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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흥시가 도심 속에 조성한 울창한 숲길,'중앙완충녹지대'.
 시흥시가 도심 속에 조성한 울창한 숲길,"중앙완충녹지대".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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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전국방방곡곡 '○○길'이 모세혈관처럼 퍼져가고 있다. 경기도 시흥시에도 '늠내길'이란 정다운 이름의 길이 나있다. 수도권에 자리하고 있으면서도 산과 바다와 섬, 경기 유일의 내만 갯골을 지닌 도시 시흥은 여행하기 더 없이 좋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풍경과 걷기 좋은 도심 속 숲길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늠내길은 인공적인 요소를 최대한 줄이고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찾아 낸 길이다. 늠내길이란 명칭은 시흥의 옛 지명을 우리말로 풀이한 것으로 '뻗어 나가는 땅', '넓은 땅'이라는 의미다.

시흥 늠내길 4개 코스(숲길, 갯골길, 옛길, 바람길) 가운데 4코스인 '바람길'을 걸었다. 바람길은 산책하기 좋고 전망까지 좋은 옥구공원을 출발해 바닷가와 섬이 이어지는 오이도 길을 걷다가 도심 속 개천과 나무 그늘 시원한 공원 숲길을 지나는 다채로운 풍경을 간직한 길이다.

특히 이 구간의 마지막에는 왜가리들이 군락을 이뤄 모여 사는 보기 드문 풍경을 볼 수 있는 정왕호수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전체 구간의 길이는 15km로 다 걸으려면 5시간 남짓 걸린다. 바람길은 평지로 이어져 있어 요즘같이 무더운 여름날 15km의 거리가 부담스럽다면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듯 거니는 것도 좋겠다.

* '바람길' 주요 구간 : 옥구공원-덕섬-오이도 빨강등대-오이도기념공원-옥구천변길-배움의 숲·중앙완충녹지대-걷고 싶은 길-정왕호수공원

과거 섬이었던 옥구공원, 해양관광단지 오이도

 
 시민들의 무더위 쉼터가 되어주는 옥구공원.
 시민들의 무더위 쉼터가 되어주는 옥구공원.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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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이도, 대부도가 보이는 옥구공원 전망대 정자.
 오이도, 대부도가 보이는 옥구공원 전망대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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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에는 예쁜 꽃들이 만발하는 산책로에, 바다와 섬까지 볼 수 있는 특별한 공원이 있다. 옥구공원은 과거 바다 위에 떠있는 섬이었던 옥구도에 생겨난 공원이다. 주변에 돌이 많아 석도, 석출도, 옥귀도 등으로 불렸던 곳으로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군 해안초소가 있었고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었던 곳이었다. 2000년 초 시흥시에서 시민들이 가족 단위로 즐겨 찾을 수 있는 친환경적 공원으로 조성했다.

낮은 동산이지만 공원 꼭대기에 있는 정자에 오르면 가슴이 탁 트이고 눈 시원한 풍경이 펼쳐진다. 시흥시 아파트 단지와 시화산업단지, 오이도와 덕섬, 배곧 신도시 앞에 펼쳐진 갯벌이 한 눈에 보인다. 바다 위 인공 둑 시화방조제와 대부도까지 잘 보였다. 해질 무렵엔 멋진 노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똥섬'이라는 재밌는 별칭이 있는 덕섬은 오이도 옆에 자리한 동생 같은 섬이다. 둘 다 육지와 방조제로 이어져 있다. 바다 위에 떠있는 진짜 섬이었던 시절, 갈매기 등 여러 새들이 날아와 배설한다고 해서 예부터 똥섬이라고 불렸다. 남해안의 조도(새섬), 여수의 개도,가평의 자라섬, 서울 한강의 밤섬 등 전국에 재미있는 이름을 지닌 섬이 많지만 똥섬은 그 가운데 최고로 기억에 남는 섬이 아닐까싶다.
 
