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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 애틀란타 한인회관에서 열렸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미주순회 강연회 7월 3일, 애틀란타 한인회관에서 열렸다
ⓒ 전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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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문제에 관한한 미국 국회의원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도록 부탁 좀 하자고, 여러분들의 애국심에 호소하러 제가 왔습니다."

지난 3일 오후 6시 30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초청 강연회가 열린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큰 박수가 쏟아졌다. 

6월 29일부터 7월 6일까지 캐나다 토론토, 몬트리올, 밴쿠버와 미국 뉴욕, 애틀랜타, 시애틀 등 북미 6개 도시에서 민주평통 주최로 '한반도 냉전구도 이제는 해체되는가'라는 주제의 강연회가 열리면서 동포 사회가 들썩거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상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을 보면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에 한반도 평화가 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다는 정세현 전 장관은 350여 명 애틀랜타 동포들의 뜨거운 관심에 답하듯 열띤 강연을 했다.

6월 29일부터  7월 6일까지 캐나다 토론토, 몬트리얼, 밴쿠버와 미국 뉴욕, 애틀란타, 시애틀 등 북미 6개 도시에서 민주평통 주최로  “한반도 냉전구도 이제는 해체되는가”라는 주제의 강연회가 열리고 있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강연회 6월 29일부터 7월 6일까지 캐나다 토론토, 몬트리얼, 밴쿠버와 미국 뉴욕, 애틀란타, 시애틀 등 북미 6개 도시에서 민주평통 주최로 “한반도 냉전구도 이제는 해체되는가”라는 주제의 강연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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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률 민주평통 애틀랜타협의회장은 개회사에서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일련의 과정에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애틀랜타 총영사는 "급격한 정세변화로 동포사회에서도 본국 정부 정책에 대해 관심이 많다"라면서 "국민의 정부 마지막 통일부 장관, 참여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 전 장관으로부터 현 정부와 미국의 대북정책 수행에 있어 우리 동포사회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아이디어나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얼음장 밑으로 봄이 온다"

그동안 90번의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한 북한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말폭탄을 주고 받던 얼음장 같던 정세는 어떻게 바뀌게 된 것일까? 정 전 장관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어그러졌던 북미 외교사를 설명하고, 이전과 다른 순서, 다른 방식으로 한반도 냉전구도가 해체되고 동북아 질서가 재편 중임을 설명했다.

1994년 제네바 합의, 클린턴 대통령 시기 북의 벼랑끝 전술과 영변 핵시설 폭격설, 1차 북핵위기와 김일성의 사망, 2000년 남북정상(김대중-김정일)회담, 2003년까지의 2차 북핵위기와 대북경수로 사업, 2005년 9.19 공동성명, 2006년 11월 하노이 한미정상(노무현-부시)회담, 2007년 10.4 남북정상(노무현- 김정일)회담 등 남북미 3국 관계의 역사를 짚어나가며, 정 전 장관은 정상회담 이후 실무협상이나 세부이행 연기, 미국의 정권교체와 함께 평화협정 약속이 어그러졌던 역사를 지목하고 아쉬워했다.

정 전 장관은 6.12 북미정상회담 선언에 대해, 북미관계 개선 및 수교-평화체제 구축을 우선 하는 현재의 접근 방식이 비핵화 우선-북미수교 순이던 과거 전략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한중관계 및 북미관계가 선린 우호관계로 나가는 정세 아래서 "종전선언에서 빠지기 싫은 중국은 북에 대한 지원을 하고 1/6몫 이상을 원하고 있다"라며 냉전시대, 남북대결시대가 끝나 동북아 질서가 재편되면서 "대북 적대를 전제로 한 사회통념, 기득권, 분단체제의 거목은 고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김정은 양 정상의 국내 정치적 필요를 연결시켜나가면서 운전자 역할을 잘해나가고 있다"라며 "(우리는) 북한이 미국보다 한발 앞서가는 방식으로 일을 하도록 코치해, (미국인들이) 북미 양 정상에 대한 불신을 줄여나갈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7월 3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초청 강연회에 350여명이 참석해 성황
▲ 애틀란타 강연회에 참석한 동포들 7월 3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초청 강연회에 350여명이 참석해 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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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통할 통(通), 소통(疏通)의 통일까지 가는 기회"

질의 응답 시간, 6.25 참전용사였으며 90세에 가깝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노인은 "대한민국 국민은 남북통일을 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뗀 뒤 "중국이 아시아 패권을 원하는 이때 미국의 역할, 한국 정부의 역할, 통일의 가능성에 대해 알려달라"고 질문했다.

이에 정 전 장관은 "당위적인 것이라 해서 반드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통일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통일이 쉽게 이뤄질 것이라하는 말은 무책임하다"라며 "냉전 구도하에서 분단 70년이 뿌리 내려, 동포로 여기지 않는 사람도 많다, 남에는 반북의식이, 북에는 반남의식이 존재한다, 남과 북이 같은 통일이라는 말을 쓰지만 그 정의가 다르다, 경제적 격차도 크다, 사는 형편이 비슷해야 통일이 될 수 있다, 경제·사회·문화적 교류로 동질성이 커진 후에 정치적 군사적 통일까지 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지정학적 특성 때문에 중립화 어렵다"

미국 독립기념일 휴일이었던 4일에도 정 전 장관과 동포들의 만남이 이어졌다. 강연회를 준비한 평통임원들과 몇몇 참석자들이 둘루스 소재 한식당에서 정 전 장관의 폭넓은 경험과 지식을 듣는 2차 간담회를 가졌다.

연합국과 중립화 통일론에 대한 설명,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까지의 장단점 평가 등 다양한 역사의 뒷이야기 등이 나왔고, 참석자들은 정 전장관의 식견에 감탄했다.

강연회와 간담회 이틀간의 행사에 모두 참석한 '세월호를 잊지않는 사람들의 모임(세사모)' 회원들은 "평화를 원하는 한인들은 트럼프의 대북정책을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라면서 국회의원에 이메일 보내기 캠페인을 통해 공화와 민주 양당이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트럼프를 지지해 줄 것을 호소 중이라고 전하자, 정 전 장관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다.

참석자들은 "평화시대를 위해 교민들이 미국 의회를 움직여야 한다는 정 전 장관의 호소에 가슴이 뭉클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7월 4일에 열린 애틀란타 민주평통 (김형률 회장) 주최로 열린 정세현 장관 2차 간담회
▲ 애틀란타 2차 간담회 7월 4일에 열린 애틀란타 민주평통 (김형률 회장) 주최로 열린 정세현 장관 2차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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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정세현, #통일 강연회, #민주평통, #애틀란타,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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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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