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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혼자 사는 세대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반려견을 키우는 세대도 늘어났다. 반려견은 혼자 사는 사람에게 있어 유일하게 자신을 반겨주는 사랑스러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차디찬 칼바람이 부는 전장 같은 사회에서 집으로 돌아왔을 때, 오로지 반려견만이 꼬리를 흔들며 나를 반겨준다.

 반려견은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 인생을 함께 하는 가족 같은 개를 지칭하는 말이다. 반려견이 주는 사랑은 사람들처럼 조건부 사랑이 아니고, 누가 더 잘 생기고 누가 더 예쁜지를 비교하는 사랑이 아니다. 반려견이 주인에게 주는 사랑은 한결같은 사랑이고, 직선적인 사랑이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책 <그 개가 전하고 싶던 말>에서 저자 미루야 겐타는 반려견의 사랑을 이렇게 설명한다.

개는 한번 좋아하게 된 사람은 영원히 좋아합니다.
설령 냉대를 받아도 괴롭힘을 당해도 매몰찬 대접을 받아도,
일단 좋아하게 된 사람을 싫어하게 되는 일은 없습니다.
원망하지도, 앙심을 품지도, 집을 나가지도 않습니다.
개는 다시 한 번, 자신을 좋아해 주던 시절처럼, 그 사람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본문 62)


 반려견은 그렇게 우직하게 주인을 좋아하면서 주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불이 꺼진 집으로 돌아왔을 때, 제일 먼저 인기척을 눈치채고 나를 향해 달려오는 반려견이 사랑스럽지 않을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그렇기 때문에 혼자 사는 세대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도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반려견의 조건 없는 사랑은 사람을 따뜻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오늘날처럼 점점 애정이 메말라가는 우리 사회에서, 사소한 애정도 조건을 따지며 마음을 준다고 하는 냉소적인 사회에서 반려견이 주는 조건 없는 솔직한 사랑은 사람들이 가장 바라는 애정이다. 그 애정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준다.

 책 <그 개가 전하고 싶던 말>은 반려견과 함께 한 사람들이 반려견이 자신과 가족에게 주었던 사랑을 되새기는 20가지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별 특별한 생각 없이 책을 읽다가 어느 이야기가 문득 가슴에 꽂혀 나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반려견을 키웠던 사람이라면 아마 더더욱 그럴 거다.
 
 그 개가 전하고 싶던 말
 그 개가 전하고 싶던 말
ⓒ 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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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개가 전하고 싶던 말>을 읽는 내내 나는 몇 번이고 눈물을 훔쳐야 했다. 미처 생각지 못한 반려견의 행동과 마음에 놀라는 주인공의 마음이 너무나 절절히 와닿았기 때문이다. 반려견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와 전혀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생명체라는 걸 평소 얼마나 인식하고 있을까?

 반려견은 생후 1년 사이에 인간으로 치면 열두 살 정도의 나이가 된다. 그 후에는 1년에 무려 네 살부터 여섯 살쯤 나이를 먹는다고 한다. 만약 사람이 반려견과 함께 10년을 살았다면, 그 반려견은 육십에서 일흔 살에 해당하는 거다. 성장이 우리 생각보다 빠른 만큼, 노화도 우리 생각보다 빠른 거다.

 그래서 우리가 반려견과 보내는 시간은 오랫동안 이어질 것 같으면서도 오랫동안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도 노화가 진행될수록 병치레를 자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반려견도 노화가 진행될수록 힘이 없어지고 병치레를 자주 하게 된다. 몸이 아파도 반려견은 늘 주인의 행복을 먼저 생각한다.

 <그 개가 전하고 싶던 말>에서 읽은 에피소드 중 유독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백내장에 걸려 앞을 보지 못하는 반려견의 에피소드다. 이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SNS에 치중하며 반려견이 양말을 물어서 가져다준 것을 칭찬하며 SNS에 올렸는데, 반려견이 백내장인 것처럼 보인다는 댓글을 읽었다.

 당황해서 자신의 반려견 릴로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확실히 검은 눈동자의 표면에 엷은 막이 덮여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터넷에서 같은 증상을 조사했더니 '백내장일 가능성이 있다'는 기사를 발견했다. 주인은 동요하며 '설마' 하는 마음으로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서 정확한 검진을 받았다.

