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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잡는 불사조"라 불리는 사나이가 있다. 순천에서 태어난 조달진 소위는 6·25전쟁 때 일등병 신분으로 적의 전차에 올라가 수류탄을 던져 전차를 격파했다. 적과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던 용사는 이제 흉상으로 남아 호국정신을 전하고 있다. .
 
17일 고 조달진 소위의 고향 주암면에서 열린 흉상 제막식에서 허석 순천시장이 배우자인 박갑례 여사를 장남 조동희씨와 함께 부축하고 있다.
▲ 고 조달진 소위의 유가족과 허석 시장 17일 고 조달진 소위의 고향 주암면에서 열린 흉상 제막식에서 허석 순천시장이 배우자인 박갑례 여사를 장남 조동희씨와 함께 부축하고 있다.
ⓒ 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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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3시가 되어 가자 전남 순천시 주암면 헬기장 도로인 구산리 산64-1에 교복과 군복, 몸빼바지와 정장, 바지와 치마가 한데 어우러졌다. 검은색 자동차에서 내린 허석 순천시장은 곧장 앞줄에 앉은 백발 할머니 앞에 가서 무릎을 꿇고 먼저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다른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눈 후 할머니 옆에 앉았다. 그녀는 고 조달진 소위의 배우자인 박갑례 여사로, 2남 3녀를 데리고 함께 왔다. 이후에도 순천시장은 장남인 조동희 씨와 함께 박 여사를 부축하는 등 각별하게 예우를 했다. 

조 소위의 흉상 제막식이 거행되었다. 제막식에 조동수 흉상건립추진위원장, 한영희 조달진부대 대대장과 순천재향군인회, 5·18부상자회순천지회, 낙안3·1운동애국지사, 옥천조씨 문중종친회, 순천예비군지역대, 보훈단체협의회, 순천시 정치인 뿐만 아니라 한국바둑중 학생 등 각계각층이 참석했다. 한편, 옥천 조씨 문중의 각 파에서 축하 화환을 보냈다.
 
17일 고 조달진 소위 흉상 제막식에서 허석 순천시장이 의자에 앉은 박갑례 여사에게 무릎을 꿇고 인사를 하고 있다.
▲ 박갑례 여사에게 인사하는 순천시장 17일 고 조달진 소위 흉상 제막식에서 허석 순천시장이 의자에 앉은 박갑례 여사에게 무릎을 꿇고 인사를 하고 있다.
ⓒ 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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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작년 11월 29일에 현재 신병교육대인, 조 소위가 복무했던 6사단 19연대 3대대 육탄11용사 대대에서 6사단 19연대 후원회 지원으로 흉상 제막식이 열렸다. 그리고 이번에는 고향인 주암면에서 작년 초에 흉상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서 국비 750만 원, 시비 2천만 원, 자부담 250만 원 총 3천만 원 예산으로 면적 50㎡에 높이 2m의 흉상이 건립되었다.

허석 순천시장은 시비와 국비가 함께 쓰인 것에 대해 "주암면민만이 아닌, 순천시민과 국민 모두의 숙원으로 뜻깊게 생각"한다며, "사육신 때부터 주암 출신들이 애국지사, 호국영령이 많다"고 말했다. 허석 시장은 이어 "조 소위가 주암 출신인 것이 자연스러받"고 했따. 그리고 조달진부대와 조달진로, 흉상 건립도 중요하지만, "적을 두려워하지 않는 애국정신"인 '조달진 정신'을 "우리 가슴 속에 새겨지는 것이 고인의 참뜻"일 것이라고 발언했다.
 
호국영웅인 주암 출신의 고 조달진 소위의 흉상 제막식장에 많은 사람들이 축하하기 위해 참석했다.
▲ 제막식을 준비하는 사람들 호국영웅인 주암 출신의 고 조달진 소위의 흉상 제막식장에 많은 사람들이 축하하기 위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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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선 전남동부보훈지청장은 조 소위의 공을 자세하게 설명하며,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경제적 번영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조달진 소위와 같은 국가유공자들의 희생과 공헌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들을 "예우하고 공훈을 선양하는 것이 이 시대 우리의 책무이자 도리"라며 "영원히 기억하자"고 말했다.

박갑례 여사는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고향에서 잊지 않고 찾아줘서 너무 감사하다. 안 그려? 세월이 너무 지나서 잊어도 그만"이라며, 지금도 기억해 주는 것을 무척 흐뭇해했다. 연세가 얼마인지 묻자 "89"라고 했고, 이에 딸이 "팔십 여섯"이라 하니 "뭐가 여섯이야. 애는?"라며 웃었다.

조달진 소위는 육탄11용사 중의 한 명으로, 1928년 11월 18일에 주암면 대광리 두지동에서 태어났다. 2008년 10월 15일 이후 대전 현충원 장교 제2묘역에 잠들어 있다. 그는 49년 8월에 입대하여 6사단 19연대 3대대에서 소총수로 복무를 했다. 6·25가 터지자 국군은 전차, 자주포, 야포 등으로 무장한 북한국을 저지하느라 사투를 벌였다. 당시 북한군은 춘천과 홍천을 점령한 후 서울을 포위하기 위해 이천과 수원으로 우회 기동할 계획이었다.

이에 국군은 강원도 홍천으로 향하는 유일한 진출로인 말고개를 사수하기 위해 전차를 격파할 특공대원들을 선발했다. 그 중에 조 용사도 있었다. 일등병이던 그는 매복해 있다가 적의 전차를 보자 뛰어올라가 해치를 열고, 수류탄 2발을 투척하여 전차를 폭파시켰다. 나머지 대원들도 맹활약하여 전차를 완파하거나 노획하는 등 북한군의 공격을 지연시켰다.
 
옥천 조씨 문중의 각 파에서 주암면 고향에 건립된 조달진 소위의 흉상 제막식을 축하하며 보낸 화환들이다.
▲ 옥천 조씨 문중이 보낸 화환 옥천 조씨 문중의 각 파에서 주암면 고향에 건립된 조달진 소위의 흉상 제막식을 축하하며 보낸 화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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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로로 그는 이등중사로 2계급 특진을 했고, 이후 경북 상주군 유곡전투에서도 특공대원들과 전차 4대를 육탄전으로 격파해서 이등상사로 2계급 특진한 후 "탱크 잡는 불사조"란 별명을 얻었다. 1950년 을지무공 훈장과 미국의 5대 훈장 중 하나인 미동성 훈장을 한국군 최초로 받았다. 그리고 1951년에 화랑무공을, 사후인 2011년에 태극무공 훈장까지 받았다. 홍천군민은 조 소위를 비롯한 특공대원의 공로를 기리며 1975년 육탄용사 전적비를 세웠다.

고향인 순천시는 고장의 전설적인 호국영웅을 기리기 위해  2015년 12월 28일에 순천7391부대(95-5대대)를 '조달진 대대'로 명명했다. 그리고 2017년에 전남동부보훈지청의 '호국영웅 알리기 프로젝트' 일환으로, 고향인 주암면 한국바둑고등학교 앞쪽 도로 580m를 '조달진로'라  명명했다. 이는 호국영웅의 이름이 부여된 전남 최초의 정식 도로명이으로, 한국바둑중학교 주소는 전남 순천시 주암면 조달진로 27이 되었다. 

태그:#조달진 소위, #탱크 잡는 불사조, #순천의 호국영웅, #조달진 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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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 '좋아할, 호', '낭만, 랑',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써서 호랑이. 호랑이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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