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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명교회 신축 논란과 관련 '동명동을 사랑하는 주민 모임(이하 동사모)'의 기고글에 대해 김철수 장로가 3차 반론을 보내왔습니다. 지역공동체 현안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을 이어가고 계시는 동명동 주민들과 김철수 장로에게 독자를 대신해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오마이뉴스>는 동명교회 신축과 관련한 여러분의 글을 언제나 환영합니다. [편집자말]
지난 번 <오마이뉴스>의 지면을 통해서 두어 차례 반론 기사를 드린 후, 직접 뵙기를 청하면서 다시는 지면으로 반박 의견을 올려드리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저희 교회(광주 동명교회)의 신축 소식을 불편해 하시는 여러분들의 심경을 조금이나마 헤아리고자 기도하면서, 활자화 된 언론을 통한 결론 없는 격론이 그리 큰 의미가 있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난 9월 7일에 광주 동구청의 주선으로 두 단체의 대표 격인 인사들의 공개 토론회가 있었지만 서로의 입장만 확인했을 뿐이었고, 그 날 이후 두 단체 사이에는 어떤 합리적인 제안이나 합의가 없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사실상 문제의 원인 제공자로서 잠잠히 겸손하게 동사모(동명동을 사랑하는 주민모임) 여러분의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제안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돌아온 것은 침소봉대의 과장과 견디기 힘들고 이루 말할 수 없는 폄훼와 모욕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러분께서 지난 9월 19일 자 <오마이뉴스>와 이후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하여 제기하신 그러한 몇 가지의 오해들을 바로잡아드리고자 다시 자판 앞에 앉았습니다.

1. 신축되는 교회의 건물은 대형교회 축에 들지 못합니다

 
광주동명교회의 현 건물과 신축 예정 건물 상세 제원 비교표
 광주동명교회의 현 건물과 신축 예정 건물 상세 제원 비교표
ⓒ 동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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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모 대표 여러분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신축되는 교회의 규모를 현 규모의 2.5~3.5배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펼치시면서 저희 교회에 소위 "대형교회 프레임"을 덮어씌우고 계십니다.

그러나 위의 표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 바와 같이 신축 건물의 수치상 연면적은 3.5배로 산정될 수는 있으나, 현재 건물에는 존재하지 않는 약 1500 평의 지하 주차장의 면적을 제외하고, 지상에 올라온 건물의 면적을 합산하면 실상 두 배가 채 되지 않습니다.

건축 업계의 관례를 참고하여 말씀드리자면, 단면적 약 300평의 4층 건물이었던 현 건물을 철거하고 그 옆 현 주차장의 자리에 단면적 800여 평에 지하 1층, 지상 3.5층 규모의 건물을 신축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께서 게시하신 플래카드와 언론 인터뷰에는 마치 저희 교회가 단면적 3500평의 으리으리한 초대형 건물인 양 소개하신 것은 언어도단의 침소봉대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신축 건물의 정확한 실제 높이는 22미터이고, 건물 맨 앞부분에 설치될 십자가 탑신 부분만 15.65미터가 추가되어 37.65미터에 이릅니다. 그 탑신의 높이마저도 주민들의 여론을 반영하여 상당 부분 낮추고, 디자인도 변경할 계획을 가지고 논의하고 있는 상황인데, 마치 건물 전체의 높이가 34~35미터에 이른 것처럼 제보하신 것은 완전히 잘못된 정보일 뿐만 아니라 이 역시 "대형교회 프레임" 조성을 위한 터무니없는 과장이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2. 현 건물은 효율적인 유지보수가 가능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천정의 곰팡이와 본당 바닥의 균열 상태
 천정의 곰팡이와 본당 바닥의 균열 상태
ⓒ 동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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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모 여러분들께서는 "건물의 노후화나 계단으로 인한 불편함이 문제라면 충분히 개보수할 수 있으며 혹은 현재 부지에 건물 크기를 유지하는 선에서 신축을 해도 교회 활동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여러 차례 언급해 드린 바와 같이, 지난 2016년에 실시했던 정밀안전진단결과, 절대적으로 수리보수가 필요하지만 건물의 구조적 결함으로 인하여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등의 효율적인 시설 보강을 위한 수리가 용이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았고, 그에 따라 여러분께서 그토록 불편해 하시는 예배 음향을 막을 수 있는 방음 공사마저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우천 시 지하 당회실과 기도실, 1층 담임 목사님 집무실 및 예배당 곳곳에 발생하는 누수 현상과 곰팡이로 인해서 엄청난 불편이 야기될 뿐 아니라, 현 건물 2층 본당의 앞쪽 중앙 부분에 금이 가있어서, 오래 방치할 경우 건물의 붕괴와 같은 대형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신축을 결정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또한 70년의 역사를 지닌 호남지역의 대표적인 교회로서의 위상과 그를 바탕으로 한 미래지향적인 계획을 위하여, 신축 교회의 규모는 현재보다 다소 커질 수밖에 없음도 말씀드립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바와 마찬가지로 현 건물에는 존재하지 않는 지하 1층의 약 1500 평의 주차장이 연면적에 포함되어 3500 평의 건축물이 설계되기에 이른 것입니다.