 이 이야기의 일부를 책에서 짧게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수의사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마 눈이 보이지 않은 지 1년쯤 지났을 겁니다."
믿을 수 없었습니다.
왜? 릴로는 집에서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지냈는데. 매일 양말도 물어다 주었는데. 혼란스러운 마음에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나를 보고 수의사 선생님은 더장하게 알려주었습니다.
"개는 후각이 발달했습니다. 익숙한 집안에서라면 후각을 이용해서 평소처럼 지낼 수 있었을 거예요."
확실히 진찰실에 있는 릴로는 발을 후들후들 떨고 있었습니다. 집에서는 절대 보인 적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날마다 산책하고 놀아 주었나요?"
수의사 선생님의 질문에 나는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하루 종일 집을 비울 때가 많았고, 집에 있어도 스마트폰만 보며 릴로는 방치해둔 때가 많았으니까요.
"이 아이는 분명히 주인과 놀고 싶어서 주인이 놀아 주었으면 해서 보이지 않는 눈으로 최선을 다했을 거예요. 앞이 보이지 않아도 주인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애쓰며 평소와 다름없이 씩씩하게 행동하려고 했을 겁니다."
수의사 선생님의 말을 듣고 나는 너무나 미안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릴로는 나를 원망할까요?"
"그럴 리가요." 수의사 선생님은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개는 주인을 원망하거나 하지 않아요. 그런 일은 불가능해요. 매일 양말을 물어다 줬다고 말씀하셨죠. 창찬해주셨습니까?"
"……네."
"이 아이는 분명히 그것만으로도 행복했을 거예요. 주인이 행복한 것 같은 분위기만 느낄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히 행복할 겁니다."
수의사 선생님의 말을 듣는데 눈물이 흘렀습니다. (본문 116)


이 에피소드는 읽으면서 눈물을 흘린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눈이 보이지 않아도 주인과 놀고 싶어서, 주인이 놀아 주었으면 해서, 주인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평소처럼 행동하려고 했던 릴로. 지금도 현관문을 조용히 열면 양말은 문 릴로가 종종걸음으로 발밑으로 달려온다고 한다.

반려견은 그렇게 우리를 향해 무한한 애정을, 사람도 쉽게 주지 못하는 용기를 주는 존재다. 얼마 전에도 페이스북으로 공유된 한 기사를 통해 네 발이 잘린 채 한국에서 입양된 반려견이 미국에서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주는 영웅견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반려견은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더 강한 힘을 지녔다.

 만약 반려견과 사람 사이에서 배신하는 게 있다면, 그건 절대적으로 사람일 확률이 높다. 병이 들었다고 해서,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해서, 키울 여건이 없어졌다고 해서 항상 나를 사랑해준 반려견을 유기하는 사람들. 그냥 유기하다 못해 절대 찾아오지 못하게 발을 꽁꽁 묶어버리는 잔인한 사람들.

 그런 잔혹한 소식을 들을 때마다 그 반려견에게 안타까움을 품기도 하고, 유기한 주인에 대한 분노가 펄펄 끓어오른다. 그런 사람들은 반려견을 인생을 함께 하는 가족과 같은 개로 한 번이라도 생각한 적이 있을지 의문이다. 반려견을 가족이라고 생각했다면, 함께 한 추억이 있다면, 절대 그렇게 못 했을 거다.

 저자는 책에서 개가 사람에게 보내는 신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개에게는 '목숨을 위험해 노출시키는 행위'보다 '신뢰를 배신하는 행위'를 더 못하는 속성이 있습니다.
우리네 인간에게는 좀처럼 보기 힘든 속성입니다.
만약 하려고 한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개는 어떤 개든 너무나도 단순하게 목숨을 걸고 인간을 신뢰합니다. (본문 174)


 반려견의 신뢰를 배신하는 행위는 언제나 사람이 먼저 한다. 언제나 사람은 신뢰를 주면서도 상황이 틀어지면 쉽게 배신을 해버린다. 하지만 개는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면 더이상 한눈을 팔지 않는다. 주인 옆에 바싹 붙어 앉아서 서로 감정을 공유하며 함께 좋아하는 시간을 보낸다.

 간혹 동물에게 감정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동물 또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감정을 가지고 있다. 특히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반려견은 주인을 보고 배우면서 감정을 공유한다. 주인이 슬퍼할 때는 함께 슬퍼하고, 주인이 행복해서 뛰어다닐 때는 함께 행복해하며 뛰어다닌다. 그게 반려견이다.

 오늘 읽은 책 <그 개가 전하고 싶던 말>은 반려견과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만 하는 책은 아니다. 반려견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점과 반려견이 가진 특징도 자세히 이야기해준다. 대표적으로, 반려견에게 산책이 꼭 필요한 이유를 비롯해 아픈 반려견이 필요로 하는 건 무엇인지 등.

 지금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면, 혹 반려견과 함께하지 않아도 마음 한구석에 반려견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한다는 선택지는 결단코 가벼운 마음으로 해서는 안 됨을, 반려견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아주기를 바란다.

'변치 않는 애정으로 대한다'
말로 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하지만 매일 이어지는 안정된 생활에 쉽게 싫증을 내는 우리 인간에게 반려견을 키우기 시작했을 때와 같은 애정을 영원히 유지하기는 의외로 어려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더라도 반려견이 주인에게 그렇게 하듯이 주인도 매일 아침, 사랑하는 반려견을 새로운 기분으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본문 29)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노지현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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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블로그를 운영중인 대학생입니다. 평소에 여러가지 정치문제에 관심이 많고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이야기들을 블로그에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