 동글동글 아담한 덕섬.
 동글동글 아담한 덕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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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갯벌에 돌아다니는 게를 잡는 괭이 갈매기.
 갯벌에 돌아다니는 게를 잡는 괭이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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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운 날씨에도 갯벌 체험에 나선 사람들.
 무더운 날씨에도 갯벌 체험에 나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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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안에 들어서면 바다가 보이는 식당이 하나있고, 섬 주인이 가꾸는 텃밭이 있다. 식당에서 바지락 조개가 가득 든 칼국수를 먹었다. 새조개, 키조개, 가리비 등 겉모양으로 이름이 붙은 다른 조개들과 달리 바지락은 조금 특별하다.

갯벌을 지날 때 발밑에서 조개 밟히는 소리가 '바지락 바지락'난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그만큼 바다에 풍성했던 조개다. 바닷물이 빠지는 썰물 때인지 덕섬 주변은 게, 조개 등 갯것으로 가득한 갯벌이 펼쳐졌다. 어느 샌가 괭이 갈매기들이 나타나 노랗고 빨간 칠을 한 부리로 개펄 위를 돌아다니는 게를 잡고 있었다.

오이도는 가슴이 시원해지는 바다와 운치 있는 등대와 포구풍경, 해산물 풍성한 음식문화거리, 아름다운 노을이 있어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해양관광단지다. 제일 좋은 건 바다를 곁에 두고 길게 이어진 산책로와 자전거길이다. 해저물녘 노을을 감상하며 거닐면 더욱 좋다. 황새바위섬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바다 위 노란 부교, 산책하기 좋은 둘레길이 나있는 너른 공원 선사유적지공원, 퇴역한 큰 군함이 바닷가에 자리한 함상전망대도 빼놓을 수 없다.
 
 퇴역한 군함으로 만든 오이도 함상 전망대.
 퇴역한 군함으로 만든 오이도 함상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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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가도 풍성한 오이도 수산시장.
 언제가도 풍성한 오이도 수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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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도의 상징 빨강 등대엔 기념품과 각종 소품을 살 수 있는 바라지 상회가 있고 계단을 따라 꼭대기에 오르면 오이도 일대가 보이는 등대 전망대가 나온다. 오이도 포구 앞바다엔 갯벌 체험장이 마련돼 있다. 썰물시간이 되자 무더위에도 아랑곳없이 그늘 한 점 없는 개펄을 거니는 남녀노소의 관광객들이 보였다. 더위를 잊을 정도로 게나 조개 등 갯것을 잡는 재미가 좋긴 좋은가 보다.

오이도는 온갖 해산물로 풍성한 먹거리 천국이기도 하다. 바닷가 방조제 둑길을 따라 '오이도 음식문화거리'가 길게 이어져있다. 어선들이 오가는 선착장과 하루 두 번 밀물·썰물이 교차하다보니 자연스레 해산물이 풍부해졌고, 수산시장·음식점·조개구이집·횟집 등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오이도만의 특화거리가 됐다.

나무숲 울창한 도심공원, 배움의 숲·중앙완충녹지대
 
 인공수로에서 자연하천으로 거듭난 옥구천.
 인공수로에서 자연하천으로 거듭난 옥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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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구천에 사는 꽃과 나비.
 옥구천에 사는 꽃과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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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바닷길인 시화방조제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오이도 기념공원과 생활폐수 등 각종 물을 정화하는 맑은 물 관리센터를 지나 옥구천을 향해 가는 길은 시화산업단지 속 녹지대다. 나무 그늘이 드리운 걷기 좋은 오솔길이 이어진다. 옥구천은 시화산업단지를 지나 시화호로 흘러가는 인공하천으로 이외에도 군자천과 정왕천이 있다. 1996년 시화호 조성 당시 시화지구 및 공단의 빗물 등을 시화호에 배출하기 위해 만든 수로였다.

현재는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나있고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는 도심공원 하천이기도 하다. 천변엔 자연하천 못지않은 풀과 예쁜 꽃들이 피어나 눈길을 머물게 했다. 벌과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개천 풍경은 이곳이 인공수로라는 것을 전혀 못 느끼게 했다. 지역주민, 시민단체, 한국수자원공사, 지자체의 협조와 꾸준한 노력으로 자연생태하천이 되었다.
 
