의 흔적이다.
 담양호 수몰의 흔적. 댐을 건설하면서 수몰된 마을의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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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가마골, #용소, #영산강, #용마루길, #용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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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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