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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교통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곳,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 - 기자 말   
 
 건설되고 있는 도로의 모습. 이번 총선에는 SOC 공약이 유독 많다.
 건설되고 있는 도로의 모습. 이번 총선에는 SOC 공약이 유독 많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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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들에게 선거 때면 나오는 '단골 공약'을 묻는다면 어떤 내용이 나올까. 복지나 경제 활성화 정책 등을 꼽는 유권자도 많겠지만, '교통'을 꼽는 유권자들도 적잖을 것이다. '지역에 지하철이나 전철을 연장하겠다', '지역에 고속도로를 놓겠다'는 등의 공약은 이미 선거 때마다 단골 공약이 되었다.

작게는 버스 노선의 변경이나 신설부터, 크게는 고속철도 사업까지 교통 공약은 모든 후보들의 공보물 한 페이지를 차지해왔다. 하지만 그러한 공약들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이러한 공약들을 다 합치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체감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4.15 총선을 맞아 교통 관련 공약을 다시 한번 점검한다. 큰 예산이 들어가는 도로, 철도 등에서 이루어지는 공약, 즉 사회 간접 자본(SOC)과 관련된 공약이 얼마나 효용성이 있는 것인지, 그리고 효용성이 없는 무분별한 공약이 문제가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GTX, 트램... 교통 공약 들고나온 후보들

이번 총선에 교통 관련 공약은 어떤 것이 주로 올랐을까. 첫 계획이 나온 이후 10여 년 만에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정차역과 관련된 공약이 가장 대세였다. GTX 노선이 오갈 예정인 수도권에서는 노선의 연장, 정차역 확충 등을 두고 60여 개의 공약이 나올 정도였다.

안양 동안 을 지역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재정 후보와 미래통합당의 심재철 후보가 동시에 'GTX-C 노선에 인덕원역을 개설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화성 병 지역에서는 민주당의 권칠승 후보와 통합당 석호현 후보가 모두 GTX-C 노선을 병점역까지 연장하겠다고 하는 등, 양측 후보가 비슷한 공약을 내놓았다.

경전철, 트램(노면전차)과 관련된 공약도 적지 않다. 당장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도 민주당 이낙연 후보와 통합당 황교안 후보가 강북횡단 경전철의 조기 착공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부산 남구 을에 출마한 민주당 박재호 후보는 우암동 일대에 트램을 2022년까지 개통하겠다는 공약을 냈고, 기장에 출마한 민주당 최택용 후보는 기장선·정관선 트램을 만들겠다며 선거차량을 트램 모양으로 꾸미기도 했다.

어느 정도 인프라가 마련된 고속도로의 경우, 신규 노선 건설보다는 IC 확충이나 우회 도로 건설 등의 공약을 내놓은 후보도 있었다. 하지만 완주·진안·무주·장수 지역에 출마한 민주당 안호영 후보는 전주-대구 간 고속도로 건설을 공약으로 선보이는 등 신규 고속도로 건설을 하겠다는 공약도 곳곳에서 보인다.

이 공약들, 실현 가능할까
 
 일본의 광역철도인 도큐 전철의 모습. 2004년 도큐 전철의 1.9km 구간을 지하화하는 데에 1천억 엔에 육박하는 비용이 들었다.
 일본의 광역철도인 도큐 전철의 모습. 2004년 도큐 전철의 1.9km 구간을 지하화하는 데에 1천억 엔에 육박하는 비용이 들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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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교통 공약 중에서는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 것들도 있다.

제주 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차주홍 후보는 예비 타당성 조사 결과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된 제주 해저터널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또, 대체 자동차전용도로가 있어 예비 타당성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하는 제천-영월 간 고속도로는 제천·단양에 출마한 민주당 이후삼 후보, 홍천·횡성·영월·평창에 출마한 민주당 원경환 후보와 통합당 유상범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복수의 지역에서 나왔다.

대도시 지역에서 주로 나오는 '지하화' 공약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이 공약은 지상에서 운영되는 철도와 고속도로가 소음, 미관상 문제와 도시 단절 문제 등을 발생시킨다는 이유로 거론되곤 한다.

