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의 캡틴이자 에이스 루카 모드리치(33)가 사상 첫 월드컵 우승과 발롱도르까지 거머쥘 수 있을까.

모드리치가 이끄는 크로아티아는 지난 12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4강전에서 잉글랜드와 연장 혈투 끝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크로아티아는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에 진출하며 오는 15일 프랑스와 피파컵을 놓고 다투게 됐다.

모드리치, '언더독' 크로아티아 월드컵 우승 이끌까

크로아티아는 인구 415만 명의 소국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는 우승후보가 아닌 다크호스 정도로 분류됐다. 그럴만도 한 것이 화려한 스쿼드에 비해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한 대표적인 팀이었다. 1998 프랑스 월드컵 4강 신화 이후 2002년과 2006년, 2014년 대회에서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실망감을 남겼다. 2년 전 유로 2016에서도 스페인을 물리치며 기대를 모았으나 16강에서 포르투갈에 덜미를 잡혀 아쉬움을 자아냈다.  

브라질, 프랑스, 독일, 스페인, 벨기에,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등 전통 강호들에 가려져 있던 크로아티아였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는 소리없이 강했다.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가볍게 통과했으며, 토너먼트에서는 강한 투지와 정신력을 앞세워 세 차례 연장 승부를 펼친 끝에 결승까지 도달했다.

 2018년 7월 12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의 경기. 크로아티아의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가 팀의 승리에 기뻐하고 있다.

2018년 7월 12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의 경기. 크로아티아의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가 팀의 승리에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중심에는 단연 모드리치가 서 있었다. 4-1-4-1 포메이션에서 이반 라키티치, 마르첼로 브로조비치와 함게 허리를 책임진다. 모드리치는 브로조비치보다 한 단계 윗 선에 배치되지만 풍부한 활동량과 강한 체력으로 3선까지 넘나들며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탈압박, 정교한 패스, 경기 운영 능력, 리더십까지 발휘한 모드리치는 크로아티아를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으로 이끈 일등공신이다. 6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했으며, 무려 세 차례나 경기 최우수 선수(MOM)로 선정됐다. 또, 경기당 평균 키패스 2.7개, 드리블 성공 2.2회로 팀 내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자랑한다. 월드컵 우승 여부에 관계없이 이번 대회 최우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에 가장 근접해있다는 평가다.  

20년 전 수케르, 보반 등이 이끄는 크로아티아는 4강전에서 아쉽게 프랑스의 벽에 막혀 결승행이 좌절됐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2018년 후배 모드리치가 주장 완장을 차고,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상대한다. 역사적인 월드컵 우승까지 한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발롱도르 10년' 메시-호날두 시대 종말?

축구계를 양분한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세계를 지배한 것이 무려 10년째다. 두 선수는 지난 10년 동안 각각 발롱도르를 5회씩 나눠가졌다. 신계의 아성을 깨뜨리기 위해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프랑크 리베리, 네이마르, 앙투안 그리즈만 등이 패권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메시와 호날두의 벽을 넘지 못했다.

 27일(한국 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D조 3차전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메시가 선제골을 터뜨리고 기뻐하고 있다.

지난 6월 27일(한국 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D조 3차전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메시가 선제골을 터뜨리고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사실 모드리치는 호날두와 함께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끌었다. 그러나 철저하게 조연에 머물렀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호날두 한 명에게 집중됐다. 폭발적인 득점력과 스타성 때문이다.

보통 챔피언스리그 성적에 따라 발롱도르가 결정되는 것이 그동안의 추세다. 하지만 월드컵이 열리는 해는 큰 변수가 작용한다. 가장 주목도가 높고, 희소가치에 있어 월드컵을 따라갈 대회는 없다. 만약 모드리치가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를 우승으로 이끈다면 발롱도르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는 "모드리치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며 "올해 발롱도르를 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2018년 6월 30일 러시아 소치 피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월드컵 16강 경기에 출전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2018년 6월 30일 러시아 소치 피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월드컵 16강 경기에 출전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 연합뉴스/EPA


가장 큰 경쟁자라 할 수 있는 호날두는 이번 월드컵에서 4골을 넣으며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포르투갈은 16강에서 탈락했다. 메시의 아르헨티나도 16강에서 프랑스에 패했다. 두 선수 모두 통산 월드컵 토너먼트 무득점 징크스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반면 모드리치는 토너먼트에서 빛났다. 엄청난 투지와 리더십으로 크로아티아의 결승 진출을 견인했다. 과연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도 모드리치의 활약이 빛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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