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Hot Now'가 수록된 위즈 칼리파의 < Rolling Papers 2 >

논란의 'Hot Now'가 수록된 위즈 칼리파의 < Rolling Papers 2 > ⓒ 워너뮤직코리아


"(담배 혹은 마약) 연기가 내 눈을 한국사람처럼 만들어(Smoke got my eyes lookin' Korean)."

미국 래퍼 위즈 칼리파(Wiz Khalifa)가 한국인을 비하했다.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곡을 두 개나 갖고 있는 인기 래퍼는 국내에서도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세븐>에 삽입된 OST 'See you again'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던 차였다. 지난해 5월 3일에는 첫 내한 공연을 했고 이 콘서트에서 'See you again'을 관중들과 함께 '떼창' 하는 유튜브 영상은 290만 조회수를 올리기도 했다.

그런 그가 14일 새 정규 앨범 < Rolling Papers >의 톱 트랙 'Hot now'에 이런 가사를 쓴 것이다. 피어오르는 연기에 눈을 감는 모습을 굳이 한국인에 비유한 것은 반박할 수 없는 인종차별의 메시지다. 오래 전부터 동양인을 비하하는 의도로 사용되어 온 '눈 찢기'를 노랫말로 옮긴 것이나 다름 없어 보인다.

사과 하지 않은 위즈 칼리파, 대선배의 반성

 라디오 프로그램 'The Breakfast Club'에서 입장을 밝히는 위즈 칼리파.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단언하면서도 사과는 거부했다.

라디오 프로그램 'The Breakfast Club'에서 입장을 밝히는 위즈 칼리파.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단언하면서도 사과는 거부했다. ⓒ 유튜브 캡쳐


논란이 되자 위즈 칼리파는 미국 라디오 프로그램 <더 브랙퍼스트 클럽(The Breakfast Club)>에 출연해 해명했다. 그는 "나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 내 한국인 친구들도 (가사에 대해)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과의 메시지도 없었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태도다.

이 구절은 '절친' 카니예 웨스트의 곡 'Yikes'에 응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발매된 앨범 < ye >에 수록된 이 노래에서 카니예 웨스트는 "서로 다른 타입의 리더. 북한에 있을 수도 있고 위즈 칼리파와 대마를 피울 수도 있어"라는 내용의 가사를 썼다. 이 가사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에 응답하는 곡에서 위즈 칼리파는 한국을 지칭하며 인종차별적인 시선으로 접근했다.

사실 위즈 칼리파의 이런 인종차별적 가사는 과거에도 반복되어 온 일이기에 특별히 놀랍지 않다. 래퍼 에이스 후드(Ace Hood)의 인기 싱글 'Bugatti' 리믹스 버전에서도 "눈을 아시아인처럼 만들지"라는 가사로 논란을 자초했다. 2014년의 곡 'Hope'에는 "다시 대마를 피지, 한국 사람 같은 눈을 하고서"라는 가사가 포함돼 작금의 논란을 예고한 바 있다.

'칭키(Chinky)'라 불리는 '찢어진 눈'은 긴 역사 동안 서구 사회에서 동양인을 비하하는 멸칭으로 사용되어 왔다. 워낙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표현이다 보니 이 제스처가 인종차별적인 행동이라는 것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다. 위즈 칼리파가 말한 한국인 친구들이 대체 누구기에 이런 모욕적인 가사를 계속 받아주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1991년 'Black Korea'로 흑인들을 깔보는 재미 한국인들을 공격한 래퍼 아이스 큐브(Ice Cube)는 지난 6월 1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Ultra Music Festival Korea) 공연 사전 인터뷰에서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노래를 수정하거나 지우고 싶다"고 말했다. 모욕의 언어가 용납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대선배의 반성을 새겨 들어야 할 위즈 칼리파다.

위즈 칼리파 인종차별 힙합 음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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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평론가 - 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2013-2021) - 대중음악웹진 이즘(IZM) 편집장 (2019-2021) 메일 : zener1218@gmail.com 더 많은 글 : brunch.co.kr/@zenerkrepre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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