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7일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멕시코가 스웨덴에 3-0으로 패했지만,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꺾은 덕에 7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축구를 사랑하는 멕시코 국민들은 러시아월드컵으로 정열적이고 활기찬 나날을 보내고 있다. 물론 한국이 독일을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드라마틱하게 16강까지 진출했으니 그 기쁨이 배가됐다. 결국에는 한국인들을 형제(HERMANOS)라고 부르기에 이르렀다. 물론 이런 열풍은 필자 개인에게도 해당되는 일이었다.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 16강 진출을 축하하며 태극기와 멕시코 국기를 나란히 덮고 있다.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 16강 진출을 축하하며 태극기와 멕시코 국기를 나란히 덮고 있다.
ⓒ 김유보

관련사진보기


겉으로는 멕시코가 러시아월드컵에 완전 함몰돼 있는 것 같지만, 사실 7월 1일은 중요한 국가 선거일이다. 바로 향후 6년간 멕시코를 이끌어갈 대통령을 뽑는 선거, 각 주지사 및 시장 선거, 128석의 상원의원 선거 및 500석의 하원의원 선거가 있는 매우 중요한 날이다.

현재 멕시코 대통령은 PRI(제도혁명당) 소속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다. 그는 지난 3월 말 21%의 저조한 지지율로 현 집권당의 재집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BGC 조사 결과에 따르면 MORENA(국가재생운동)당 후보인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48.1%의 탄탄한 지지율로 26.1% '리카르도 아나야' PAN(국민행동당) 후보, 20.8%의 '호세 메아데' 현 집권당 PRI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 이 결과는 여러 조사기관의 결과와 대동소이하다.

7월 1일 예정인 멕시코 대선 후보의 지지율.
 7월 1일 예정인 멕시코 대선 후보의 지지율.
ⓒ BGC

관련사진보기


유력 후보인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대선 3수생이다. 지난 두 번의 대선은 PRD(민주혁명당) 후보로 출마해서 PAN 소속의 '칼데론' 후보에게 졌고(2006년), 그리고 2012년 PRI 소속의 현 '페냐 니에토' 대통령에게 패했다. 현 멕시코시티 시장이 속한 PRD당의 투쟁력을 의심한 그는 온건좌파 계열인 MORENA(국가재생운동)당을 설립하고 대선후보로 출마했다.

1929년 창당한 이래 2000년까지 71년 동안 장기 집권한 PRI를 패배시킨 것은 2000년 당선한 PAN당 '폭스' 대통령이었다. 칼데론 대통령으로 연속 집권에 성공한 PAN당이었지만 마피아와 전쟁으로 심각한 치안부재와 통치능력의 한계를 드러냈고, 2012년 PRI당 페냐니에토에게 정권을 넘겨주었다.

정권을 넘겨준 지 12년 만에 장기 집권의 향수를 선택한 멕시코 국민들은 PRI당의 무능과 부패에 6년 만에 급격하게 실망했고, 7월 1일 대선에서 정권을 넘겨줄 것이 확실시 된다.

다만 우려스러운 시선은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의 2006년 대선 불복 운동과(6개월 넘게 멕시코 시티중앙 도로인 레포르마 대로를 장악하며 시위를 주도했다), 미국 턱 밑에서 탄생하는 좌파 정부를 탐탁지 않게 여길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불안감으로 발생할 소지가 있는 여러 가지 경제지표의 불확실성 등이다.

위의 사실에 기인한 일부 현지 한인 교포들의 불안감도 상당하다. 하지만 이미 멕시코시티 시장 경력을 지닌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후보를 지켜보자는 시각도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러시아 월드컵 열풍이 멕시코에 정신 없이 휘몰아치는 지금, 불과 며칠 후에 있을 대선에서 멕시코 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상당히 흥미롭고 기대된다.


태그:#멕시코, #대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