여러분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주변의 주택가의 규모에 비교하여 다소 큰 규모인 것은 사실이나, 바로 길 건너에 존재하는 동명아파트나 현재의 교회 건축물과 비교했을 때 그 높이나 부피 면에서 그리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3. 민원을 제기하시는 방법과 태도에 대하여 서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교회 주변에 게시된 동사모 주민들의 플래카드
 교회 주변에 게시된 동사모 주민들의 플래카드
ⓒ 동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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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모 여러분께서는 다양한 내용의 수많은 플래카드를 동명동 일대에 게시하시면서, 그것이 여러분의 "아픈 마음"이며 "슬픈 비명"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그 내용들은 아픈 마음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위의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읽는 사람들과 비난의 대상이 되는 교회를 자극하기 위한 선동적인 글귀들로 가득 차있습니다.

플래카드의 내용을 읽으신 본 교회의 교인들은 사실과 다른 내용들로 인하여 매우 불쾌해하고 계시며, 이로 인하여 구청 측에 철거를 요구하여 몇 차례 철거한 바가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동구청 민원 어플 “동구 두드림”에 게시된 교회 관련 민원 및 댓글
 동구청 민원 어플 “동구 두드림”에 게시된 교회 관련 민원 및 댓글
ⓒ 동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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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청 두드림에 게시된 민원 내용들과 그 아래에 달린 댓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천상의 소리"라고 묘사하신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목사님의 목소리를 동물의 소리에 비유하는 이율배반적인 표현이 있는가 하면, 신축건물을 "쓰레기 같다"고 표현하는 등의 심한 모욕이라고 이해할 수밖에 없는 표현도 있습니다(대표자들 중에 누군가가 쓰신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만, 댓글 가운데 그런 투의 글들이 많습니다). 또 교회와 성직자에 대한 입에 담지 못할 언어폭력, 심지어는 동구청장과 직원들의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들도 여과 없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번 기사에는 "오늘도 누군가 교회 새벽기도 울부짖는 소리 때문에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며 구청에 민원 글을" 올리셨다고 하더군요. 죄송하지만, 저희 교회 교인들은 원로 목사님 시절부터 목 놓아 울부짖는 기도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기도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겸손하고 성실한 회개를 바탕으로 하나님의 뜻에 맞는 내용을 올려 드려야한다고 훈련을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방언이나 기타 요란한 기도가 금지되어 있고, 오히려 그러한 기도에 익숙해 있는 다른 교회의 교인들이 저희 교회를 방문했다가 매우 의아한 표정을 짓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도대체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의 기도소리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는지 소음 측정이라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여러분께서 게시하신 플래카드를 목격한 이후로 저는 새벽 시간이나 주일 예배 후에 교회 주변과 동명동 일대를 돌아다니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하나님께 여러분의 마음을 어루만지셔서 위로해 주시기를 기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소음에 대한 여러분의 이의 제기를 접한 후에는 과연 예배당 본관 건물에서 얼마나 괴이한 소리가 나는지 확인해 보는 버릇이 또 생겼습니다. 가끔 새벽기도 시작 시간보다 늦게 교회에 도착하여 주변을 돌며 귀를 기울여 보았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이한 기도소리"나 "동물들의 소리"를 연상시키는 소리는 이상하게도 제 귀에는 들리지 않더군요.