지난 6일 민주당의 이해찬 대표가 부산광역시를 찾아 경부선의 부산 시내 구간을 지하화하겠다며 발언한 바 있고, 지난 3월 27일에는 민주당의 경인지역 후보 5명이 경인선 지하화를 공동 공약으로 내세우며 약 6조 원의 예산으로 지하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이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어떨까.

도심 지역 철도의 지하화 공사가 잦은 일본의 경우를 참고할 수 있다. 일본은 2004년, 도쿄 시부야-요코하마 간 광역전철을 운영하는 도큐 전철이 미나토미라이선의 개통에 맞추어 히가시하쿠라쿠-요코하마 구간의 복선 전철 1.9km를 지하화했는데, 사업비는 당시 1000억 엔(당시 한화 약 1조 1600억)이 소요되었다.

그렇다면 이미 2012년부터 선거에서 지하화 공약이 숱하게 나왔던, 경부선 지하화 사업의 예상 사업비는 어느 정도가 될까. 이미 2013년 국토교통부는 서울 노량진역에서 군포 당정역까지 약 26km 구간의 사업비가 최소 16조 3000억 원이 소요된다며, 다른 SOC 사업이 예정된 현 상황에서 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던 바 있다.

국내에서도 지하화가 이루어진 사례는 한정적이다. 경부선이나 경인선 등 주요 철도 노선에서는 시도된 사례가 없다. 호남선 목포 시내 구간, 강릉선 강릉 시내 구간 등 사업이 용이한 일부 구간에서만 복선전철화를 겸해 시행되었다.

철도와 도로 공약... 이걸 다 시행하면 얼마야?

KBS 데이터저널리즘팀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따르면 이번 총선 공약의 14%, 247개의 공약이 철도와 도로, 지하철 등 SOC 공약이었다. 이미 통과된 사업의 착공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공약은 물론, 새로운 도로를 깔고 철도를 개통하며, 이미 폐기된 사업을 부활시키겠다는 내용까지 천차만별의 공약이 등장했다.

올해 SOC에 배정되는 예산은 23조 2000억 원이다. 이런 공약들이 모두 현재의 예산 아래에서 가능하긴 한 걸까. 기자와 인터뷰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은 고개를 저었다. 이 사무총장은 "도로, 철도 공약에 들어가는 양당의 예산을 계산하면 민주당이 약 31조 원, 미래통합당이 약 71조 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광재 사무총장은 "이런 SOC 사업이 선거 공약으로 제시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거의 유일하다"라며, "미국과 일본의 버블 경제의 주범이 SOC 사업의 남발이었다. 과도한 SOC 사업, 즉 토건 사업으로 인해 관리비를 감당하지 못해 지자체가 파산한 사례도 해외에 있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교통 시설의 확충은 궁극적으로 '집값'과 '땅값'을 올리게 된다. 부동산으로 인한 불로소득을 부추기겠다는 것이 선거 공약에 투영된 이른바 '매표행위'로 본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부동산을 안정화하는 정책을 낼 수 있을 것이며, 무슨 경제 활성화가 가능하겠냐"라며 쓴소리를 했다.

"유권자들의 시각 못 따라가는 정치인들이 문제"

여야를 막론하고 공약을 사실상 재탕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2019년 10월 국토교통부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발표한 '광역교통 2030' 계획에서 차용한 BRT 노선 개설, 광역버스 노선 확충 등의 공약이 여야 가릴 것 없이 쏟아졌고,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을 '착공하겠다'며 공약에 올리는 경우도 보인다.

이러한 공약의 '재탕'은 독창적인 공약을 기대했던 유권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다. 이광재 사무총장은 "유권자들은 'SOC 공약을 환영하지만, 이것을 보고 후보자를 선택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이미 유권자들의 시각은 높아졌는데, 정치인들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공약(空約)'은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주요한 요인이 된다. 선거 때만 되면 남발되는 공약 대신, 정부와 전문가가 주도하는 체계적인 계획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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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스포츠와 여행까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그리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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