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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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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로 유지했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 등 정부 인사들이 금리인상 필요성을 언급했었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 7명 가운데 2명이나 '인상' 의견을 냈지만 한은의 결정은 '동결'이었다. 

18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한 뒤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유지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그 동안 잠재성장률(2.8~2.9%)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물가가 목표수준(2%)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할 것을 일관되게 밝혀왔다"고 말했다. 경기가 살아나고 물가가 높아진다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어 그는 "그렇지만 대내외, 특히 대외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져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되, 대외위험이 우리 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국제 금융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이며 국내 환율, 주가 등도 크게 오르고 내렸다"며 "미국-중국 무역분쟁 우려가 커지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했다. 앞서 지난 11일 미국 다우존스 지수가 3% 가량 급락하고, 한국·일본·중국·홍콩 주가도 약 3~4% 떨어진 점이 이날 기준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 것. 

소비·수출 양호해 예상 성장세 이어가

이 총재는 국내경제에 대해선 대체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평했다. 그는 "설비·건설투자의 조정이 지속됐으나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대체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앞으로 투자가 둔화되겠지만 소비는 꾸준한 증가를 이어가고 수출도 세계경제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국내 물가도 예상한 만큼 높아졌다고 이 총재는 설명했다. 그는 "농산물 가격 상승세 확대, 전기요금 인하 종료 등으로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1%대 후반으로 높아졌다"며 "식료품·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 수준을 지속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 중·후반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준금리, 집값 대책 아냐... 다른 요인 복합작용하는 것"

다만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우리나라 집값 동향을 크게 고려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이 총리는 주택시장과 관련한 가계부채 문제를 언급하며 금리인상을 거론했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사실상 집값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뜻의 발언을 했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주택을 포함한 자산가격의 변화를 같이 들여다보지만 이는 하나의 고려 요인(일 뿐)"이라며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주택가격 대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집값에는 금리도 영향을 주지만 이외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금리를 인상해도 주택가격이 오르는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총재는 "(기준금리가) 주택가격을 조정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큰 효과가 없다"며 "금리 인상 때 또 다른 효과도 같이 봐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금통위원 가운데 이일형 위원과 고승범 위원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최근 국내외 경제여건을 종합해 올해와 내년 우리 경제가 각각 연 2.7%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은은 지난 7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9%, 2.8%로 전망했었다. 이 총재는 "수정된 성장 전망치를 평가해보면, 이전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