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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것도 서러운데,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 것은 피눈물이 나는 일입니다. 아픈데도 돈이 없어서 치료를 제대로 못 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환자와 가족의 눈물을 닦아 드리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작년 8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건강보험보장성강화정책 – '문재인 케어'를 직접 발표하며 말씀한 내용입니다. 문재인케어 실행으로 특진비였던 선택진료비가 폐지되고 비급여가 급여로 바뀌면서 아플 때 병원가는 부담이 줄어들 수 있어서 걱정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선 두 번의 기사에서 살펴봤듯이 건강보험료가 낮아져도 기존 체납 때문에 아파도 병원가기가 두렵고, 건보공단의 제재와 '갑질'로 생계마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인 생계형 체납자만 200만 세대, 최소 405만 명 이상인 현실은 여전합니다.

생계형 건강보험료 체납자는 의료보장 사각지대인 동시에 문재인 케어의 사각지대인 것입니다. 정부도 생계형 체납문제에 대해서 인지하고는 있습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특히 생계형 체납자에 대해서 각별하게 조치를 취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해가 바뀌어도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은 묵묵부답입니다.

시민사회는 생계형 건강보험료 체납해결을 위해 올 3월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며 대책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또한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당사자의 건강권과 인권침해를 해소하기 위해 7월 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여러분들께도 그 내용을 조금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첫째, 생계형 체납자에 대한 대대적인 탕감(결손처분) 실시

7월 부과체계 개편으로 월보험료는 낮아져도 그동안 쌓인 체납액이 낮아지지는 않습니다. 더욱이 이번 부과체계 개편은 과거 성·연령 등으로 추정하여 부과한 평가소득의 불합리함 등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기존 보험료는 납부할 능력을 적정하게 반영한 보험료가 아니어서 체납자들의 어려움이 더 가중되었던 것입니다. 2017년도 6월 공단의 공식통계에 따르면 평가소득이 적용된 지역가입자 연소득 500만원 이하 6회 이상 체납자는 145만 세대입니다. 이들에 대해서는 탕감(결손처분)으로 부과체계의 미진함을 채워야합니다.

국회에서도 그간 토론회나 국정감사 등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 권미혁 의원, 제윤경 의원 등 부과체계개편을 보완하기 위해 결손처분을 해야한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정부와 공단은 결손처분에 대해 다른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정적이지만, 잘못된 제도운영에 따른 피해를 생각하면 오히려 당연히 해야할 일이기도 합니다. 시민건강연구소와 함께한 연구에 따르더라도 누적된 체납액의 규모는 크지만, 매년 발생하는 연평균 체납액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또 건강보험재정은 국민연금과 같이 돈을 적립하는 형태가 아닌 매년마다 정산하는 구조라 탕감으로 보험료 인상부담이 늘어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둘째, 생계형 체납자에 대한 징벌적 제재 중단

건강보험료를 체납하면 병·의원 이용을 사실상 할 수 없게 됩니다. 체납한 상태로 병원을 가면 건강보험공단에서는 부당이득금(기타징수금) 고지서를 보내고, 체납 후 병원을 이용했으니 공단에서 병원에 지급한 부담금을 가입자가 납부하라고 보내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감기몸살로 병원에서 5천 원을 주고 진료를 받았다면 5천 원 말고도 건보공단이 병원에 돈을 더 줬으니 그 돈을 더 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미 높은 연체금을 납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병원까지 못가게 하는 것은 이중처벌인 것입니다.

병원을 못가는 것 말고도 무차별적인 압류 또한 심각합니다. 법은 150만 원 미만 소액예금을 압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공단은 실제로 체납자의 통장잔고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모든 통장을 압류하고 정해진 해제절차를 잘 지키지 않습니다. 2만원도 안되는 잔고를 압류해제하려해도 무작정 체납금의 절반을 내라고 하거나 기초생활수급자의 수급비마저 압류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건보공단의 통장압류로 인해 한 청년이 정규직 일자리에 합격하고도 취소되는 일마저 벌어졌습니다. 납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공단은 정해진 법부터 우선 지켜야합니다. 또한 실제 생활여건을 고려한 징수여야만 합니다.

건강보험에는 분할납부라고 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체납금을 나눠서 갚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문턱이 높아 실제로는 나눠서 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체납한 횟수만큼 나눠서 낼 수 있지만 그 기간은 최대 24번으로 제한되어있고 나눌때도 똑같은 금액으로 나눠내는 것이 아니라 체납 당시 한달보험료보다 높게만 낼 수 있습니다.

사업을 하다 실패해서 체납금이 생긴 사람같은 경우 지금은 한달에 만원을 낸다고 하더라도 당시에는 한달에 20만 원을 냈으면 나눠낼때도 무조건 20만 원보다 높게만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나눠서 내다가 중간에 못내면 다시 분할납부를 신청할 때에는 공단은 신청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이때도 다시 신청하려면 체납금의 일부를 내야지만 받아준다고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다보니 분할납부를 신청했다가 내지못해 취소된 체납자가 전체 신청자의 64.5%나 됩니다.

셋째, 공공부조인 의료급여 확대

생계형 체납자는 실제 납부하기 어려운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료가 강제되어 발생한 측면이 큽니다. 불안정한 고용과 실직, 가족구성의 변화 등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에게 끊임없이 체납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납부하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건강보험료를 강제할 것이 아니라 의료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공공부조를 확대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입니다.
의료급여수급자는 2017년도 기준 148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 밖에 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상대적빈곤율은 15% 수준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제도개선이 필요합니다.

누구나 건강할 권리, 가난은 나라가 구제해야 합니다

대통령의 말씀처럼 아픈데도 돈이 없어서 치료를 제대로 못 받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문재인케어의 성공을 위해서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문제는 시급히 개선되어야 합니다. 치료비에 앞서 건강보험료조차 낼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문재인케어는 아직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생계형 건강보험료 체납은 있는데 일부러 내지 않는 불성실한 체납자가 아니라 납부하고 싶어도 여력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위험을 분담하기 위해 존재하는 사회보험제도가 책임을 개인에게만 돌리고 있습니다. 잘못된 보험료 부과체계로 체납이 가중된 사람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는 성실하게 납부했다라고 말해서는 안됩니다. 성실납부자와의 형평성이 누구나 건강할 권리를 대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병원비 걱정없는 든든한 나라를 국민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정부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나서야할 때입니다.

ⓒ 건강세상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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