민원을 제기하신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 수차에 걸쳐 도면을 수정한 끝에 이제 겨우 건축심의를 끝낸 상황에서 이처럼 과도한 감정 분출식의 민원 제기가 과연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의사표현의 방식인지 주민들과 이 기사를 읽으시는 독자들에게 여쭤보고 싶습니다.

4. 주차장 부지에 대한 가짜뉴스를 더 이상 퍼뜨리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오마이뉴스>에 두 차례에 걸쳐 게재된 동사모 주민들이 예상하는 교회 주차장 지역
 <오마이뉴스>에 두 차례에 걸쳐 게재된 동사모 주민들이 예상하는 교회 주차장 지역
ⓒ 동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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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동사모 여러분께서 두 차례에 걸쳐 <오마이뉴스>에 게재하신 주차장 예상지역 사진입니다.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저 사진은 철저한 왜곡이며 왜곡된 사실의 확대 재생산의 시도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저희들은 저만한 땅을 살 자금 여력도 없고, 그럴 의사도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주차장의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을 할 계획입니다. 그 중 한 가지 안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현재 약 602대의 주차 공간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문화전당(ACC)의 주차장을 필요에 따라 주차비를 지불하고 임대 사용하는 것입니다.

사실 동명 교회의 주차장은 비단 저희 교회만의 것이 아니라, 동명동의 주민들과 지금 현재 한참 살아나고 있는 카페와 식당 그리고 기타 숙박 및 업무시설을 사용하시는 분들의 편의를 위해 공유되어야 하는 시설입니다. 지역사회에 편의를 제공하고자 하는 배려의 범위 내에서, 필요할 경우 동구청과의 협약 및 협조를 통하여,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5. 동명동의 체질이 바뀌고 있음을 주지하셨으면 합니다

여러분께서는 또한 "직접 거주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매연과 소음 등의 극심한 피해를 주고 유유히 사라진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이 점에 대해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송구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법적으로 요구되는 범위 이상으로 녹지 공간과 주민들의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로 하였고, 주변의 도로 확장을 위해 동구청에 이미 약 20 평의 교회 소유 토지를 도로 용도로 기부 채납하였으며, 현재의 설계도면에서도 인근 주택과의 이격거리 조정과 도로 확장을 위해 시가 수십억 원에 달하는 약 270평 이상의 교회 소유 토지를 기부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외에도 주말을 포함하여 매일 인근도로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학원 재학생을 비롯한 학부형들과 동명동 카페와 식당 및 사무, 숙박 공간의 사용자들임을 잊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러한 환경의 부산물로 생겨나는 각종 쓰레기와 오물들을 저희 교인들이 일정 부분 청소하고 있다는 것도 주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분께서 표현하신 것처럼 "그저 집게 들고 와서 몇 사람이 들락날락 시늉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씩 청소할 때마다 상당량의 꽁초와 폐지 및 기타 오물들을 수거하고 있습니다. 모르긴 해도 구청에 소속되어 정기적으로 청소하시는 어르신들보다 저희 교인들이 더 성실함과 열심을 가지고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처럼 교회 뿐 아니라 다른 여러 종류의 건물들로 인하여 동명동의 체질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이외에도 지역사회를 위한 교회의 허다한 노력을 무참히 폄훼하고, 지역의 다양한 변화로 인하여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된 모든 불편의 원인을 전적으로 교회의 탓으로만 침소봉대하여 돌리시는 소위 "동사모" 여러분들의 부당하고 편파적인 이의에 대하여 저희 측에서도 더 이상 침묵으로 대응할 수만은 없을 것 같아 나름대로의 입장을 전해드립니다. 그 어떤 개인이나 공인 또는 단체라도 정직과 신실한 믿음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지역을 위해 봉사해 온 교회를 아무런 객관적 근거나 증빙이 없이 폄하하거나 훼손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현재도 또한 이후에도 저희 교회 측의 한 가지 소망은 주민들께서 종교시설로서의 교회가 갖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를 십분 이해해 주시는 것을 전제로 저희 측이 소화할 수 있는 제안을 해 주시고, 저희도 역시 그에 상응하는 일정 정도의 양보를 함으로써, "현재까지" 보다는 "현재부터"의 동행에 무게를 더 실을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앙망하는 바입니다.

두서없는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쪼록 환절기에 건강 유의하시고, 영육 간에 평안하시기를 기도하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10월 2일

광주동명교회 시무장로 김철수 올림.

태그:#동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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