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사진=청와대 공식 페이스북)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사진=청와대 공식 페이스북) ⓒ 청와대

 
지난 24일(미국 현지시간)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UNICEF)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가 개최되었다. 이 행사는 유엔 사무총장이 이끄는 '유엔 유스 2030 전략(UN Youth 2030 Strategy)'의 한 축으로 10~24세 청소년과 청년들에 대한 투자와 기회를 확대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글로벌 파트너십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기조 연설자로 등장한 사람은 놀랍게도 한국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아래 BTS)이었다.

BTS의 유엔총회 참석을 주선한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가능성은 자신에 대한 사랑과 존중에서 시작한다는 그들의 '러브 유어셀프' 캠페인과 청년의 무한한 잠재력을 이끌어내자는 유니세프의 새로운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는 지향하는 가치가 같다"며 초청 이유를 밝혔다.

BTS를 대표해 연설에 나선 RM(본명 김남준)은 "전 세계 젊은 세대들이 나를 사랑한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자(Speak yourself)"고 제안했다. "국가, 인종, 성 정체성 등에 상관없이 자신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의 이름과 목소리를 찾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21세기 청년 문화의 대변인... '당신'을 위한 목소리를 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사진=청와대 공식 페이스북)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사진=청와대 공식 페이스북) ⓒ 청와대

 
음악계의 스타들이 그 시대 청년 문화를 대변하고 기성 세대에 대해 목소리를 냈던 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과거 1960~1970년대 밥 딜런+조안 바에즈 등의 포크 가수들이 반전 운동와 평화의 메시지를 음악에 담아 냈고 1980년대 '미국 노동자들의 형제' 브루스 스프링스틴 역시 < Born In The U.S.A > 같은 걸작 음반을 통해 보수화로 치닫던 미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1990년대 'X세대'의 당당함을 서태지, 신해철 등이 자신들의 작품을 빌려 표현한 바 있다.

장르나 방식은 달라도 2018년 현재의 BTS 역시 국내외 선배 음악인들처럼 자신들이 만든 작품 속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대중들, 특히 1020세대들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런데 BTS의 표현 방식에서 이들만의 특징이 목격된다. 이들이 만들었던 일련의 작품들은 '당신, 혹은 너(Yourself)'로 지칭될 수 있는 개인 스스로 당당할 수 있는 자세 및 태도를 중요시한다. BTS가 들려준 다채로운 작품 속 이야기에서는 타인의 시선이나 견해에 구속되지 않는 젊은이들의 주체적인 사고 및 생각이 큰 중심에 자리 잡는다.

결과적으로 20대 청년들이 음악을 통해 보여준 당당함은 <화양연화>를 거쳐 < Love Yourself > 시리즈로 이어진 콘셉트 음반의 큰 성공과 국내를 넘어 해외 젊은이들에게도 공감을 자아낸 원동력 중 하나가 되었다. 이러한 결과물이 BTS의 유엔 연설이라는 누구도 예상 못했던 상황을 연출하게끔 만들었다.

국제 사회도 인정한 방탄소년단의 영향력
 
 지난 24일(미국 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이 유니세프 관계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지난 24일(미국 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이 유니세프 관계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BTS의 유엔 연설 초청 성사 과정에서 분명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역할이 컸지만 최근 들어 전세계 대중들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이들의 존재감을 국제 사회에서도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단순히 인기 스타라는 이유를 넘어 앞서 소개했듯이 방탄이 추구해온 음악 속 메시지(Love Yourself)는 세계 젊은이들이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는 유니세프의 캠페인 취지와 절묘하리만큼 맞아 떨어졌다.

세계 멀리 떨어진 다양한 언어+인종의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시켜주는 SNS를 기반으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던 BTS였던 만큼, 청년들에 대한 긍정의 의미 전달 및 파급력 차원에서도 가장 적합한 인물들을 유엔이 선택한 셈이다.

인기만큼 무거워진 스타들의 사회적 책임감
 
 지난 24일(미국 현지시간) UN 연설을 마친 방탄소년단이 UN 본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지난 24일(미국 현지시간) UN 연설을 마친 방탄소년단이 UN 본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비단 BTS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스타들의 행동은 어느덧 대중들 역시 그들을 따라하게끔 만드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곤 한다. 각종 선거 때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가 하면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통해 난치병 환자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도 한다.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자선·기부 목적의 각종 사업 진행 역시 마찬가지다.

이렇듯 스타가 직접 몸소 보여주는 각종 말과 행동은 우리 사회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 이들을 좋아하는 팬들 역시 스타들을 따라서 함께 선행에 동참하고 이를 주변에 전파하는 '긍정적 바이러스'의 역할도 맡아주기 때문이다.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하니까' 정도의 일차원적인 이유에서 시작되었더라도 결과적으론 많은 사람들에 도움을 줬다면 그만큼 스타의 존재가 큰 힘을 발휘하는 셈이다.

21세기 대중문화의 흐름을 BTS가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유엔 연설은 높아진 인기에 비례한 스타들의 막중한 책임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케이팝쪼개듣기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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