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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왼쪽)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저서 '평화의 규칙' 출판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왼쪽)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저서 '평화의 규칙' 출판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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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규칙' 중 제1규칙은 상식과 순리대로 하는 것이다. 그래야 대한민국의 평화가 온다. 상식·순리에 따라 한반도 관계, 남북·북미관계를 봐야 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4일 저서 '평화의 규칙'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선(先)평화 후(後)통일', 평화 없는 통일은 현실적 대안이 되기 힘들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으로 평화체제를 만들어가는 모든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운전자 역할이 필요하다"라고 문 특보는 강조했다.

문정인 특보는 이날 오후 서울시 중구 한 식당에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출판간담회를 열고 "저는 예언자가 아니라, 대한민국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걸 앞서서 얘기하는 것뿐이다. 전쟁 반대도, 북한 핵 미사일 중지도 대한민국 많은 분들이 바라고 계신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이 펴낸 <평화의 규칙>(바틀비 출판사)은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교수와 과거 통일부 정책보좌관, 전 19대 국회 외교통일위 위원 등을 지내고 현 20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간사 등을 맡은 홍익표 의원이 근 6개월간 만나 대담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진행: 김치관 통일뉴스 기자). 문 특보와 홍 의원은 "한반도 평화에 자그마한 디딤돌 하나 놓았으면 한다(홍익표)"며 간담회를 진행했다.

문정인 특보는 이날 오는 5~7일 방북 예정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관련해 긍정적 전망을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의 '잘 되고 있다'는 발언, 폼페이오가 평양으로 가는 것. 이것만 해도 저는 희망적이라 본다"며 "멀리서 온 폼페이오 장관을 김정은 위원장이 그냥 보내진 않을 것이다. 핵문제(비핵화 협상), 미군 유해 송환 문제 등에서 진전이 있을 거라고 본다"고 예측했다.

문 특보는 또 미국 국무부가 최근 제시한 'FFVD' 개념(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 비핵화: 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 of the DPRK)'에 대해 "기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보다 강한 것"이라고 짚었다. "'최종적(Final)', '검증'이란 말이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 더 강화된, 구체적·명시적 표현"이라는 설명이다(관련 기사: CVID 대신 FFVD 들고 평양 가는 폼페이오).

문정인 "주한미군 주둔? 한국 국민이 원하면 유지할 가능성 커"

문 특보는 앞서 4월 말 '주한미군' 관련한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그가 외신과 한 인터뷰에서 "만약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이 계속 한국에 주둔할 명분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등 이후 한반도 정세를 예측·분석한 데 대해 일부 보수 언론이 이를 '주한미군 철수론', '주한미군 철수 기고문' 등으로 명명해 빚어진 해프닝이었다(관련 기사 보기).

이날 문 특보는 "주한미군 주둔의 선택은 (결국) 대한민국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협상과 남북관계가 잘 진행될 경우,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의 운영이 어떻게 되느냐는 논쟁이 될 수밖에 없다"며 "크게 북한·미국·한국 등 3개 변수가 있지만, 한국 정부와 국민이 (주한미군) 유지를 원하면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쟁점(논쟁)은 피할 수 없겠지만 선택은 대한민국에 있다.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간담회에서 발언중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모습.
 간담회에서 발언중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모습.
ⓒ 통일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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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특보는 관련해 책에서도 "명색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특보인지라, 내 말 한마디를 앞뒤 문맥과 사실관계도 다 무시하고 기다렸다는 듯 색깔론으로 매도하는 일부 언론과 보수 집단의 행태를 몇 차례 겪으면서 이래서야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열릴지 걱정도 컸다"며 서운함을 표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금기가 되다시피 한 현안들을 정면으로 다뤄보고 싶었다"면서, 현재 북미 간 필요한 부분을 '경제협력'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과거 유럽이 불가침조약을 맺었지만 휴지가 됐다. 종잇조각에 불과한 조약과 협정보다는, 오히려 평양을 비롯해 북한의 주요 도시에 맥도널드 햄버거 점포가 개설되고 스타벅스가 들어가고, 미국·일본·유럽 관광객 수만 명이 북한을 여행하는 상태가 훨씬 더 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담보해주는 것 (…) 현 단계에선 북핵 문제를 실질적·단계별로, 빠른 시일 내에 잘 푸는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책 93-94쪽)

문 대통령의 '촉진자' 역할 강조... "평화의 길, 시민 참여 필요"

320쪽 분량의 이 책은 4부로 이뤄져 있다. ▲지난 남북·북미정상회담을 분석한 1부 '세기의 기적, 한반도의 봄' ▲중국·일본·러시아 등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반도를 돌아보는 2부 '우리는 지정학적 숙명을 벗어날 수 있는가' ▲김정은 위원장, 북핵 문제 등을 토론한 3부 '북한 사회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현 정부 통일외교안보라인 평가 등이 담긴 4부 '미래를 향한 첫걸음' 등이 그것이다.

문정인 특보는 이 책에서 "평창올림픽을 좋은 모멘텀(계기)으로 삼자던 문 대통령의 희망은 성공한 것"이라며 "그의 조용하지만 신뢰감 있는 리더십이 잘 드러났다. 외교적 능력은 단순 기술·언어가 아닌 진정성과 성실성에 온다. 그 때문에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마음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썼다(267쪽).

4부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 결정적 계기·에피소드도 등장한다. 작년 11월 트럼프 대통령 방한 문 대통령이 당시 초청받지 않았음에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미군 부대)를 찾아가 트럼프를 만나고, 트럼프가 'DMZ(비무장지대) 방문 가능성'을 묻자 즉석에서 "좋다, 그러자"라고 답한 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깊은 감명을 줬다는 설명이다. 문 특보는 "정상 간 약속을 지켜나갈 때 신뢰가 생긴다"라고 부연했다.  

문 특보는 특히 "현재 우리의 외교 네트워크는 잘 가동되고 있다", "현 정부가 지난 1년 간 이뤄놓은 외교 관계는 상당히 대단하다고 평가해야 한다"며 이를 높게 평가했다. "정의용(국가안보실장)-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라인, 강경화(외교부 장관)-폼페이(미 국무장관) 라인 등이 잘 구축된 거 같다. 한미 간 네트워크는 지금 어느 때보다,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부일 때보다도 더 좋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278쪽).

이들은 책에서 "독특한 개성을 지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더불어 가는 현명한 길을 모색해야 한다(문정인)", "남북관계에 있어 문 대통령 본인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해 보인다(홍익표)"라며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 북한 비핵화에 있어 문 대통령의 '촉진자 역할'을 강조했다. 당사자들 간 대화·평화를 촉진하고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들은 책 말미 "한반도 평화의 길에도 시민 참여가 필수"라며 국민적 관심을 촉구했다. 문 특보는 "국민들이 그간의 냉소주의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 평화·통일을 향하는 길에 시민들 스스로가 참여자·행위자가 돼야 한다. '행동하는 평화통일시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홍 의원 또한 "시민이 참여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분단 비용·통일 전반 등에 대한 범시민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태그:#문정인 간담회, #문정인 외교안보특보, #홍익표 의원, #평화의 규칙, #문재인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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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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