 중앙완충녹지대와 이어져 있는 배움의 숲.
 중앙완충녹지대와 이어져 있는 배움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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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속 청정 숲길 중앙완충녹지대.
 도심속 청정 숲길 중앙완충녹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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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구천을 지나다보면 '배움의 숲' 공원과 함께 국내 최대 인공녹지인 '중앙완충녹지대'에 다다르게 된다. 거주지역과 산업단지 사이에 조성된 공원 숲으로 정말 완충역할을 할 만 하구나 싶은 곳이다. 빽빽하고 울창하게 조성된 참나무 숲, 키 큰 메타세쿼이아 나무 등은 따가운 여름 햇살을 다 막아 주었다.

따가움을 넘어서 햇살이 찌르는 기분이 들었던 무더운 여름날이지만 배움의 숲과 완충녹지대에 안에 있으니 딴 세상에 온 듯 시원했다. 잘 가꾼 도심 숲은 자연이 만든 에어컨이지 싶었다. 아파트 숲 사이에 아기자기하게 만들어 놓은 '걷고 싶은 길'과 오이도역을 지나면 '바람길'의 마지막 구간인 정왕호수공원이 나온다.

왜가리들의 보금자리, 정왕호수공원
 
 산책하기 좋은 정왕호수공원.
 산책하기 좋은 정왕호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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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가리들이 모여사는 정왕호수공원.
 왜가리들이 모여사는 정왕호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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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다란 신도시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는 곳에 자리한 생태공원 정왕호수공원은 한적하고 잔잔한 물결이 평온하게 다가오는 곳이다. '돌돌돌' 물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물레방아 소리가 한적한 분위기를 더하고 듣기만 해도 시원하다. 공원에 들어서면 따가운 햇살을 가려주는 나무들과 '돌돌돌' 물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물레방아, 쉬기 좋은 정자들이 여행자를 반겨준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호수와 왠지 어울리는 목과 다리가 긴 우아한 새 왜가리가 많이 살고 있다. 한 공간에서 이렇게 많은 왜가리 혹은 야생동물을 본 건 난생 처음이다. 언뜻 보면 대백로와 닮았는데 뒤통수에 댕기가 달려있고, 거칠고 걸걸한 목소리를 내는 걸 보니 확실히 왜가리다.

흔히 왜가리는 한두 마리 혹은 혼행족(혼자 여행하는 사람)처럼 단독으로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정왕호수공원엔 대가족을 이뤄 살고 있었다. 둥지를 지을 수 있는 나무와 먹이인 물고기가 많아서 좋은 보금자리가 된 것 같다. 호수공원 주변의 높다란 아파트를 구경이라도 하듯 큰 날개를 펴고 유유히 도심 속을 날아다니는 모습이 무척 이채롭다.


 
 큰 날개로 호수공원을 유유히 날아다니는 왜가리.
 큰 날개로 호수공원을 유유히 날아다니는 왜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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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수공원에 사는 귀한 거북이 '남생이'.
 호수공원에 사는 귀한 거북이 "남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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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엔 잠수를 해서 물고기를 잡는 노련한 사냥꾼 가마우지와 천연기념물(제453호)인 귀한 거북이 '남생이'도 살고 있다. 왜가리처럼 가마우지도 원래 여름철에 날아와서 머물렀다가 11월경 떠나는 철새였다. 이 땅이 살만한지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남아 강이나 하천에 자리 잡고 사는 텃새가 되었다.

호수공원 옆엔 시흥시 함줄도시농업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넝쿨정원, 다랑이논 체험장, 시민참여텃밭, 어린이 체험농장, 수생연못 등이 있는 특별한 농업공원으로 정왕호수공원과 함께 시민들의 좋은 안식처가 될 듯싶다.

* 늠내길 여행 문의 : 시흥시청 문화체육과 (031-310-6743)

덧붙이는 글 | 지난 7월 14일에 다녀 왔습니다. 시흥시 소식지 '뷰티풀 시흥'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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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금속말을 타고 다니는 도시의 유목민. 매일이,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